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고분벽화 모사도’ 특별 공개전 개최
고구려 고분벽화는 크게 세 시기로 나누어 살펴보는데, 이번에 공개되는 모사도는 주로 2기와 3기의 고분인 감신총, 용강대총, 성총, 통구12호, 천왕지신총, 쌍영총, 개마총, 수렵총, 진파리1호, 강서대묘, 강서중묘 등 총 11기의 집안 및 평양지역 고분 모사도로서 50여 점이 전시된다. 고구려 고분벽화 모사도는 발견 당시의 원도를 그대로 모사하였으며 우리민족의 위대한 문화유산의 하나로서, 고구려인의 삶과 정신이 아름답고 화려한 색채로 남아있다. 그 내용은 무덤 주인공의 초상과 생활모습·전투장면·종교생활·산수(山水) 등의 생활풍속도, 연꽃무늬·넝쿨무늬·불꽃무늬 등의 장식문양, 사신도(四神圖) 등으로 고구려 사람들이 지녔던 세계관과 우주관 그리고 죽음 너머의 세상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특별전 "고구려 고분벽화 모사도"는 주로 5세기와 6세기의 벽화를 다루고 있다. 먼저 5세기 무렵은 고구려가 중국의 후연, 남북조와 함께 동북아시아의 지배자로 군림하던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생활풍속과 장식무늬 등의 다양한 유형의 벽화가 그려졌고, 또한 사신도로 벽화의 주변부를 장식했다.
생활풍속과 장식무늬를 주제로 한 벽화에서는 동심원문, 왕(王)자문, 연꽃문, 구름무늬 등의 장식무늬가 주로 사용되었으며, 이 가운데 연꽃문은 5세기에 유행한 불교신앙과 관련이 깊다. 평양지역의 생활풍속계 무덤에는 생활풍속과 사신이 공존하고 있는데, 초기에는 사신이 별자리와 함께 그려지다가 차차 사신이 벽면으로 내려오고 생활풍속 장면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 시기 대표적인 고분인 쌍영총의 벽화는 앞 시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깔끔하고 세련된 필선으로 인물을 묘사하고 있어 고구려식 인물표현의 전형으로 자리 잡게 된다.
6세기 이후는 고구려가 동북아시아 문화중심으로서의 위치에 도전받는 시기이다. 이 시기 고분은 대개 뒤로 산을 등지고 앞으로 들을 내다보는 ''명당''의 기본조건을 갖춘 곳에 자리하며, 벽화는 널방만 있는 외방무덤에 사신도(四神圖)가 즐겨 그려졌다. 이때의 사신은 단순한 방위신에서 벗어나 신선신앙과 불교신앙이 혼합된 내세의 수호신으로 여겨진 듯하다. 대표적인 벽화로는 강서대묘와 강서중묘의 벽화가 있으며, 이들은 6세기 전반 남북조의 미술사조가 아닌 독창적인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신들은 아무런 배경 없이 벽면에 그려졌으면서도 그것의 강하고 선명한 필치와 채색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날아오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또한 강서대묘 북벽 현무그림의 배경이 되는 빈 벽면은 하늘세계를 나타내는 듯 아득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모사도는 현재는 훼손되어버린 고분벽화의 세부까지 묘사하여 자료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또한 우리 눈에 너무나도 익숙한 강서대묘의 사신도, 쌍영총의 무덤주인 부부도(夫婦圖) 뿐 아니라, 그동안 남한에는 거의 소개된 적이 없는 고분벽화의 모사도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우리나라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한 감상과 이해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웹사이트: http://gongju.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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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최인호 (02-2077-9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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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6일 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