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우리나라 업력 30년 이상의 가업승계(家業承繼) 중소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은 창업이래 대대로 전승되는 경영비법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영권의 가족승계”가 경영비법을 계승·발전시키는데 적절한 방식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김용구)가 2005. 9.5~11.30 가업승계(家業承繼) 중소제조업 13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업승계기업의 경영특성 및 애로실태조사”의 결과에서 드러났다.

가업승계기업이란 업력(業歷) 30년 이상이면서 가족이나 친인척이 경영권을 승계, 2대(代) 이상 가업(家業)을 잇고 있는 중소기업을 말한다.

이번조사에서 나타난 가업승계기업의 특징은 크게 7가지.

1. 전승(傳承)가치가 있는 경영비법 보유

가업승계기업의 65.0%(89개)가 창업이래 다른업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경영비법(제조기술, 판매방법, 고객관리, 경영노하우 등)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곳은 35.0%(48개)에 불과했다.

경영비법 보유비율은 기업규모별로 보면 종업원 10인 미만의 소상공인(72.2%)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업력별로는 40~50년 기업(78.9%)이 가장 높았다.

경영비법을 계승·발전시키는데 경영권의 가족(친인척 포함) 승계가 적절한 방식이라고 판단하는지에 대하여는 62.0%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경영비법을 보유한 기업 중 경영비법을 매뉴얼화 하거나 전산화하여 업무에 활용하는 경우는 41.6%(소상공인: 23.1%)에 불과해 이들 가업승계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 CEO의 높은 애사심·책임감

가업승계기업의 가장 큰 강점은 ‘경영자의 높은 애사심 및 책임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업승계기업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대하여 61.3%(84개사)의 업체가 이같이 답변했다.

‘가족적인 기업분위기로 직원간 협력이 잘된다’는 응답은 17.5%, ‘경영비법 및 조직의 계승·발전에 유리하다’가 16.8%를 각각 차지했다

3. 높은 경영실적

‘경영자의 높은 애사심·책임감’과 같은 가업승계기업의 장점은 결과적으로 회사의 높은 경영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 경영자가 이전 경영자로부터 경영권을 승계한 이후 ‘회사의 규모가 커졌다’는 응답이 63.5%(‘매우 커졌다’ : 21.2%, ‘다소 커졌다’ : 42.3%)를 차지한 반면, ‘규모가 줄었다’고 답한 곳은 11.7%에 불과했다.

이같은 결과는 뉴스위크와 톰슨 파이낸셜(금융분석기관)이 공동으로 1993 ~2003년까지 유럽 6개국 증시의 주가상승률을 분석한 결과와 일치한다.

동 조사에서 가족 경영기업들의 주가상승률이 비가족 경영기업들에 비해 주가가 크게 상승했는데 그 주요인을 CEO의 높은 책임감으로 꼽았다.

가족기업과 비가족기업의 실적비교 (뉴스위크, 2004. 4. 12)
▲1993~2003년간 유럽 6개국의 주가상승비교 연구·분석
- 독일 : 가족기업 206%, 일반기업 47% 상승
- 프랑스 : 가족기업 203%, 일반기업 76% 상승
- 10년간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10개사가 모두 가족기업

4. 거래기업과의 신뢰구축 및 한우물 경영

장기간 기업을 존속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하여는 ‘거래기업(소비자)과의 오랜 신뢰구축’이 36.7%로 종합 1위(1순위 및 2순위 답변의 가중)를 차지하였고, 다음으로 ‘한우물 경영’(24.1%), ‘독보적인 기술유지’(17.5%) 등의 순이었다.

※장수기업의 특징 (LG경제연구원 “한국의 장수기업” 보고서, ‘05. 5. 5)
▲한곳에 집중하는 한우물 경영 ▲외형보다는 내실을 추구
▲고객 중심의 경영 ▲끊임없는 혁신 ▲윤리경영

5. 가업승계(家業承繼)에 대한 자긍심 높다

가업승계기업 CEO들의 90.5%는 ‘대(代)를 이어 가업(家業)을 계승한다’는 것에 대하여 ‘가치있는 일’이라고 여기고 있으며, 53.3%가 ‘강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가업승계방식의 유지에 대한 의지도 높아 전체 67.2%가 “앞으로도 가업승계방식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2002년(11.29~12.3) 중소기업중앙회가 323개의 일반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중소제조업 실상조사” 결과 전체 24.8%만이 ‘창업 2세에게 가업을 물려줄 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며,

2005년(9.27~30)에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지역 소상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상인 경영실태 및 의식” 조사에서는 전체 7.2%만이 “자식에게 사업을 물려주겠다”고 응답한 바 있다.

6. 체계적인 후계자 교육 실시

가업승계기업 CEO들의 58.4%가 경영권 승계이전 체계적인 후계자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98.5%는 경영권 승계시 체계적인 후계자 교육의 필요성에 대하여 공감했다.

‘체계적인 후계자교육’이란 후계자에게 기업경영에 관한 경험 및 노하우를 습득하도록 하기 위해 자사나 거래처에서 일정기간 근무를 시키거나, MBA과정 등 국내외 경영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소상공인(종업원 1~9인)의 후계자교육 경험은 33.3%에 불과, 중기업(71%)의 절반에도 못미쳐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7. “급속한 시대변화에 적응 곤란”은 약점

가업승계기업들은 ‘급속한 시대 및 환경변화에 적응 곤란’을 최대의 경영애로(26.3%)로 지적했으며, ‘경영자의 전문성 부족’(20.2%), 경영권 계승시 상속세 등 세법상의 제약‘(16.1%) 등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국내 가업승계기업의 수가 일본, 이탈리아 등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적은 이유에 대하여는 ‘기업하기 힘든 환경 때문’(55.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장인정신의 부족’(17.6%) , ‘재벌 등 일부 가업승계기업의 부정적 이미지’(11.8%), ‘가족 구성원의 승계의지부족’(10.3%) 등의 순이었다.

한편, 조사대상업체 89.8%가 가업승계기업 육성을 위하여 벤처기업 확인제도와 유사한 “우수 가업승계기업 지정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변했으며, 89.0%는 “동 제도의 도입시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 및 신뢰도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족기업이나 장수기업에 대한 조사는 있었으나 ‘가업승계기업’에 대한 조사가 실시되기는 사실상 처음”이라며 “조사대상 업체가 업력 30년 이상이면서, 가족이나 친인척이 대를 이어 경영권을 승계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현황 파악조차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가 국내 가업승계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향후 가업승계기업의 개념 정립 및 정책개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가업승계기업 우수사례

<사례1> 예산전통옹기(대표 황충길·64세·충남 예산군 오가면)

‘예산전통옹기’는 150년간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업승계기업이다.

황충길 사장은 17세(1958년)때 가업을 물려받아 지난 45년간 한우물을 파고 있다.

좋은 흙과 재료를 찾아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것이 옹기장이들의 생활이지만 황사장은 지난 1975년 지금의 예산공장에 터를 잡았다. 10평 남짓한 목조건물 공장과 가마에서부터 예산전통옹기의 기틀이 마련된 것.

‘예산전통옹기’의 제품은 좋은 약토와 좋은 재(솔가루, 콩깎지재)가 결합, 1260°C~1300°C의 고온에서 빚어지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순박한 옹기의 문양도 붓이나 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양손을 사용해서 만든다.

특히, 큰 항아리를 30~40분간의 짧은 시간에 구워내는 ‘예산전통옹기’의 기술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모방하지 못한다.

‘예산전통옹기’가 만드는 제품은 냉장고용 김칫독을 비롯 머그잔, 돌솥밥용 그릇, 반찬그릇, 수저통, 냄비, 가마솥 등 다양하다. 특히, 냉장고용 김칫독은 특허제품으로 1996년 국무총리 대상을 수상했다.

‘예산전통옹기’는 현재 4대째 가업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막내아들인 황진영(33)씨가 아버지의 가업을 잇기위해 8년전 이 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진영씨는 가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시키기 위해 충남 홍성군의 혜전전문대에서 도예를 전공하며 이론적 토대도 갖췄다.

황충길 사장은 “미생물이 밀폐속에 살 수 있는 용기는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전통옹기밖에 없다”며 “늘 우리의 것을 지키는 것을 사명감으로 여기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 041-332-9888

사진: 황충길 사장(좌측 첫번째)의 가족사진

<사례2> 몽고식품(주)(회장 김만식·67세·경남 창원시 팔용동)

몽고식품에게는 지난 2005년 11월4일은 특별한 날이었다. 창업한지 100년째 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1905년 일본인 야마다 노부스케가 마산시 지산동에 ‘산전(山田) 장유공장’을 설립한 것이 몽고식품의 시초다.

현 회장인 김만식씨의 선친 김홍구씨(1971년 사망)가 공장장으로 근무하다 광복과 함께 회사를 인수 ‘몽고장유양조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150여명의 직원들이 종사하고 있으며, 근속기간 20년을 넘긴 직원이 20명을 넘을 정도로 몽고식품엔 장인들이 많다. 공장장인 강암석씨는 53년째 이 회사의 장 맛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2000년 부설 연구소가 문을 연 이후 보다 위생적이고 맛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7명의 연구원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남대 연구소장은 “장 맛은 대두에 당유, 핵산유 등의 첨가물을 얼마나 적절히 배합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현재의 몽고간장 맛은 지난 수십년간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몽고식품은 복분자 간장, 메주간장, 송표간장 등의 간장류와 된장류, 고추장, 식초, 물엿, 국수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추간장, 유자간장, 벌꿀간장, 유자간장, 벌꿀간장, 알로에간장 등 기능성 간장을 출시할 예정이다.

몽고식품은 현재 중국, 미국, 유럽, 러시아 등 세계 36개국에 20여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

몽고식품은 국내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은 350억원이다.

문의 : 055-296-2210

<사례3> 송림제화(대표 이덕해·54세·서울 중구 을지로3가)

송림제화는 수제(手製) 등산화를 만드는 회사로 1936년에 창업, 업력이 고희(古稀)를 바라본다. 현 경영자인 이덕해씨(54)의 선친 이귀석 옹이 일본인이 운영하던 양화점에서 신사화 제조기술을 익힌 후 서울 중구 을지로 3가 현 점포에서 창업했다.

송림은 원래 신사화를 전문으로 만드는 구둣방이었다가 1960대초 당시 등산화로 유행하던 영국 군화의 밑창을 갈아주면서 최초의 국산 등산화를 탄생시켰다.

송림제화의 비법은 물이 스며는 것을 방지하는 방수처리와 발바닥과 직접 맞닿는 중창에 있다.

송림의 방수가공법은 파라핀 등 4가지 약품을 혼합해 열처리를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산악인들이 겨울철에 동상을 호소하자 이옹이 직접 방수법을 개발해냈다. 중창은 코르크를 소재로 만들며, 충격흡수가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송림의 등산화는 과거 산악인, 유명정치인 치고 한번 안신어본 사람이 없을 정도다.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 등정과 남북극 도보탐험에 성공한 허영호씨를 비롯, 김영삼 전대통령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들이 송림 등산화의 애호가다.

송림은 최근 장애인용 맞춤신발 제조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장애인들이 보다 싼 가격으로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람의 얼굴이 다 틀리듯이 발 모양도 다릅니다. 신발은 하나의 작품이죠. 소비자들이 몸의 일부로 느낄 만큼 편안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송림의 사명입니다.”(이덕해 사장)

이 사장은 “제품의 모든 생산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장인의 손에 의존하기 때문에 한정된 제품만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외부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면 송림의 장인들을 더많이 양성하고, 많은 소비자들에게 송림제화를 즐길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작은 바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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