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뉴스와이어)--매주 토요일 오후 대학생 천사와 발달장애를 가진 천사들이 만나 한바탕 웃음과 즐거운 놀이로 영혼의 교감을 나눈다. 이들은 세상이 잠시 잊고 있을지 모르는 '사람과 사랑'을 나름대로 새롭게 해석하고 실천하고 있다.

국립 경상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봉사 모임인 '참깨마당'(회장 鄭智惠·25·경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심리학과 3년) 회원 10여명은 매주 토요일 오후이면 진주와 사천지역에 살고 있는 발달장애 아동 10여명과 함께 짝을 이뤄 재미있는 세상나들이를 한다.

참깨마당은 '참되고 깨끗한'의 줄임말이자 '열려라 참깨'의 뜻도 있다고 한다. 발달장애가 일반적으로 해당 연령의 정상 기대치보다 25% 뒤져 있는 경우를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자폐'의 뜻으로 더 많이 쓰여지고 있어 이들의 마음을 열어주자는 뜻이 있다는 것이다.

참깨마당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우연이다. 경상대학교 공과대학 김진국(金振國·고분자공학전공) 교수가, 지금은 취업을 하여 활동을 쉬고 있는 심리학과 4학년 장도희 씨를 만나면서 모임은 시작됐다.

"경상대학교 게시판에 발달장애 아동을 위해 봉사활동을 할 학생을 모집하는 한편으로 진주시내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특수학급 소속 학생들을 모았어요." 그러자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경상대학교 학생도 수십명, 발달장애 아동도 수십명이 모여들었다.

정지혜 회장은 "그러나 모임이 처음이어서 너무 크게 벌여서는 안되겠다 싶어 인원을 제한했어요. 무엇보다 발달장애 아동과 봉사하는 선생님들이 정서적 관계를 맺어야 하기 때문에 모임 규모를 크게 할 수 없었답니다."라면서 "하지만 앞으로 좀더 체계를 갖추면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한다.

그렇게 시작했다. 지금은 정지혜 회장을 비롯하여 김정훈(제어계측4), 정충일(〃), 강혜연(식품영양4), 안수진(〃3), 정소설(심리4), 안지혜(〃), 김숙경(〃3), 최은경(사회복지2) 씨 등이 함께하고 있다. 모임에 드는 돈은 김진국 교수가 다달이 보태주고 있고 학생 스스로 용돈을 절약하거나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쓰고 있다.

참깨마당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 1시쯤이면 자기가 맡고 있는 아이의 집으로 버스를 타고 간다. 일부러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2시쯤 약속 장소에 모두 모이면 본격적인 '천사들의 놀이'가 시작된다.

경상대학교 교양학관에 마련돼 있는 집단상담실과 심리검사실에서 미술활동, 요리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것만 하는 게 아니다.

개천예술제 기간 중에는 유등축제에 가서 직접 유등도 만들어보고 진주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함께 달리기도 하였으며 진주성 진양호 반성수목원 등 진주 인근에 가볼 만한 곳은 거의 다 다녔다.

"여름에는 진주 망경동에 있는 분수대로 놀러 갔어요.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했던지요. 나중에는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모두 옷이 흠뻑 젖었어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씩 가슴에 안고 갔답니다."

극장에 영화보러 갈 때면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 소리를 질러대는 바람에 다른 관객들에게 미안할 때도 있다. 노래방에 가면 비록 발음이 제대로 안 되지만 반주에 맞춰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선생님들이 더 즐거워진다. 사천 항공우주박물관, 삼천포-창선연륙교도 갔다.

정지혜 회장은 매주 토요일이면 봉사하는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모두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찬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집에 계신 어머님들도 좀 쉬어야 하잖아요. 모임을 하는 목적 가운데 하나는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들에게 잠시라도 여유를 드리기 위함도 있어요"라고 말한다.

오후 5시쯤 되면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 차를 가지고 아이를 데리러 오려는 부모님들을 만류하고 일부러 또 버스를 탄다. 덕분에 사천으로 가는 아이는 시외버스정류장에서 "사천 한 장이요!"라고 말할 줄 알게 됐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선생님들은 또 1주일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목이 메이지만 애써 참는다. 그 1주일은 '내가 더 잘해 줄 것을 못해 준 게 없는지' 반성하는 시간으로 삼기 위해서다.

이들은 인터넷에 카페(http://cafe.daum.net/openmind10)를 만들어놓고 서로 필요한 정보와 마음을 나눈다.

정지혜 회장은 "아이들을 일부러 바깥으로 데리고 다니는 것은 아이들이 사회에 한발짝 나아가게 하기 위한 발판이라 생각해서"라면서 "앞으로는 참깨마당도 좀더 체계를 갖추고 커졌으면 좋겠고, 진주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같은 모임이 많이 만들어져 힘들어하는 아이와 부모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지혜 회장은 창원전문대학을 나와 통영에서 유치원 교사생활을 2년여 하다가 아동 전문 임상심리사가 되고 싶어 지난해 9월 경상대학교 심리학과에 편입학했다.

이들은 12월 3일 토요일 오후에는 진주엠비시 방송국 지하에서 열리는 '세계 나비와 곤충 전시축제'에 간다. 그리고 서점에 들러 책 구경도 한다. 지상의 천사가 잠시 모여 즐거운 웃음을 맘껏 퍼뜨리고 돌아간다. 이 세상 사람들 모두 행복해지라고…

웹사이트: http://www.g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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