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배우 ‘스테이션 에이전트’의 피터 딩클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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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진진
2006-01-19 15:15
서울--(뉴스와이어)--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흔히 난장이라고 불리우는 왜소증 환자들에 대한 보도를 했다. 주변의 시선과 편견이 싫어 사회와 담을 쌓고 눈에 띄지 않으려 하는 그들도 이제는 "키가 작은게 나쁜건 아니다" 라고 말한다. 이렇게 왜소증 환자 중 최초로 가수 데뷔를 한 나용희씨를 비롯해 지난해 개봉한 영화 <사랑해, 말순씨>의 다운증후군 배우 강민휘씨 등 평범하진 않지만 누구보다 큰 열정을 갖고 활동하는 장애우들이 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선댄스영화제 3개부문 수상작<스테이션 에이전트>는 그 동안 헐리우드 영화에서 양념거리로만 등장했던 난장이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을 모두 뒤로하고 조용하게 혼자 살아가려는 난장이 핀이 수다쟁이 청년 조와 아들을 잃은 슬픔에 빠져있는 화가 올리비아와 친구가 되어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린다. 의자에 앉으면 두 발이 땅에 닿지 않아 박스를 딛고 있는 핀의 옆자리에 앉아 은근슬쩍 자신의 발을 올려놓는 조의 모습부터 이 영화는 작은 체구의 핀을 특별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의 옆집에 살고 있는 친구의 느낌을 갖게 한다.

주인공 핀 역할을 맡은 피터 딩클라지는 영화에서처럼 실제로도 어렸을 때부터 왜소증 환자가 겪는 주변의 편견과 차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했다.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왜소증을 앓은 딩클라지는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어머니가 임신했을 때 발전소 옆을 지나갔던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유쾌한 사람으로 변했다.

연기를 시작한 후 톰 디칠로 감독의 <망각의 삶>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후 팀 로빈스와 패트리샤 아퀘트의 상대역으로 출연한<휴먼 네이쳐> 등으로 경력으로 쌓아가고 있었지만 헐리우드 상업영화에서 딩클라지는 그저 '사용'되는 배우였을 뿐이다. 그러던 중 <스테이션 에이전트>를 구상하고 있었던 감독 톰 맥카시를 만나게 되면서 감독은 딩클라지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써갔고 딩클라지는 이 작품을 통해 단지 왜소증 출연자가 아닌 연기력을 갖춘 카리스마 있는 배우로 대중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스테이션 에이전트>는 배우 출신 감독의 연출력과 훌륭한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 배우들 덕분에 2003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을 비롯하여 각본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나 같은 신체조건을 가진 사람들의 배역은 종종 평면적이다. 덜 떨어지거나 아니면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것처럼 완전히 지혜로운 역할을 준다. 성(性)적이거나 낭만적인 면은커녕 인간적인 약점도 전혀 없다. 그런 면에서 톰 맥카시 감독이 만들어 낸 인물은 굉장히 맘에 들었고, 나의 연기가 그런 부분을 잘 보여줬으면 한다. 이 역할에는 로맨스와 낭만적인 감정이 들어 있고, 화도 내는 인물이다. 약점이 있다는 말이다. 단지 신체조건 때문에 들어오는 역할은 싫다. 그보다는 인물에 몰입할 수 있는 역할을 좋아한다. 몸으로 하는 쇼는 관심 없지만, 결국 얼마나 자주 키에 대한 사실을 관객에게 주입시키고 계속 환기시켜 주느냐에 따른 문제이다. 이를 피해가는 것이 바로 <스테이션 에이전트>의 장점이다."

- <스테이션 에이전트> 피터 딩클라지 인터뷰 중

친구와 함께하는 휴식 같은 영화 <스테이션 에이전트>는 1월 27일 하이퍼텍 나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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