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포럼, 아동·청소년 SNS 중독 ‘플랫폼 책임’으로 규제 전환 촉구
‘자율규제는 끝났다’… 중독포럼 아동·청소년 SNS 규제 해법 모색
‘디지털 놀이터에도 안전 규칙을’, 중독포럼 웨비나 개최
최근 미국에서는 SNS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의미 있는 판결과 대규모 합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호주, EU, 영국 등 주요국 역시 아동·청소년의 SNS 이용을 규제하는 정책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법안 9건이 국회에 발의된 상황에서 이번 세미나는 해외 규제의 흐름을 정리하고 한국형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는 이해국 중독포럼 상임이사(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성욱제 박사(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발제에 이어 김현수 교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경기도 폰프리스쿨 추진단 공동단장)의 지정토론과 참석자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발제를 맡은 성욱제 박사는 SNS의 중독적 설계가 초래하는 폐해를 지적하며, 그 책임을 플랫폼 기업에 명확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박사는 “SNS는 더 이상 관계를 잇는 네트워킹 서비스가 아니라 아이들이 그 안에서 끊임없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미디어 플랫폼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익은 플랫폼이 벌어들이는 반면 우울, 불안, 자해, 수면 부족, 가족 갈등 등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국가·학교·병원·가정이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다”며 비용의 외부화 문제를 비판했다.
국내 입법 동향에 대해서는 “현재 발의된 9건의 법안이 연령 제한, 지정형, 위험평가로 흩어져 있어 이를 종합적으로 묶어낼 결합형 법안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추천 알고리즘에만 관심이 쏠려 인터페이스 설계는 빠져 있고, 보호자 동의만으로 규제가 무력화되는 구조라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성 박사는 구체적인 정책 대안으로 △최소 연령 제한과 개인정보를 최소화한 실효적 연령 확인 △추천과 인터페이스 두 층위의 중독적 설계 제거 및 보호자 동의를 통한 해제 금지 △위험평가 의무화와 공통 평가 틀 마련을 제시했다.
아울러 현행 법안의 최대 3000만원 수준인 제재 수단을 ‘매출액 연동 과징금’으로 강화하고, 성평등가족부·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보건복지부·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의 범정부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박사는 “미디어 리터러시와 치료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모두의 책임’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근원적 책임을 진 플랫폼에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지정토론을 맡은 김현수 교수는 발제 내용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실효성 있는 규제를 위해서는 국내 근거 데이터 구축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메타코리아 등은 미국 방침이 아니라 우리나라 데이터에 비춰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청소년의 SNS 이용이 자해·자살 시도, 학교 출석 등과 관련 있는지 보여줄 종단적 데이터와 질적 데이터가 너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한 “호주는 청소년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 77%가 법안에 찬성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부모들의 공감대가 높지 않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플랫폼의 책임성 강화에 더해 다섯 가지를 추가로 제안했다. △국가 피해 감시체계와 연구자의 데이터 접근권 보장 △아동 측 리스크 팩터를 반영한 취약 아동 우선 보호 △규제법 안에 치료·회복 체계와 재원 마련 △학교와 지역사회의 대체 놀이 공간 확충 △아동·청소년 당사자의 참여와 독립 감독기구 설치다.
특히 김 교수는 “미국 소송에서는 치료 비용까지 포함해 논의되는데, 국내에서는 치료체계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다”며 “플랫폼 기업이 치료 재원을 조성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초기 단계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독포럼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아동·청소년 온라인 안전에 대한 책임을 개인과 가정에서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규제 방식을 ‘리스크 관리 결합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아울러 국내 법안이 다수 발의돼 ‘정책의 창’이 열린 바로 지금이 적기라는 점에 깊이 공감했다.
웹사이트: http://www.addictionf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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