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청장이 내세우고 있는 ‘경찰청장의 임기제’는 경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해주기 위한 것이지 자리보존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따라서 책임은 느끼지만 ‘임기제’를 핑계로 사퇴할 수 없다며 자리를 지키려는 허 청장의 태도는 치졸하다 못해 안스럽기까지 하다. 우리는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의 인권의식, 책임의식의 부재를 볼 때 과연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을 운운할 자격이나 있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은 고인과 유가족 뿐만 아니라 군사독재의 긴 터널을 지나 민주화와 인권 신장을 이루어낸 우리 국민 모두에게 다시금 크나 큰 상처와 고통을 안겨주었다. 혹시라도 허 청장이 이번 사건을 사과문 한 장 발표하고, 지위라인의 책임자 몇을 징계하는 수준에서 대충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분명히 오산이다. 허 청장은 자신의 자리 지키기가 경찰조직 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케 할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 허준영 경찰청장의 사퇴를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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