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땅출판사 ‘예술이 된 하느님’ 출간
회화의 방향을 뒤집는 인식 실험, 예술과 신성의 경계에 서다
추상화를 넘어 무상화라는 새로운 우주에 세상을 초대하다
박종주 지음, 좋은땅출판사, 72쪽, 1만2000원
‘예술이 된 하느님’에 수록된 작품들은 관객이 작품을 바라보며 감정을 투사하는 고전적이고, 일반적 회화 방식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작가는 관객을 ‘보는 자’에 머물게 두지 않는다. 불규칙한 선과 빛, 색과 파동 같은 형상들은 관객의 의식과 충돌하며, 의식의 방향을 다시 내부의 자의식으로 되돌리는 역방향 회화의 실험으로 이어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런 회화의 과정을 ‘의식적 갈등 상태’로 만든다고 표현했다. 이 의식적 갈등 상태 과정에서 관객은 어느 순간 작품을 감상하는 주체가 아니라, 또 하나의 자의식에 의해 응시당하는 상태가 된다.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질문은 ‘왜 보는가’, ‘무엇이 나를 보게 만드는가’와 같이 단순하다. 색·감정·감각·의식·무의식이라는 주제의 층위를 따라 배열된 전반부의 정방향 회화들은 인식의 흐름을 단계적으로 열어 보인다. 이후 후반부에 배치된 역방향 회화 목록은 빛과 색에서 의식으로, 다시 의식에서 색으로 되돌아오는 거대한 사유의 굴곡을 형성하며, 관객의 위치를 끊임없이 흔든다.
책은 회화를 관념적 실험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박종주 작가는 성모 마리아와 관세음보살의 보살핌과 인류애를 예술적 지향점으로 삼아, 초월이 아닌 사랑의 인식을 예술의 핵심으로 되돌린다. 작품 제목들 역시 개별적 의미를 강조하기보다 하나의 거대한 흐름 속에 놓이며, 의미는 설명을 통해서가 아니라 체험 속에서 생성된다.
‘예술이 된 하느님’은 독자를 수동적인 감상자가 아닌 인식의 공동 창조자로 초대한다. 작품을 응시할수록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경계는 흐려지고, 어느 순간 독자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지금 작품을 보고 있는가, 아니면 자의식이 작품을 보고 있는 나를 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발생하는 의식의 떨림 자체가 이 무상화가 제안하는 예술의 완성이다.
좋은땅출판사는 이 책에 대해 예술이 신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라는 사건 속에서 신성이 발생하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화와 철학, 영성과 인식의 경계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의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술이 된 하느님’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도서11번가 등에서 주문·구매할 수 있다.
좋은땅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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