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표준기본계획 수립에 부치는 제언

성남--(뉴스와이어)--정부는 향후 5년간 국가차원의 표준화 활동 로드맵인 국가표준기본계획안을 내놓았다. 오랫동안 표준화 활동을 하였고 나름대로의 성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필자로서는 몇 가지 당부를 하고 싶다.

국가표준기본계획을 추진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기술표준이 적시에 잘 개발되도록 하여 국가의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 오늘날 표준은 자유무역과 시장 경쟁체제하에서 시장 성패를 좌우할 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서 국가와 기업들은 자국 또는 자사의 기술을 표준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표준전쟁’이라고 부르고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표준전쟁에서 국가나 기업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관련된 모든 자원들이 효율적이며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공청회를 통하여 발표된 국가표준기본계획안의 내용은 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공청회에서 제시된 안에는 각 부처나 각 단체에서 만든 표준에 대해 새로운 위원회나 심의회를 통하여 다시 한 번 조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서 간과해서 안되는 것이 표준의 적시개발이다. 표준은 시장과 바로 연계되는 것으로 시기를 놓치게 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위원회나 심의회의 설립을 통해 다시 한 번 표준의 내용을 조정하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산업경쟁력을 스스로가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위원회나 심의회의 설립을 통하여 정부는 국가표준이나 민간 단체표준의 ‘중복’을 해결하려고 하는 듯하나, 정부가 염려하는 표준의 ‘중복’은 현재의 시스템으로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여진다. 정부는 정부대로 민간단체는 민간단체대로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하는 잘 짜여진 투명한 절차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절차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이며, 새롭게 무엇을 설립하여 표준을 관리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표준제정에는 비교적 몇 년간의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장창출을 위한 적시의 표준개발을 위하여 신속하게 표준을 제정하기 위한 노력이, 국제표준화기구, 국가, 민간단체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실제로도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ISO, IEC, ITU 등 국제표준화 기구의 표준제정절차 단순화, 국가표준에서 민간 단체표준 인용 등이 그러한 예이다.

최근에 우리의 기술로 국제표준화에 성공한 WiBro와 지상파DMB의 경우를 보자. 민간의 단체에서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집약하여 표준을 만들고, 이를 국제표준화에 반영하고 있으며, 필요한 부분은 국가표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 과정 중간에 새로운 조정을 받는다고 해보자. 시간이 생명인 국제표준화의 장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기회를 박탈하게 되는 것이다.

국가표준기본계획을 마련함에 있어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민간 표준화 활동의 활성화이다. 특히, 최근에는 표준과 관련하여 미국 등 선진국의 통상압력이 가해지고 있어서 어느 때보다 시장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체계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각 국은 표준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민간 단체의 표준화활동을 활성화하고 단체표준의 이용을 촉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유럽의 GSM, 미국의 CDMA 우리나라의 WiBro와 지상파DMB 등은 민간의 표준화활동을 국가차원의 표준화로 연계시킨 좋은 예이다.

민간의 단체표준이 세계적인 표준이 되고,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의 수요와 기술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표준의 실 수요자 즉 제조업체, 서비스업자 그리고 이용자 중심의 표준을 제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국가의 산업정책이 어우러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판단된다.

이상에서 언급하였듯이 국가표준기본계획은 국가의 산업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정부의 산업정책, 기술개발, 표준개발 등이 효율적으로 연계되는 체계가 확립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글로벌 마켓이 보편화되어 가는 가운데 국내 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다.

그 어느 때보다 표준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는 만큼 국가표준기본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정부는 표준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국가 경제의 주요 지표가 될 국가표준화의 대계를 보다 신중하게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박재하(한국 ITU 연구위원회)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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