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문예출판사가 다큐멘터리 영화 ‘동물 삼부작’을 연출한 왕민철 감독의 에세이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을 출간한다.

2019년 ‘동물, 원’을 시작으로 ‘생츄어리’,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을 연출한 다큐멘터리스트 왕민철은 2015년 첫 촬영부터 2025년 마지막 작품의 첫 상영까지 10년 동안 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카메라에 담아왔다. 이번 책은 10년 동안 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기록해 온 감독이 동물원과 생츄어리, 야생동물의 삶을 둘러싼 여러 장면과 이야기를 다시 들여다보며, 그 과정에서 마주한 변화와 고민을 담은 기록이다.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은 영화의 제작 과정이나 후일담을 정리한 책과는 다르다. 세 영화의 주제와 결을 공유하면서도 영화에 모두 담지 못했던 이야기 그리고 10년에 걸쳐 하나의 주제로 세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온 이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 동물원에서 시작한 관심은 동물의 삶과 죽음, 동물을 돌보는 사람들의 일상, 인간의 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야생동물, 생츄어리에서 살아가는 곰과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동물원 가는 길’에서는 어린 시절 동물원에 대한 기억부터 첫 영화 ‘동물, 원’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는다. 2부 ‘동물원의 안’에서는 청주동물원에서 만난 물범 가족과 호랑이 박람이, 하이에나 순하 등의 이야기를 통해 동물원이라는 공간에서 동물과 사람이 맺는 복잡한 관계를 들여다본다. 3부 ‘동물원의 밖’에서는 백로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삶과 개발이 동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다. 마지막 4부 ‘곰의 몸, 사람의 마음’에서는 화천의 생츄어리에서 살아가는 곰들과 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한다.

왕민철 감독의 시선은 동물의 삶을 다루면서도 특정한 결론을 강하게 주장하거나 감정을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한 생명의 이름과 기록, 동물원에서 반복되는 돌봄의 노동, 동물이 사라진 자리를 채우는 과정 등을 차분하게 관찰하며 사람과 동물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보여준다. 특히 동물원의 공식 기록에는 개체의 이름 대신 종과 숫자만 남는 현실, 매일 먹이를 주고 청소하고 상태를 기록하는 돌봄의 일상 등 구체적인 장면을 통해 동물과 인간 사이에 놓인 책임과 돌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10년 동안 왕민철 감독이 마주한 현실에는 분명한 변화도 있었다. 동물원은 다치거나 아픈 동물을 돌보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맡기 시작했고, 사육곰 농장의 곰들은 구조돼 동물원과 생츄어리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변화를 단순한 성과로 기록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현실에서도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살피고, 그 변화가 어디로 이어져야 하는지를 묻는다.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은 그렇게 한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출발해 우리가 다른 생명과 맺는 관계의 방식까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10년간 이어진 기록의 끝에서 남는 것은 하나의 결론이 아니라 서로의 이름과 개성을 기억하며 다르게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다.

문예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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