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복지를 외치는 정부의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다. 정부가 국민들을 위한다거나 복지를 확충한다는 명목으로 쓸 수 있는 재원이란 결국 국민들의 주머니로부터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남의 돈 가지고 본인들이 생색을 내는 꼴이지만, 이 진실은 그렇게도 오랜 세월동안 감추어져 왔고, 앞으로도 상당기간은 그럴 것이다. 아직도 여전히 ‘나라가 도움을 주느니’ ‘정부가 지원을 했느니’ 하는 말들을 하고 또 듣는다. 분명한 것은 나라나 정부는 나눠 줄 것이 한 푼도 없다. 나라나 정부가 나눠주는 것은 결국 세금과 사회보장기여금을 납부하는 국민들이 나눠주는 것이다. 나라나 정부는 그 중개역할만 할 뿐이다.
대통령은 이번 신년연설에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빈곤층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데 세금을 올리지 않기 위해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는 발언을 했다. ‘어쩔 수 없이 세금을 더 걷는 것’이라는 말처럼 들린다. 과연 그럴까? 지난해인 2005년 8월 25일 KBS의 ‘참여정부 2년6개월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제가 성공한 나라라고 지적한 나라는 국민부담률이 50%를 넘어가는 나라들인데 우리나라는 25%이고 조세부담률은 19%”라며 “국민부담률 중에서도 조세부담률이 높을수록 건강하고 좋은 것인데 이것은 좀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과 이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더 많이 걷어야 ‘좋은 세상’, ‘성공한 나라’가 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세금을 더 걷으려고 한다는 말이다. 이는 매우 커다란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작은 정부’로의 개혁이 추진되고 있는 시점에 우리는 거꾸로 ‘큰 정부’로 가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과 정부는 ‘큰 정부’가 건강하고 성공한 나라라는 환상을 갖고 있다. 큰 정부에서 지출이 늘어 재정이 악화되고 조세부담률이 늘어 성장이 저하되는 악순환에 빠지는 복지병에 걸린 서유럽 국가들의 전철을 되풀이하고자 하는 것이다. 과중한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사람들은 근로의욕이 저하되고,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의타심에 빠져 경제와 사회가 전체적으로 무기력해지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무기력증에 빠진 경제와 사회는 양극화를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시킨다. 이는 참여정부 들어 여러 부문에서 더욱 벌어진 격차에서도 이미 확인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의 핵심은 ‘미래에 대한 책임’이다. 책임과 관련하여 라인강의 기적을 일군 에르하르트 전 독일 수상은 국민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저는 여러분들이 이렇게 말해 주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나는 내 자신의 노력에 기초하여 내가 내 자신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나는 내 자신의 운명의 책임자이고자 한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생활을 가능한 한 국가의 손에 맡기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국가에 의한 사회복지정책이 과도해진 국가는 ‘계급이 없는, 그러나 혼이 없는 기계화된 사회’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우리는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들의 운명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하고, 생활의 좀 더 많은 부분을 국가의 손에 맡기라고 하는 것은 아닌가.
자기 삶에 대한 책임은 본인 스스로가 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것은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어 국민들 각자가 직업을 갖고 생업을 스스로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노동시장 등 경제 각 부문의 유연성을 제고시키고 기업의 투자의욕을 고취시켜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권혁철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자유기업원 개요
자유기업원은 시장경제와 자유주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입니다. 이를 위해 CFE 리포트와 CFE 뷰포인트 등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연구 보고서와 칼럼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시장경제강좌 등 각종 교육 사업을 시행 중입니다. 더불어 자유주의 시장경제 인터넷방송국 프리넷 뉴스(www.fntv.kr)를 개국했습니다. 이밖에도 모니터 활동, 해외 네트워크 구축, 자유주의 NGO 연대, 이메일 뉴스레터, 출판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cfe.org
연락처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권혁철 박사 02-3774-5006
자유기업원 홍보팀 박양균 02-3774-5020 이메일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