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생산성 혁신만이 살 길이다’글로벌경쟁 시대, 무한경쟁에 직면한 우리 기업들이 흔히 내거는 캐치프레이즈다. 여기서 잠재적인 경쟁자는 동종 업계의 세계 유수기업이나 국내의 경쟁기업일 것이다.

업종이 다른 경우는 어떨까? 예컨대 한화학기업의 CEO가“몇몇 IT기업, 나아가우리나라 IT산업의 생산성 향상 속도가 너무 빨라서 우리 회사 수출에 지장이 크다”고 푸념한다면?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기업은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뒤처지는 기업이다.

다른 업종의 기업에 의해 또 다른 업종의 기업 성과가 영향을 받는 경우가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한 자동차회사가 출시한 새모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면 디지털 TV등 고가의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내수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양상이 다른 업종의 수출기업 간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질실효환율은 주요 교역국의 환율과물가의 변동을 고려해서 계산된다. 이 때 업종별 생산자물가를 사용하면 업종별 실질실효환율을 도출할 수 있다. 지난 10월 한국은행은 원화의 실질실효환율 추세가 업종에 따라 매우 다르다는 보고서를 냈다. 전자부품이나 통신·영상, 기계장비 등 최근 우리 나라의 수출을 이끄는 업종의 실질실효환율이 큰 폭의 절하세를 보여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반면 화학이나 조립금속의 경우절상세를 나타냈다. 전자부품 산업 등의 경우 생산성 증가 속도가 매우 빨라서 생산비용이 절감되었고 이로 인해 생산자 물가 상승세가 경쟁국의 동종업계에 비해 매우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수년간의 가파른 원/달러 환율 절상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의IT나 기계장비산업의 경우 환율 면에서 경쟁력이 오히려 제고되었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특정 수출업종 A의 빠른 생산성 증가에 힘입어 그업종의 실질실효환율이 절하된다. 이는 수출 호조로 이어져 경상수지 흑자를 낳고 이것이 다시 원화 절상을 부른다. 따라서 타업종 B에 속한 기업은 업종 A의 생산성 증가로 인한 원화 절상 부담을 고스란히 지게된다.

흔히 환율 절상 압력은 미국 등 강대국이 행사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환율절상으로 인한 경쟁력 상실을 만회하기 위해 같은 업종의 국내외 기업과의 경쟁만을 염두에 두기 쉽다. 그렇지만 그 이전에 우리 기업의 경쟁자는 우리 나라의 다른 업종의 기업일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업종이 달라도 생산성 격차 확대 속도에서 뒤떨어진 기업은 성과가 높은 기업의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다. 설혹 원화가 절하된다 해도 우리 회사에 비해 생산성 증가속도가 나은 기업(산업)의 존재는 원화의 절하압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우리 회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게 된다.

우리 회사가 아닌 모든 회사가 우리의 경쟁자요, 우리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잠재요인이다. 환율은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개별기업에게 실제로 작용하는 환율은, 요즘 유행하는 말을 쓰면, 양극화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그룹 연구위원

웹사이트: http://www.lgeri.com

연락처

LG경제연구원 추일성 홍보실장 02-3777-0481 / 019-377-0481 이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