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수직은 1959년 제주 한림읍 성이시돌목장에서 시작된 제주 지역 최초의 양모 니트 브랜드다. 1954년 아일랜드에서 부임해 온 패트릭 맥그린치(1928~2018) 신부가 가난한 제주 지역민을 자립시킬 방법을 고민하다 면양 35마리를 사서 목장을 조성하고, 아일랜드 수녀 3명을 초청해 제주 여성들에게 뜨개질을 가르쳤다. 수녀들은 아일랜드 서쪽 아란섬에서 유래한 꽈배기·다이아몬드 등 다채로운 아란 무늬를 전수했고, 제주 여성들은 양모를 활용한 뜨개 상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1970~1980년대엔 근무자가 13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호황을 누리다가, 외국산 원사와 화학 섬유의 저가 공세와 속도전에 밀려 2005년에 문을 닫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