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대한상의 등 경제5단체가 정부에 건의한 규제개혁과제의 정책반영률이 52.3%에 달하고, 총리실 규제개혁기획단에서 30건의 덩어리규제에 대해 개선방안을 확정하는 등 부진했던 규제개혁작업이 실질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20일 ‘2005년 규제개혁 평가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경제5단체가 총 12회에 걸쳐 건의한 803건의 과제 중 420건이 정책에 반영되는 등 정부의 규제개혁 의지와 성과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최근 경제계가 건의하여 개선된 대표적인 사례는 계획관리지역(옛 준농림지)에 1만㎡(3천평)미만 공장 설립허용 조치이다. 이로써 2003년에 국토계획법이 발효되면서 중소기업들이 겪어야했던 공장설립 애로가 해소되었다. 이 외에도 아파트 발코니 확장 허용, 신탁겸영은행의 공탁의무 완화(자본금의 10% → 2.5%) 등도 정부가 경제계의 건의를 받아들인 예이다.

한편 대한상의는 총리실 규제개혁기획단에서 덩어리규제 개선작업을 하면서 경제계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규제개혁기획단은 경제계의 요구를 수용해 중소기업이 농지를 전용하여 공장을 설립할 경우의 농지조성비 면제, 골프장 인허가시 기초지자체 의회(議會)의견 청취의무 폐지, 3D업종인 물류업종에 외국인근로자 채용허용, SOC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승인기한 단축(6개월 → 3개월) 등 총 30개 덩어리규제의 개선방안을 확정했고, 기업공개·시장제도 등 24개 과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 중이다.

건교부 등 정부 각 부처별로 추진중인 개별규제 정비작업에도 경제계의 건의가 상당수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건교부는 토지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도시지역 자연녹지에 공공기관만 산업단지 지정을 요청하게 하고 민간은 할 수 없게 했던 차별적 규제를 개선했으며, 노동부는 산재요양신청서에 ‘근무중 치료’ 항목이 없어 장기 휴직요양의 빌미가 되었던 규정을 변경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영업직원이 많은 의약품도매업의 특성을 감안 중소기업 기준을 종업원 100인에서 200인 미만으로 상향조정하자는 경제계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경제계는 이처럼 정부가 경제계의 건의를 적극 수용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몇 가지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규제개혁기획단에서 규제개선방안을 발표한 후에 법령개정 등 후속조치가 신속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국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법률사항은 예외로 하더라도 시행령 등 정부內에서 개정할 수 있는 사항도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4년 9월 골프장건설을 쉽게 하기 위해 산지(山地)전용기준을 완화하겠다고 했으나 1년여가 경과한 지금까지 내부규정인 고시(告示)의 관련규정이 그대로이며, 물류시설의 투자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도시주변 자연녹지지역에 들어설 수 있는 물류시설 면적을 1만㎡에서 3만㎡까지 허용한다고 발표했으나 1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관련법령이 개정되지 않고 있다.

둘째, 실질보다 명분이 강조되면서 기업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가 신설되거나 기존규제의 개선에 소극적인 면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난개발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준농림지역의 건폐율을 40%에서 20%로 낮춘 결과 해당지역내의 기업이 추후 공장증설을 위해 유보해 놓은 부지를 활용하는 데 애로를 겪고 있다며 규제를 풀어달라는 주장이나 非상장 중소기업의 외부감사 부담(1개사당 1,100만원)을 덜어주기 위해 외감기준을 자산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조정하자는 경제계의 건의 역시 기업투명성이라는 명분에 밀려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셋째, 환경변화에 따라 관련제도가 신속히 바뀌어져야 하는데 제도개선이 늦어지면서 기업의 부담을 야기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예를 들어 2001년말부터 전자입찰제도가 시행돼 입찰수수료를 받을 필요가 없음에도 아직까지 기초지자체의 42%인 105개 단체에서 연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수입 때문에 조례 개정을 거부하고 있으며, 택배수요가 30~40%씩 늘어나고 있지만 건교부가 화물연대의 파업을 이유로 택배차량 증차를 동결해 고객불만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정부가 경제계의 규제개혁 건의를 적극 반영하고, 규제개혁기획단도 활발히 활동하는 등 그 어느때보다도 규제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앞으로 덩어리규제 개혁작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는 한편 ‘복합민원 허가전담과’를 설치하여 일선에서 기업민원을 신속·공정하게 처리해 나간다면 기업현장의 규제체감도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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