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이번에도 8학군 집값을 움직일까? 온 나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수능으로 들썩이는 가운데 8.31 대책 후 잔뜩 웅크렸던 강남 부동산 시장도 그 결과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수능이라는 새로운 입시제도가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지난 1995학년도 대학입시 이래 시험 난이도에 따라 수험생뿐 아니라 8학군(강남구, 서초구) 지역의 집값 역시 희비가 엇갈려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 공교육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현대판 맹모(孟母)들이 자식들을 이끌고 8학군으로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즉, 난이도가 높을 경우 가뜩이나 매수세가 강한 이들 지역에 학군 수요까지 가세하며 자연스레 가격 상승이 이뤄진다는 것. 반면, 수능이 쉬워지고 내신이 강화될수록 수능 특수를 누리지 못한 탓에 집값은 약보합세를 면치 못하는 양상을 띠었다.

하지만 특기적성 교육의 도입, EBS 수능 방송 출현, 내신 반영 비율 강화 등의 교육 정책이 감행되며 8학군의 위상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 부동산 표준 부동산뱅크는 역대 수능 난이도에 따른 8학군 집값 추이와 함께 이번 2006학년도 수능 결과에 이은 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수능 후 폭풍, 8학군 집값 6번 오르고 4번 내려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1995학년도 이후 치러진 총 10회의 수능 시험에서 8학군 지역 집값은 6번의 상승세와 4번의 하락세를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시험이 전년도에 비해 어려웠던 95~97학년도, 2002~2004학년도 수능에서는 어김없이 아파트 가격이 오른 반면, 비교적 난이도가 낮았던 1998~2001학년도 시험 이후에는 가격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유지한 것이다.

수능이라는 입시제도가 처음으로 선보였던 1994학년도 대학 입시. 1993년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시험이 치러졌으나 1,2차 간 난이도 조절 실패로 새로운 입시제도까지 실패의 불명예를 얻는다.

하지만 94학년도의 참패를 딛고 전열을 가다듬은 수능은 1995학년도부터 본격적인 입시제도로 자리잡게 된다. 이는 과외 열풍 등 각종 폐해를 불러왔던 암기 위주의 단순 교육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사고 능력 측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입시제도의 큰 틀이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정부가 의욕적으로 감행한 입시제도의 대대적 수술은 오히려 강남 교육 프리미엄을 더욱 부채질했다.

그 결과 수능이 본 궤도에 접어든 1994년 말, 시험이 끝나기 무섭게 8학군 지역 집값이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1994년 11월 한 달간 비강남권이 0.01% 하락하며 약보합세로 돌아선 반면, 8학군 지역 집값은 평당 697만 원에서 704만 원으로 1.04% 상승했다. 특히 수능 점수가 발표된 12월 달은 전달 대비 1.14%의 상승률을 기록, 이러한 오름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동안 서울시 전체 집값 상승률은 1.12%, 비강남권 상승률은 0.21%에 그쳤다.

난이도가 높아진 1997학년도 수능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 명확해졌다. 당시 수능 평균점수가 41.83점(100점 만점 환산)으로 역대 수능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하자 이를 기다려왔다는 듯 8학군 집값은 11월 1.27%, 12월 2.91%, 1997년 1월 4.56%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에 수능 치르기 전 1996년 10월 805만 원 선이었던 평당매매가는 다음해 1월 877만 원으로 오르며 석 달간 72만 원이나 치솟았다. 비강남권 집값도 같은 기간 동안 각각 0.52%, 2.81%, 3.51% 올랐지만 강남 집값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같이 강남 집값이 학군수요를 바탕으로 널뛰기를 하자 이듬해 1997년 정부는 종합생활기록부를 들고 나온다. 한때 인생을 마감하는 장부라는 뜻에서 ‘종생부’라고 불리기도 한 이 제도는 대학입시에서 내신의 비중을 크게 강화한 것으로 우수학교가 몰려 있는 강남 8학군에는 크게 불리한 제도였다. 여기에 1998학년도 수능이 전년도에 비해 10점 이상 크게 오르는 등 변별력을 잃자 8학군 집값이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수능 결과가 발표된 1997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8학군 집값은 평당 920만 원에서 4.39% 하락한 880만 원으로 떨어진다. 이 당시 IMF위기가 도래하며 전체적으로 집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던 시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같은 기간 동안 비강남권이 -2.88%의 변동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두 배 가까운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교육 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치동 역시 수능 결과 발표 후 두 달간 916만 원에서 840만 원으로 무려 8.43%나 하락한다. ‘내신 강화’와 ‘쉬운 수능’이라는 정부와 교육당국의 합작품이 강남 집값에 큰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이처럼 사교육비 경감과 강남 집값 하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데 성공한 정부는 2000학년도까지 쉬운 수능 정책을 고수한다. 실제 99학년도 수능 직후 1% 내외, 2000학년도 수능 후 -1% 전후의 변동률이 나타나며 교육 프리미엄은 사라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쉬운 수능으로 변별력을 가질 수 없다는 비난이 이어지며 2000년 이후 수능 난이도는 조정기에 들어서게 된다. 8학군 지역에 다시 한번의 교육 프리미엄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부동산뱅크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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