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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0 11:00
대한상의, 신사업의 장벽, 규제트라이앵글과 개선과제 보고서 발표
서울--(뉴스와이어) 2016년 01월 20일 -- 기업들이 사물인터넷이나 3D프린터, 드론, 메디컬푸드 등 미래 수익원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경쟁국보다 불리한 경직적 규제들이 사업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경제계가 문제해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21일 창조경제시대가 도래했지만 우리 기업은 낡은 규제프레임에 갇혀 새 사업에 도전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국제사회의 신산업, 신시장 선점경쟁에 낙오되지 않도록 규제의 근본틀을 개선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신사업의 장벽, 규제트라이앵글과 개선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한상의는 신사업에 대한 규제트라이앵글로 ▲정부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사업을 착수,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규제 ▲정부가 정해준 사업영역이 아니면 기업활동 자체를 불허하는 포지티브규제 ▲융복합 신제품을 개발해도 안전성 인증기준 등을 마련않아 제때 출시 못하게 만드는 규제인프라 부재 등 세 가지를 꼽고,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6개 부문 40개 신사업을 제시했다.

◇사물인터넷, 3D프린터, 지능형 방재설비, 메디컬푸드 등 신사업마다 규제장벽

먼저 사물인터넷사업의 경우 통신망과 규격, 기술 등에 전문노하우가 풍부한 기간통신사업자의 IoT용 무선센서 등 통신장비 개발이 막혀있다. 통신사업에 대해 서비스 따로, 기기제조 따로 칸막이가 엄격하게 쳐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3D프린터로 인공장기, 인공피부, 의수·의족 등을 제작하고 있지만 안전성 인증기준이 없어 시장에서 국내산 구매를 꺼려해 판로난을 겪고 있다. 또한 혈당관리나 심박수 분석 등에 필요한 스마트폰앱을 개발해 출시하려고 해도 임상실험과 같은 까다로운 허가절차를 거쳐야 한다. 비교적 간단한 의료용 소프트웨어에도 의료기기와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방재업체들이 스마트센서가 부착된 비상안내지시등, 연기감지 피난유도설비 등 지능형 설비를 개발해도 인증기준이 없어 제때 납품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엘리베이터 운전제어는 사람만 할 수 있도록 규제되어 있어, 인공지능(A·I)을 통해 원격으로 엘리베이터를 제어하는 무인환자이송, 무인물품이동 등도 어렵다.

에너지분야에서는 하수·공기·해수 등의 온도차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히트펌프’가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유망사업인 대용량전기저장장치(ESS)도 소방법상 건물의 비상전원공급장치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열거주의식 규제가 새로운 사업유형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유다.

바이오분야에서는 식품이나 제약업체의 질병치료용식품(메디컬푸드 : 의약품+식품) 개발, 혈액을 활용한 희귀병 치료약 개발 등이 막혀 있다. 전자의 경우 당뇨환자용특수식 등 8종만 인정되고, 후자의 경우 혈액관리법상 혈액이용 의약품은 22가지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기능성 화장품도 주름개선, 미백, 자외선차단 등 3종만 인정되고 있어 피부회복, 노화예방 등의 영역으로의 확장이 어렵다.

그밖에도 전기자전거의 경우 일반자전거와 속도(20~30km/h)가 비슷하지만 원동기 면허취득과 헬멧착용이 의무화된다. 모터가 달렸다는 이유로 오토바이나 스쿠터와 같은 원동기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험회사가 자동차 사고정보나 신용정보 등을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것도 막혀 있다. 개인식별요소를 삭제해도 개인정보로 보아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비금융회사는 은행 지분을 4%까지만 소유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제도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산업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쟁국에 비해 무인·수소차, 드론, 빅데이터, 줄기세포연구 등의 규제환경 불리

신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가간 규제환경 개선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미국과 캐나다 등은 자율주행 자동차 운행기준을 마련해 상용화 허용수순을 밟고 있고, 일본은 드론택배를 허용하는 등 무인산업 육성을 위한 경쟁국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반면 우리는 드론은 전남, 자율주행차는 대구지역에 국한해 시범서비스를 허용하는 등 규제프리존을 도입할 방침이지만 관련법이 제때 제정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특히 일본은 최근 수소차 시장형성 촉진을 위해 수소충전소에서 도시가스를 원료로 직접 수소가스를 제조·판매할 수 있게 했다. 세계최초로 수소차 제조라인을 구축해 놓고도 시장형성에 애로를 겪는 우리 산업계로서는 부러울 따름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신사업과 맞춤형 서비스 개발을 위해 개인의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엄격하게 제한된다. 미국·일본에선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등 사물의 위치정보를 개인식별이 불가능한 ‘익명정보’로 간주해 활용상 제약을 두지 않지만 우리는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정보제공에 대한 사전동의를 의무화하고 있다(위치정보도 다른 정보와 결합되면 개인식별이 가능해 진다는 것이 규제이유).

줄기세포 연구도 미국·일본은 특별한 제한이 없거나 연구기관의 자율심의로 허용되고 있지만 우리는 정부의 엄격한 사전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09년 이후 6년 동안 연구 승인사례가 전무하다.

미국은 민간보험회사가 ‘토탈헬스케어’를 표방하며 건강관리는 물론 피트니스, 식단관리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고, 공적보험이 일반화된 일본에서도 건강관리, 요양, 간병 등이 보험회사의 서비스 영역으로 인정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보험회사의 헬스케어서비스 기준이 없어 어떤 서비스가 가능한지도 불분명하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술과 시장이 급변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정부의 사전규제와 포지티브규제, 그리고 규제인프라 부재라는 규제트라이앵글에 갇힌 채 신시장 선점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면서 “기업의 자율규제를 확대하고, 입법취지에 위배되는 사항만 예외적으로 제한하는 등 규제의 근본틀을 새롭게 바꾸고, 융복합 신산업 규제환경도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한상의 연구사업에 참여한 한양대학교 김태윤 교수는 “지난 2014년 발의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에는 네거티브 규제원칙, 규제비용총량제, 규제적용차등제 등 규제시스템 개선내용이 다수 담겨있지만 장기간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쟁의 현장에서 뛰는 기업의 손발을 묶는 격으로, 시장선점경쟁에는 시간이 생명인 만큼 국회는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정부도 경제계가 제기한 사항들을 신속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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