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자연 채광이 화려한 조명을 이길 수 있을까? 이번 달 1·2일 청약 접수를 받는 인천 동양택지지구 내 주공 뜨란채. 첫 후분양 아파트라는 사람들의 높은 관심만큼이나 샘플하우스 열기가 뜨겁다.

후(後)분양제란 아파트를 짓기 전 미리 분양부터 하는 현재의 선(先)분양과 달리 공사가 80% 이상 끝난 후 분양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주공 및 지방자체단제 등 공공부문에서 2007년부터 우선 실시되며 동양지구 뜨란채 아파트에 시범 적용된다.

아직 허허벌판에 불과한 동양지구 공사 현장에는 이미 골조공사를 마친 주공 뜨란채 24개 동이 위용을 뽐내며 우뚝 솟아 있다. 현재 4개 단지 총 2,100가구의 내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며 국민임대아파트 1·2·4단지를 제외한 3단지 478가구를 분양한다.

모델하우스 대신 ‘샘플하우스’ 마련
채광 및 조망 경험 후 청약 신청

분양에 앞서 지난 24일에는 샘플하우스가 개장했다. 보통 분양 시 오픈하는 화려한 모델하우스 대신 공사 중인 아파트 306동 105호와 106호에 실제 집, 말 그대로 샘플을 마련해 둔 것. 침대 및 소파 등 몇 개의 가구를 제외하고 내년 7월 입주할 때의 모습과 똑같다.

샘플하우스 안내를 맡고 있는 분양도우미 김 모(여, 45)씨는 “모델하우스는 화려한 가구와 조명 등을 이용해 최대한 고급스럽게 꾸며놓기 때문에 그 화려함에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이 곳의 경우 자신이 살 집 그대로를 꾸밈없고 솔직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소비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샘플하우스 내부는 화려한 조명이나 모델하우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고급 바닥재나 벽지가 없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사용하는 형광등이 켜있고 실제 시공될 장판과 벽지만이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부평에서 온 방문객 박영주(여, 32)씨는 “지금까지 방문한 모델하우스는 워낙 잘 꾸며진데다 밝은 조명으로 인해 집이 넓어 보이기는 했지만, 내가 그 집에 들어가서 이렇게 해놓고 살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며 꾸밈 없는 내부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렇듯 내가 살 집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방문객 대부분이 흡족해 했다. 김씨는 “햇볕이 충분히 들어오고 동간 거리는 몇 m 떨어져 있으며 무슨 무슨 조망이 가능하다고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직접 그 집에 들어가서 살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 아니냐”며 “후분양을 하면 지어진 집에 들어가서 빛이 들어오는지, 내 집에서 어떤 것이 볼 수 있는지 입주 전에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전가구가 남향으로 지어지는 이 아파트는 충분한 채광까지 미리 경험할 수 있다. 일부 방문객은 따가울 정도로 비추는 햇빛으로 인해 실내가 뜨겁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 특히 304~306동 뒤로 들어서는 301~303동 1층에도 빛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저층을 청약하려는 사람들도 안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천시 산곡동에 살고 있다는 원 모(여, 41)씨는 “현장이 계산동 근처라고만 해서 막연히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와보니 길이 좁고 막혀서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며 “오는데 불편하긴 했지만 단점까지 미리 파악한다는 개념으로 본다면 직접 현장으로 나와 본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보통 선분양 아파트의 경우 단점을 감추고 장점만을 부각하는 과장 광고가 빈번했던 것을 감안할 때 소비자가 문제점을 미리 파악하고, 직접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제공되는 셈이다.

이와 같이 불편한 교통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60~70팀 정도가 방문, 상담을 받고 있다. 분양상담 관계자는 “접근성이 좋은 모델하우스에 비해 방문자가 수는 작지만 실수요자 위주로 꾸준히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집을 둘러본 사람들이 내가 살 집에 실제로 들어와 본 것에 대해 굉장한 만족감을 표시하며 청약 의사를 비친다”고 전했다.

초기 자금 부담 크고 분양가 인상 우려
소비자 권익 보장과 함께 보완책 마련돼야

아파트 공급체계를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바꾼다는 점에서 후분양제는 환영 받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천에 살고 있는 홍주연(여, 43)씨는 “집을 미리 볼 수 있는 것은 좋지만 내년 7월 입주 전까지 6,000만 원의 국민주택기금 융자금을 제외한 모든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며 “6달 만에 6,300만 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같은 동양지구 내에 선분양 중인 일신건영 휴먼빌 33평형은 분양가 2억 2,890만 원(기준층)으로 평당 분양가 520만 원인 뜨란채에 비해 평당 173만 원이나 높다. 하지만 내년 7월까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계약금 10%(5%+5%) 2,289만 원으로 오히려 4,011만 원이 낮다. 중도금 50%는 전액 무이자 대출이 가능해 잔금 전까지 일체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물론 40%의 잔금 9,156만 원은 대출 없이 부담해야 하지만 입주가 예정된 2007년 10월까지 여유가 있다.

목돈 마련의 부담 외에도 후분양제가 분양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후분양을 하면 가수요가 없어져 시장이 투명해지고, 소비자가 부담해 온 토지비와 건축비, 금융비용 등이 줄어 분양가가 낮아질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다. 하지만 건설 업계에서는 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는 만큼 업체에서 부담해야 하는 자금 압박이 분양가로 전가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주택정책팀 관계자는 “주택모기지제와 다양한 대출제도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자금 부담이 가지 않도록 최대한 조율할 것”이라며 “분양가 상승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기는 하지만 감독을 통해 건설사가 함부로 분양가를 올리지 못하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또 “후분양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초기 자금 문제 등의 혼란이 있을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침해된 소비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고 투기수요를 차단해 시장을 투명화 할 수 있기 때문에 활성화 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뱅크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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