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환경과 생명의 눈으로 보았을 때 2005년은 어느 해 못지않게 다사다난했던 한편으로 어느 해보다 위기의식이 높았던 한 해였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지율스님의 100일 단식으로 신년벽두를 맞아 황우석 파동으로 난처한 연말을 마감하기까지 참으로 많은 갈등, 대립, 혼란이 지속되었다. 일반 환경운동 진영은 초록행동단으로 거창한 출발을 했다가 어느 때보다도 소극적으로 한 해를 마감하고 만 반면(한국환경회의 토론회 ‘2005년 환경운동 평가와 2006년 방향과 과제’, 05.12.26. 참고), 불교계는 1년 내내 원칙도 일관성도 없이 우왕좌왕해온 것이 사실이다.

불자의 시각으로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마음은 각별하다. “이게 다 아무개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주민투표가 진행된 대다수의 지역에서 압도적인 찬성률을 보인 핵폐기장 선정결과를 두고, 범국민적 열광과 그만큼의 범국민적 번뇌를 불러왔던 황우석 파동을 두고 나 아닌 누군가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지 반추해보게 된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다시 한번 불교의 가르침에 입각한 대안적 환경·생명운동의 모색이라는 화두를 붙잡게 된다. 위기의 한가운데에서 모색할 대안이 있다는 사실은 진흙 위로 피어오른 연꽃 봉오리에 다름 아닐 것이라 믿으며, 2005년 한 해 불교계에서 일어났던 환경·생명 관련사안들을 되짚어본다.

□ 선정과정

▶원칙: 불교와 환경에 모두 관련된 사항으로 대상을 제한하였다.

▶방법: ① 불교환경연대에서 후보뉴스 20개를 사전선정.
② 불교계 환경단체들과 불교계언론 환경/NGO 담당기자들에게 제안 및 발송.
③ 단체 및 언론사별로 각자가 후보뉴스 중에서 복수선택.
④ 그 결과 많이 선택된 10개를 추려 발표.


□ 10대 뉴스 (많이 선택된 순서대로)

▶1위(공동): 빈그릇운동 서약 120만명 동참 (주관: 정토회/에코붓다. 시기: 연중)
모든 선정자가 선택하였다. 불교의 발우공양 정신을 대량소비시대에 되살려 음식물 남기지 않기를 범국민적으로 실천하자는 운동이다. 정토회는 2004년 10만 서약운동을 전개하여 20만이라는 초과달성을 실현한 바 있으며, 이를 확대실시한 2005년의 100만 서약운동에서도 120만이라는 초과달성을 실현하였다. 환경운동 전체를 통틀어 2005년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위(공동):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터널 반대운동과 지율스님의 4차·5차 단식 (주관: 지율스님/천성산을 위한 시민·종교단체 연석회의. 시기: 연중)
역시 모든 선정자가 선택하였다. 2001년 4월에 시작된 지율스님의 고행과 다름없는 천성산 살리기 운동은 수많은 우여곡절과 논란을 겪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해를 넘기며 진행되었던 4차 단식(2004.10.27.~2005.2.3.)의 결과 민관 공동조사가 결정되었으나, 시행방안을 놓고 무려 7개월여의 줄다리기 끝에 조사는 8월 30일에야 시작되었다. 그러나 철도공단의 언론플레이에 항의하여 지율스님은 9월부터 5차단식을 하고 있으며 민간측 조사위원들 역시 공동조사 활동을 중단해놓고 있는 상태이다.

▶3위: 계룡산 고속철도 관통터널을 반대하는 ‘계룡산 살리기 대전·충남 범불교연대’ 발족 및 활동 (시기: 9월 20일)
KTX는 경부선뿐 아닌 호남선 구간에서도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순전히 정치적 고려에 의해 노선이 조정된 탓에 계룡산 일대가 심각히 훼손될 위험에 처해있다. 이에 충남 불교계가 모두 나서 반대운동을 벌이기에 이르렀다. 9월 20일 출범한 범불교연대는 대전·충남 지역의 60여 사찰과 대전불교사암연합회 등 20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공동대표로 갑사 주지 장곡스님(상임공동대표), 신원사 주지 지성스님, 동학사 주지 요명스님, 대전불교사암연합회장 운봉스님, 대전불교환경운동연대 대표 지철스님이 선임되는 등 말 그대로 충남 불교계가 하나 되어 계룡산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4위: 북한산 운동 관련, 봉선사·회룡사의 보상금 수령 및 전용 파문 (시기: 11월)
불교계가 앞장선 대표적인 환경현안의 하나였던 북한산 살리기 운동과 관련하여, 회룡사 및 그 본사인 봉선사가 시공업자로부터 총 20억원의 보상금을 받기로 합의하고 그 중 먼저 받은 10억원을 봉선사가 부당하게 전용한 사실이 10월 31일부터 일반 언론을 통해 크게 보도됨으로써 각계에서 지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용은 물론 보상금 수령 자체에 대한 비판도 거셌던 한편, 그보다 며칠 앞선 10월 18일에 전용된 돈을 회수하여 (가)환경사회연구소 설립기금으로 전액 출연하겠다고 공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보도가 터져 나오게 된 과정과 원인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5위(공동): 미륵산(통영) 케이블카 공사를 둘러싼 통영시·통발협 측과 조계종·환경단체 간의 갈등 (시기: 연중)
노선 구간에 용화사 소유의 토지가 포함되어있어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공사와 관련하여, 용화사의 태도변화와 이에 대한 종단의 입장을 묻는 목소리가 계속되어왔다. 이전까지 공사반대 입장을 견지해오던 용화사가 2005년부터 찬성입장으로 돌변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총무원은 토지임대 승인 불허(8.25), 통영시에 공사중지 및 원상복구 요청(10.10), 용화사를 통한 공사중지가처분신청 청구(12.21) 등을 통해 확고한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는 반면 통영시는 지금도 공사를 강행 중이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5위(공동): 불국사 불법골프연습장 조성·운영 파문 (시기: 4월 1일).
조계종 교구본사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가 불법으로 골프연습장을 조성하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문화연대에 의해 폭로되면서 엄청난 비판여론이 비등하였다. 골프연습장의 불법조성은 물론 스님들이 골프를 즐긴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비판도 대단했다. 한국에서 골프는 여전히 귀족스포츠이자 반환경시설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자 시설물은 조속히 철거되었으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드는 시간은 길 것이다.

▶7위(공동): 수목장 보급운동의 순조로운 확산과 은해사의 선구적 실시 (시기: 연중)
장묘문화의 혁신적인 해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수목장 보급운동은 2005년에 부각된 대표적인 친환경 정책대안 중 하나다. 화장이라는 장례방식이 가지는 불교 본래의 의미를 가장 왜곡하는 것이 호화납골당이요 가장 잘 살리는 것이 수목장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불교계가 양쪽 모두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북 영천 은해사의 선구적인 수목장 실시는 많은 주목을 받으며 불교계 내에서의 확산의 밑불이 되어주고 있다.

▶7위(공동):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한 불교생명윤리 상의 적절성 논란 (시기: 연중)
대개의 일반 언론이 2005년 최악의 스캔들로 꼽는 황우석 파동과 관련한 불교계의 행보는 결코 아름답지 못한 것이었다. 불교는 마땅히 황우석 개인에 대한 지지-반대가 아닌 생명공학 전반의 윤리적 정당성 문제를 심도 깊게 다루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많은 인사들이 그러하지 못했다. 불교계 환경단체들도 비록 찬성하는 곳은 아무도 없었으나 보다 적극적인 경계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자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며, 하물며 불교계 언론들의 보도태도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9위(공동): 생명평화 탁발순례단, 상반기 전남, 하반기 경북 순례 진행 (시기: 연중)
수많은 대형사안들의 밀물과 썰물 속에서도 생명평화 탁발순례단의 거북이걸음은 계속되고 있다. 애초 3년 계획으로 2004년 3월 1일 지리산 노고단에서 시작된 탁발순례의 일정은 5년 이상으로 마냥 늘어나기만 할 것 같지만, 별다른 뉴스거리가 되지 않아 소식도 접하기 쉽지 않지만, 순례단의 발걸음이 흐트러진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농사를 짓는 농군처럼 나무를 가꾸는 산지기처럼 긴 호흡을 쉬는 생명평화 탁발순례는 2006년에도 계속된다.

▶9위(공동): 월정사의 전나무숲길 비포장화 불사(시기: 5월 7일) 및 주변일대에 웰빙플라자 조성 추진.
불교계와 사찰이 앞장서서 환경파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내외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반대의 사례가 있어 신선한 화제가 되었다. 월정사~상원사 간 8km 구간의 비포장도로를 포장하려는 정부의 계획을 적극 반대하여 성과를 거둔 바 있는 월정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찰 입구 전나무숲길의 기존 포장까지 걷어내는 사업을 진행하였으며, 이와 더불어 여러 가지 친환경-웰빙사업도 계획 및 진행 중이다. 사찰이 앞장서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대안적 친환경 실천의 모범사례로 위의 은해사와 함께 월정사는 많은 주목과 호응을 받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budaeco.org

연락처

불교환경연대 정성운 02-720-1654 010-4242-6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