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2005년 올해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 발표
본회는 2005년 한해 방송모니터를 마감하면서 『2005년 올해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을 선정하여 발표합니다. 선정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모니터 기간 : 2004년 11월 1일~2005년 10월 31일
- 모니터 대상 : KBS, MBC, SBS, EBS의 시사교양/연예오락/드라마 프로그램
- 선 정 부 문 : ‘올해의 좋은·나쁜 시사교양프로그램’
‘올해의 좋은·나쁜 드라마’
‘올해의 좋은·나쁜 연예오락프로그램’
※ ‘올해의 좋은 드라마’는 ‘드라마’부문·‘단막극’부문·‘특별’부문으로 나눠 선정했습니다.
- 심 사 과 정 : ① 순수 시청자로 구성된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회원들이 1년 동안의 모니터 결과를 통해 후보작 엄선(약 60편이 추천됨)
② 각 부문별 선정소위를 구성. 1차 심사를 통해 6배수로 2차 후보작 선정
③ 각 부문별 선정소위에서 2차 심사를 통해 3배수로 3차 후보작 선정
④ 방송모니터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해 최종 선정
각 장르와 부문별 좋은 방송으로 선정된 프로그램에 대한 시상식은 2005년 12월 16일(금) 저녁 7시 ‘민언련 창립 21주년 기념식’ 자리에서 ‘민주시민언론상’ 시상식과 함께 열립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2005년 ‘올해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
좋은 방송
시사교양 : MBC <W>
드라마(드라마) : EBS <지금도 마로니에는>,KBS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단막극) : KBS 드라마시티 <낙타씨의 행방불명>
드라마(특별) : MBC <떨리는 가슴>
연예오락 : KBS <해피투게더 프렌즈>
나쁜 방송
시사교양 : 없음
드라마 : SBS <루루공주>
연예오락 :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상상원정대’, ‘추격남녀’, ‘Mr.요리왕’, ‘돌아온 몰래카메라
KBS <이홍렬, 홍은희의 여유만만>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아침>
<<첨부>>
<<2005년 올해의 좋은 방송>>
- 시사교양프로그램 부문
▲ MBC <W>
책임연출 : 곽동국 / 연출 : 김상균·노혁진·강지웅·오동운·이동희 / 진행 : 최윤영
방송 : 매주 금요일 밤 11시 45분
<W>는 지난 4월부터 “국제분야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MBC 공영성을 대표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겠다”라는 기획의도로 방송되었다. 방송 초기 자극적인 소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회를 거듭하면서 반전과 평화, 인권 등 인류보편적 가치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의 갈등과 모순에 대해 구조적이고 본질적으로 접근해 참신함과 차별성이 돋보였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해외 소식이 서구세계의 거대 통신사를 통해 전해지면서 시청자들은 그 사안을 강대국의 입장에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W>는 이러한 관행에서 벗어나 각종 사안이 발생하는 현장에서 발로 뛰며 생생한 소식을 전했고, 지구촌의 오지나 분쟁의 현장 등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도 과감한 밀접 취재로 시청자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미국의 이라크 침략 등으로 발생한 전쟁의 참상도 가감 없이 보여주며 낮지만 강한 목소리로 반전과 평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점 역시 높게 평가할 만 하다.
<W>를 통해 시청자들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나라들의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느낄 수 있었고, 그 배후에서 벌어지는 강대국의 횡포를 접하며 국제사회의 역학관계에 대해서도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세계화(globalization)’와 ‘신자유주의’가 화두가 되고 ‘자본의 국경’이 없어지는 이면에서 힘없는 나라와 대다수의 인류는 여전히 빈곤과 싸우고 있으며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W>가 추구하는 인류보편적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 앞으로도 <W> 제작진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
- 드라마 부문 ①
▲ KBS <불멸의 이순신>
프로듀서 : 정영철 / 연출 : 이성주·김정규 / 극본 : 윤선주 / 조연출 : 이소연·송현욱
원작 : <칼의 노래>(김훈)·<불멸>(김탁환)
방송 : 2004년 9월 4일 ~ 2005년 8월 28일(매주 토·일 밤 9시 30분)
2004년 9월 4일부터 2005년 8월 28일까지 약 1년에 걸쳐 104회가 방송된 KBS <불멸의 이순신>은 형식과 내용 모든 면에서 사극의 ‘새로운 시도’였다.
그러나 <불멸의 이순신>이 높게 평가한 이유는 통상적인 방송 드라마의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막대한 제작비와 인력의 투입, 해상전투를 실감나게 재연한 컴퓨터 그래픽 등 형식적인 측면보다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이순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데 있다.
그동안 ‘전쟁 영웅’으로만 인식되어 온 이순신의 ‘인간적 면모’를 청년기부터 죽음을 맞기까지 일관되게 잘 그려냈으며, 또 위기에 처한 나라와 백성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이순신과 그의 주변 인물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싸우는 민중들의 노고와 애환을 생생하게 담았다. 이와 같은 접근은 그동안 ‘영웅’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성취하는 것으로 묘사하거나 권력을 놓고 벌이는 지배층의 암투를 중심으로 다뤘던 사극의 틀을 과감히 벗어나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다.
또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는 등 이순신의 개혁적인 행보와 이에 반발해 이순신을 탄압하는 기득권층의 모습을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개혁의 진통’을 드러내며 현실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했다.
한편 <불멸의 이순신>의 드라마적 재미는 ‘이순신의 현신(現身)’으로까지 평가된 김명민 등 수많은 연기자의 호연에서도 찾을 수 있다.
물론, 100회를 넘는 방대한 제작과정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쟁 장면을 반복해서 방송한 점, 역사적 사실을 재현하는데 있어 ‘왜곡’ 논란에 휩싸였던 부분은 일부 이 드라마의 ‘흠’으로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불멸의 이순신>은 재미와 감동 두 가지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만한 2005년 대표 드라마라는 점은 분명하다.
아울러 우리는 KBS가 재정적 압박에도 <불멸의 이순신>과 같은 수준 높은 대형사극을 제작한 것은 공영방송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불멸의 이순신> 같은 재미있고 감동적인 드라마의 맥이 꾸준하게 이어지기를 바란다.
- 드라마 부문 ②
▲ EBS <지금도 마로니에는>
연출 : 이창용 / 극본 : 정하연
방송 : 2005년 1월 22일 ~ 2005년 5월 8일(매주 토·일 밤 10시 50분)
EBS ‘문화사 시리즈’ 제3편 <지금도 마로니에는>은 시인 김지하와 소설가 김승옥, 6·3세대 학생운동가 김중태 3인을 중심으로 60년대 당시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추구했던 작품세계와 함께 시대와 사회에 대한 그들의 고뇌를 그렸다.
이 과정에서 <지금도 마로니에는>은 실존 인물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와 더불어 당대의 사회정치적 맥락 속에서 각 인물들이 겪은 갈등과 이를 예술적 감수성으로 승화시켜내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이는 역사적 사실 전달은 물론 드라마적인 재미와 감동을 추구한 팩션(fact + fiction=faction)의 묘미를 살린 것으로 평가할만하다.
5·16 군사 쿠데타, 6·3 한일회담 반대시위, ‘동백림’ 사건 등 그 동안 시사교양프로그램에서도 제대로 다루기 힘들었던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엄혹한 정치상황을 드라마로 생생하게 그려낸 점도 높게 평가되었다. 아울러 60년대 문화사 속에 당시 문화 예술인뿐 아니라 기층민중의 삶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도 이 드라마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편, <지금도 마로니에는>을 포함한 EBS ‘문화사 시리즈’는 해방 후 산업화 과정에서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채 잊혀 진 우리의 대중문화사를 정리하고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금도 마로니에는>에서도 이미자, 패티김, 신중현, 신상옥, 임권택 등 60년대를 풍미한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활동 모습과 애환을 함께 다뤄 시청자들이 당시의 대중문화를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EBS의 신선하고 의미있는 시도가 계속되길 기대한다.
- 드라마 ‘단막극’ 부문
▲ KBS 드라마시티 <낙타씨의 행방불명>
연출 : 기민수 / 극본 : 이명숙
원작 :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박민규)
방송 : 2005년 5월 7일
KBS ‘드라마시티’ <낙타씨의 행방불명>은 우울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그려냈다. 주인공 정식을 둘러싼 가족들의 상황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어렵고 희망을 찾기 힘들다. 아버지는 실직하고, 어머니는 일하다 병원에 입원했으며, 누나는 사채빚에 시달리다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다. 거기다 할머니는 치매까지 앓고 있고, 집은 철거반원들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고등학생인 정식은 학교 육상선수이면서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마음의 버팀목이었던 아버지가 경마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정식에게 초라한 모습을 들켜버리고 집을 나간 이후, 정식은 생계를 위해 학교와 육상을 그만둔다. 집도 철거된다.
그러나 정식은 ‘구질구질’하고 힘겨운 현실을 비껴가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정식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의 원천은 처참한 현실에 대한 ‘인정’과 삶에 대한 ‘긍정’이다.
<낙타씨의 행방불명>은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의 고달픈 일상이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생활 속의 따뜻함과 희망의 근거들을 적극적으로 포착해 경쾌한 모습으로 풀어냄으로써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드라마의 원작 소설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박민규)를 잘 살린 각색과 이를 섬세하게 영상으로 담아 낸 연출력이 돋보였고, 건강하고 유쾌한 젊음의 모습을 호소력있게 보여준 주인공의 연기도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드라마의 주춧돌인 단막극이 ‘푸대접’받는 상황에서도 지난 1년 동안 신선하고 의미있는 단막극들이 꾸준하게 만들어졌다. <낙타씨의 행방불명>처럼 짧지만 속이 알찬 단막극들이 더욱 활발하게 만들어지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 드라마 ‘특별’ 부문
▲ MBC <떨리는 가슴>
연출 : 오경훈·고동선·신현창·이윤정·김진만·박성수 / 극본 : 김인영·정형수·박정화·홍진아·이경희·인정옥
방송 : 2005년 4월 2일 ~ 2005년 5월 8일(매주 토·일 저녁 7시 55분)
MBC <떨리는 가슴>은 우리 드라마 현실에서 흔치 않은 ‘옴니버스 연작’이라는 형식을 선보이면서 연출자와 작가가 한 팀을 이뤄 ‘따로 또 같이’ 제작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떨리는 가슴>의 ‘옴니버스 집단 제작 시스템’은 당초 <한강수 타령>의 조기 종영 이후 차기작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을 벌어야 했던 MBC측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MBC는 이 같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중량감있고 개성있는 연출자와 작가를 통해 새로운 형식을 선보임과 동시에 다양한 인물들의 내면을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이 시도는 방송 직전까지만 해도 많은 우려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각각의 다른 이야기가 그 자체로 높은 완성도를 가지면서 전체 드라마 안에 무리 없이 연결되는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새로움과 다양함을 선사하면서 매회 큰 호응을 얻었다.
<떨리는 가슴>이 보여준 사람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울림이 있는 대사들도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특히 ‘트랜스젠더’라는 성적 소수자의 삶과 아픔을 과장되지 않고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그 동안 ‘어른들의 드라마’에서 소외되거나 ‘소품’에 불과했던 어린이의 이야기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담아낸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여기에 더해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현실적인 캐릭터들과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는 드라마의 재미를 한층 높였다.
<떨리는 가슴>은 ‘급조된 기획’과 ‘땜질용’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탄생배경을 새로운 형식의 시도와 가족 구성원에 대한 색다른 접근 방식으로 극복해낸 수작으로 평가할 만하다. <떨리는 가슴>을 계기로 기존 드라마의 정형성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형식과 소재 면에서 다양하면서 따뜻한 드라마들이 많이 시도되기를 바란다.
- 연예오락프로그램 부문
▲ KBS <해피투게더 프렌즈>
연출 : 윤현준·이형진·김수아 / 진행 : 유재석·탁재훈·김아중 / 작가 : 신여진·지현숙·정선영·이정화·류정희·박미나
방송 : 매주 목요일 밤 11시 5분
많은 연예오락프로그램들이 연예인들의 사생활 폭로, 신변잡기, 말장난, 영화·음반·드라마 홍보 등으로 채워지고 있는 가운데 KBS <해피투게더 프렌즈>는 ‘사람찾기’라는 기존의 소재를 참신하게 재구성해 시청자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선사했다.
KBS <해피투게더 프렌즈>는 연예인들의 ‘어린시절 친구찾기’라는 소재를 통해 그들의 순수한 동심을 끌어내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스타’의 신변잡기 일색인 오락프로그램들이 날이 갈수록 식상함을 주는 가운데 <해피투게더 프렌즈>의 성공은 같은 연예인이 출연하더라도 새로운 소재와 접근을 통해 얼마든지 건강한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평가할 만하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미덕은 다양한 연령대의 연예인들이 출연해 반갑게 만난 친구와 함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돌아봄으로써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었다는 점이다.
<해피투게더 프렌즈>의 참신한 접근과 건강한 웃음은 지난해부터 ‘공익적 오락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시도해왔던 KBS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진 것으로 판단된다. <해피투게더 프렌즈>를 계기로 다른 오락프로그램들도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건강한 웃음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주길 기대한다.
<<2005년 올해의 나쁜 방송>>
- 드라마 부문
▲ SBS <루루공주>
연출 : 손정현 / 극본 : 권소연·이혜선
방송: 2005년 7월 27일 ~ 2005년 9월 29일(매주 수·목 밤 9시 55분)
SBS <루루공주>는 지나친 간접광고, 비현실적인 캐릭터, 최소한의 현실성조차 없는 내용 등 그 동안 지적되어온 드라마의 폐단을 모두 드러낸 드라마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방영 초기부터 제기되었던 간접광고 문제는 특정 상품을 연상하게 하는 제목부터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회사와 호텔,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그 정도가 워낙 심각해 방송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또 상류층의 러브스토리라는 ‘흥미성’ 소재에도 불구하고 설득력 없는 내용 전개와 허술한 구성 등으로 ‘최소한의 재미조차 없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비현실적 캐릭터와 식상한 드라마 공식 또한 드라마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의존적이고 비이성적인 여주인공 캐릭터는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골프장 ‘캐디’라는 특정직업에 대한 비하 발언 역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였다.
<루루공주>에 대한 시청자들의 외면은 스타와 흥행공식에만 의존한 드라마는 결코 사랑받을 수 없다는 엄중한 ‘경고’의 의미였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드라마가 스타와 제품의 홍보를 위한 ‘장(場)’으로 전락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루루공주>가 그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
- 연예오락프로그램 부문 ①
▲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상상원정대’, ‘추격남녀’, ‘Mr. 요리왕’, ‘돌아온 몰래카메라’
연출 : 권석 외 다수 / 진행 : 이경규 외 다수
방송 : 매주 일요일 오후 5시 50분
MBC의 대표적인 주말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는 올 한해 동안 정체성을 잃은 채 봄 개편부터 최근까지 7개월 동안에만 무려 15개의 코너가 등장하는 등 잦은 변경으로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방송된 대부분의 코너들은 기획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시청률이 나쁘면 폐지되는 악순환을 겪었다. 이와 함께 스타급 진행자의 겹치기 출연, 출연자들 사이의 무분별한 막말과 장난 등 그 동안 오락프로그램에서 지적되었던 문제점 또한 여전했다.
‘상상원정대’의 경우 기획의도와 관계없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놀이기구 타기에만 열중해 ‘롤러코스터 원정대’라는 핀잔을 받았으며 놀이기구를 타고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매회 반복되는 등 가학성 시비까지 불러왔다.
‘돌아온 몰래카메라’는 시청률 회복을 위해 과거의 인기코너를 재탕한 것에 불과했다. 대중들의 ‘관음증’을 자극하고, 엿보기 당하는 연예인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도 끊임없이 몰래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이 반복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결국 ‘돌아온 몰래카메라’는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방송위원회로부터 ‘출연자에 대한 가학과 인권침해’를 이유로 ‘권고조치’를 받았다.
‘추격남녀’는 첨단세트를 도입해 ‘초특급 블록버스터 게임’을 표방했지만 단 4회 방송 뒤 사라졌다. ‘서바이벌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추격자’와 ‘도망자’를 나눠 사람을 ‘사냥’하는 형식을 굳이 쓸 필요가 있는지도 의문이거니와, CCTV를 통해 출연자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한편 사로잡은 출연자를 목만 내밀 수 있는 형틀에 가두는 등 인권침해와 가학적 벌칙으로도 비판받았다.
또한 ‘Mr. 요리왕’의 경우에도 조리기구와 음식재료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 출연자들끼리 무례한 행동을 하는 등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다 곧 폐지됐다.
올 한해 방송된 <일밤>은 한마디로 ‘공익성’과 ‘오락성’ 모두를 놓쳤다고 평가된다. 또한 ‘Mr. 요리왕’과 ‘추격남녀’ 등 일부 코너는 일본 프로그램 ‘표절’ 논란에도 휩싸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스타급 진행자를 대거 투입하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저조한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하고 질 낮은 기획을 남발했다. 한편으로 ‘진호야 사랑해’처럼 “장애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리고자 한다”며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 경우도 없진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내년부터라도 <일밤>이 신선하고 내실있는 기획으로 MBC의 간판 버라이어티 오락프로그램의 ‘명성’을 되찾길 기대한다.
- 연예오락프로그램 부문 ②
▲ KBS <이홍렬, 홍은희의 여유만만>
프로듀서 : 오세영 / PD : 장현석 / 진행 : 이홍렬·홍은희
방송 :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 30분
▲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
제작 : 외주(그리고 또 프로덕션·캔디 엔터테인먼트·미디어트리·드림채널·이엑스스타·민트엔터테인먼트) / 진행 : 김승현·정은아·조형기
방송 :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 30분
우리 회는 지난 해에도 KBS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이하 <여유만만>)과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이하 <좋은 아침>)을 ‘2004년 올해의 나쁜 방송’으로 선정해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여유만만>과 <좋은 아침>은 개선은커녕 더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방송을 거듭했고 이에 우리는 지난 3월 ‘시청자와 약속 어기는 <여유만만>, 차라리 폐지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프로그램의 폐지까지 요구한 바 있다.
이처럼 지속적인 개선요구에도 아랑곳없이 이들 프로그램은 ‘자사 프로그램 홍보’, ‘연예인 신변잡기’ 등 문제로 지적받아 온 내용을 전혀 개선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회는 다시 한 번 <이홍렬, 홍은희의 여유만만>과 <좋은 아침>을 ‘올해의 나쁜 방송’으로 선정해 개선을 강력히 촉구하고자 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연예인 사생활 프로그램’으로까지 불려지게 된 이들 프로그램의 이른바 ‘스타 독점 공개’ 이면에는 불투명한 뒷거래까지 만연되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연예인들이 독점공개를 미끼로 결혼 관련 상품이나 해외여행 등을 특정업체들로부터 공짜로 ‘협찬’받고, 대신 업체들은 방송을 통해 홍보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연예인 홍보’, ‘자사 프로그램 홍보’, ‘특정 업체 홍보’ 등 지상파방송으로서 최소한의 ‘공익성’은 내팽겨친 채 ‘상업성의 도구’로 전락한 이들 프로그램은 더 이상의 존재가치를 상실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는 특히 공영방송인 KBS가 하루빨리 <여유만만>을 폐지하거나 대폭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 애초 KBS가 <여유만만>을 통해 아침 시간 주부 대상 프로그램의 변화를 시청자들에게 약속하기도 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공영방송으로서 KBS가 시청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즐거움을 제공하는 건강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MBC가 비슷한 류의 아침 주부대상 프로그램을 대폭 개선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만 하다.
SBS의 <좋은 아침> 역시 무성의한 ‘연예인 중심’의 방송에서 벗어나 여성(주부)들을 위한 알찬 내용의 정보프로그램으로 거듭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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