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기자시사회 성황리에 마무리
<왕의 남자>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놀이판의 왕이었던 광대 장생(감우성)과 왕마저도 사로잡은 아름다운 광대 공길(이준기), 광대들의 자유를 동경했던 슬픈 절대권력자 연산(정진영)과 그의 애첩이자 치명적인 매력의 요부 녹수(강성연)까지 네 명의 주인공들의 운명이 얽히면서 화려한 비극으로 치닫는 정통 사극이다.
상영에 앞서 진행된 무대인사에서 이준익 감독은 “<왕의 남자>는 전작들의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더욱 견고하고 짜임새 있게 만들었다”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고, 감우성은 “12월 많은 영화들이 개봉하지만 유일하게 <왕의 남자>의 경쟁작으로 생각되는 유일한 작품은 <왕의 남자>의 원작 연극 <爾(이)>”라며 “<왕의 남자>는 100% 유기농 청정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데 대해 자부심이 굉장히 크다”며 위트 넘치는 인사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황산벌>에 이어 시대극을 택한 이준익 감독은 “역사적인 사실을 소재로 영화화 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지만 인물들의 갈등과 감정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려고 했다. 앞으로 더 많은 관객들이 내가 만든 작품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영화 속 광대 장생으로 열연하면서 자유로운 카리스마를 뿜어낸 감우성은 “촬영 전 2달여의 시간 동안 태어나 전혀 접해보지 못한 소리와 춤과 노래, 악기를 배우고 흉내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졌었다. 짧은 동안 전문적인 예능을 익히느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영화 상에 하늘 아래 최고의 광대로 손꼽히는 인물을 연기하는데 광대 연기가 어색한 티가 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부단히 노력했다.”며 “원작 연극 <爾(이)>는 일부러 보지 않고 <왕의 남자>만이 지닌 짜임새 있는 드라마와 강렬한 캐릭터에 집중했다. 18일(일) ‘영화와 연극의 만남’의 자리를 통해 연극을 관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반듯한 이미지에서 슬픈 절대권력자 연산으로 변신한 정진영은 “<왕의 남자>의 연산은 시나리오 설정에서부터 우리가 알고 있던 연산과는 다른 이미지였다. 특히 이준익 감독이 <왕의 남자>에서는 기존에 보여진 어떤 연기와도 다른 모습을 보여달라는 주문이 있었고, 다른 때와 달리 미리 준비하지 않는 방식을 택해서 순간순간 느끼며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며 “재미있으면서도 묵직하고 감정이 북받쳐 오르면서도 포근하게 감싸안는 영화였다. 오늘은 연기하는 배우가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 봤는데, 매력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연산의 애첩이자 치명적인 매력의 요부, 녹수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강성연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이 징한 놈의 세상, 한판 신나게 놀고가면 그뿐'이라는 장생의 대사에 굵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역할의 비중에 상관없이 <왕의 남자>는 안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다음날 감독님을 만났다. ‘한 남자만을 바라보는 광대같은 여자’를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이 컸다. 영화를 보고나니 이렇게 기쁘고 뿌듯할 수가 없다. 이런 느낌을 관객들께서도 받아가셨으면 좋겠다.”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그리고 신예답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인 아름다운 광대, 공길 역할의 이준기는 “작품 처음 들어갈 때는 겁이 나기도 했지만 감우성 선배가 옆에서 계속 갈고 닦아 주셨다. 여성적이라기보다는 중성적인 매력을 지닌 인물을 표현하려 했다. 평소에 활발했던 성격을 많이 죽이고 제 자신을 깎는 작업이 많았다. <왕의 남자>가 오래 기억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올 겨울 최고의 추위 속에서도 좌석을 가득 매운 채 처음으로 공개된 <왕의 남자>는 이례적으로 시사회장에서 박수가 터져나오는 등 2005년 마지막을 장식할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12월 29일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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