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모니터보고서
들어가며
SBS <실제상황 토요일>의 2부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는 아이의 나쁜 버릇과 부모의 잘못된 교육방식을 육아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개선해 나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는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와 말장난, 가학적인 게임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여타 주말오락프로그램과 달리 오락성과 공익성을 적절하게 조화시켰다는 시청자의 호평 속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회가 거듭되면서 출연아동의 인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8월 20일부터 10월 15일까지 방송된 ‘채원이네’ 4편과 ‘쌍둥이네’ 5편 총 9편을 모니터했다.
1. 프로그램 구성분석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는 “잘못된 습관을 가진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부모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 매고 있는데, 누구도 올바른 양육방법을 가르쳐 주지 못하고 있다”며 “그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히고 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아동양육의 바람직한 방식을 함께 고민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홈페이지의 ‘육아정보나눔터’란을 만들어 시청자들이 직접 자녀들의 문제행동과 육아정보, 아동교육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게 하는 등 ‘육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일주일에 100건 이상의 출연신청이 들어온다는 사실에서 이 프로그램에 거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는 (표1)과 같이 아이들의 문제를 ‘관찰’하고, 부모와 ‘대화’를 나눈 뒤 프로그램 진행자와 전문가, 부모가 함께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한 다음, 실제 아이에게 제시된 방법을 ‘실행’에 옮겨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표1)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의 구성 분석
관찰
-대상 어린이 문제행동 ‘몰래카메라’로 관찰
부모와 대화
-문제와 요인 분석
-해결방법 제시
-전문가 상담
해결방법 실행
-해결방법 적용
-문제행동 개선여부 확인
-몰래카메라로 상황연출
변화 및 총정리
-이전 진행과정 정리
-해결방법 평가
대개 한 사례가 4회 동안 다뤄지는데, 이 가운데 아이가 실제 생활에서 어떤 문제들을 일으키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몰래카메라’를 통한 관찰이 2회 정도 진행된다. 전체 방송에서 ‘관찰’이 절반을 차지하다보니 정작 아이의 문제를 분석하고 그 해결방법들을 찾아가는 과정은 ‘관찰’에 비해 소홀하게 다뤄져 아쉬움으로 지적되었다.
아이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시청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몰래카메라로 ‘관찰’하는 방식이 어느 정도 인정된다하더라도, 거친 화면과 음향에 담긴 아이의 거친 행동을 장시간에 걸쳐 반복해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고 판단된다. 아이의 울음소리와 야단치는 부모의 고성 등 자극적인 영상과 소리가 계속되는 것은 시청자들이 문제해결을 고민해 보는데도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말 안 듣는 아이 뒤엔 말 안 듣게 하는 부모가 있다”며 “아이들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그 부모가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아이’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만큼이나 ‘부모’의 문제를 드러내고 그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보다 중요하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아이에 대한 ‘관찰’을 문제 제기 수준에서 정리하고, 부모가 전문가와 함께 다양한 해결방안들을 살펴보고 각 방법의 장단점을 짚어보며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 방법을 모색해나가는 과정이 좀더 자세히 다뤄졌다면 시청자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니터 기간 동안 방송된 ‘채원이’의 경우 관계가 소원했던 아버지가 채원이와 놀아주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갖기 시작했으며 육아를 책임지던 할머니들의 훈육방식에도 변화를 주는 등 부모와의 상담에 비교적 많은 비중을 두었다. 하지만 ‘쌍둥이’를 비롯한 다른 사례에서는 지나치게 아이의 문제에 집중해 아쉬움을 남겼다.
2. 프로그램 내용 분석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는 구성상 몇가지 아쉬움은 있지만 비슷한 사례로 고민하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올바른 육아방법 모색을 위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
또한 아이를 기르는데 있어 부모의 양육방식이나 주변 환경이 아이들의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표2)아이들의 문제행동과 프로그램에서 제시된 해결방법
‘채원이’ 편
아이들의 문제점
- 욕설
- 떼쓰기
-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듬
제시된 해결방법
- 계획표 만들어 규칙적 생활
- 어린이집에서 공동생활
- 대체언어 학습
- 부모와의 만남시간 정례화
‘진백·진보 쌍둥이’ 편
아이들의 문제점
- 떼쓰기
- 엄마,누나에게 폭력행사
- 학교와 가정에서 다른 행동
제시된 해결방법
- 가족 간의 규칙 정하기
- 부모의 엄한 훈육
- 문제 행동을 할 경우 특권 뺐기
- 올바른 의사표현 방법 지도
- 해병대 극기체험
‘채원이’의 경우 습관적으로 욕을 하고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그런데 (표2)에서 확인하듯 이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고 있는 다양한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계획표’를 만들고, 어린이집에서 공동생활을 시작하는 등 환경에 변화를 주고, 욕을 할 때 대체언어를 가르쳐 주도록 하는 등 부모의 육아방식을 바꾸자 잘못된 습관을 고쳤다. 진백, 진보 쌍둥이도 떼를 쓰거나 함부로 발길질을 하는 등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해왔다. 하지만 가족 간에 규칙을 정하고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 강한 훈육을 하거나 특권을 뺏는 식의 벌을 주는 한편 올바르게 의사를 표현하도록 지도하는 등의 교육을 통해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제작진이 언어사용이나 문제해결 방법에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었다.
먼저 제작진의 언어사용에 문제가 있다. 아이들의 문제행동을 두고 ‘욕쟁이’, ‘거친 언어의 소유자’, ‘발길질 브라더스’라고 표현해 자막과 나레이션 등에서 사용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 어린아이들이 문제있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함부로 표현하는 것은 방송으로서 적절치 않아 보인다.
다음으로 이 프로그램이 문제해결 방식으로 제시한 해병대 극기훈련 방식도 신중하지 못했다.
쌍둥이의 문제를 고치기 위해 진흙 땅 구르기, PT체조, 엎드려뼏쳐 등 성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극기체험방식이 필요했는지 의문이다. 또 그러한 극기체험이 꼭 해병대라는 군대조직을 통해서 해결할만큼 대안이 없었는가라는 비판도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군대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기본이 되는 조직이다. 그럼에도 어린 아이들을 잠깐 동안이지만 군대조직에 맡겨 ‘극기체험’을 받게 하는 것이 아이들의 사고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쉽게 판단하기 힘들다. 방송에서도 나타났듯이 아이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고 고치기 보다 해병대 교관의 ‘명령’을 어겼을 때 가해지는 신체적 고통을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명령’과 ‘복종’에 익숙해지거나 군대의 ‘과격함’을 몸에 익힐 우려가 얼마든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쌍둥이들은 방송 이전부터 가정에서 엄한 아버지에게는 얌전하고 어머니와 누나에게는 난폭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더 엄한 해병대 극기체험을 받도록 한 것이 과연 적절한 해결책이었는지도 의문이다.
만약 제작진과 전문가가 부모와의 깊이있는 상담을 통해 쌍둥이의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장단점을 살펴보는 과정이 충분하게 제시되었다면 ‘해병대 극기훈련’이 꼭 필요한 해결방안으로 선택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설령 그 과정 속에서 해병대 극기훈련이 방법으로 제시되었다 하더라도 시청자들에게 더욱 설득력있게 다가갔을 가능성이 크다.
나가는 글
제작진들은 문제해결 방법이 아이들의 성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인내심을 가지고 가능한 한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문제를 고쳐나갈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하게 프로그램을 제작해주기를 당부한다. 또한 이 프로그램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그 아이의 특성과 전문가의 조언으로 나온 하나의 방법일 뿐이지 일반적인 ‘정답’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방송 내용을 일반화해서 다른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 방송과정에서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아이들의 문제를 지나칠 정도로 많이 노출시키는 것보다 부모, 전문가, 제작진이 진지하게 문제를 살펴보고 그 해결방안을 다양하게 모색하는 방향으로 제작할 필요가 있다. 새롭게 시도되는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 장점을 살려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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