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신흥 시장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1980년대에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을‘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지목하면서 시작된 신흥 시장에대한 관심은 BRICs, CHINDIA 등으로 이어지더니 최근에는 Next-11 등 다양한 명칭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유망 신흥 시장은 시대에 따라, 또는 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기존의 외국 투자기관이나 언론 등에서 지목한 신흥 국가군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는 또 하나의 유망 신흥 시장이 있으니, 카스피해 연안 3국(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이 바로 그들이다.

신흥 유망 국가로서 카스피해 연안국에 대한 대부분의 기존 분석들은 이 지역의 자원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자원 개발로 인한 경제성장의 혜택이 지금 소비시장에서 가시화 되고 있다는 점은 간과되고 있다. 때문에 여기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자원 개발 시장으로서의 매력이 아닌 소비 시장으로서 이 지역이 가진 매력, 특히 이미 구매력이 갖추어져있어 바로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점에 대해 조명하고자 한다.

카스피해 연안 3국에 주목해야 하는 3가지 이유

지리적으로 중앙 아시아(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및 카프카즈(아제르바이잔)로 분류되는 이 세 나라는 몇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선 카스피해를 끼고 있는구소련 독립국으로 1991년 구소련 붕괴 후 10여 년간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은 나라들이다. 종교적으로는 이슬람권 국가이며 각 국 고유의 언어가 있지만기본적으로 러시아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한 지역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원유와 천연 가스 개발을 통해 최근 불과 몇 년 사이에 경제난을 극복하며 급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Next-11, 오일 머니로 무장한 중동 국가, 콜롬비아와 같은 중남미의 자원 부국 등 자원 개발로 최근 경제가살아나고 있는 나라들은 꽤 많다. 하지만 카스피해 연안3국이 지닌 다른 신흥 국가들과의 차별성은 무엇일까?

● 신흥 시장 중 최고의 성장세 지속 국가
첫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고성장세이다. 카스피해 연안 3국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4.1%의 고성장을 기록했고 또 2006-2010년 10.3%, 2011-2015년 7.2%의 고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원유와 천연 가스 개발이 진행될수록 그성장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성장세는 BRICs 국가들을 능가할 뿐 아니라 전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아프리카자원 부국인 앙골라도 유사한 고성장세가 기대되긴 하지만 카스피해 연안 3국 수준에는 못 미친다.

● 자원 개발 혜택이 가시화되고 있는 준비된 유망 소비시장
둘째, 카스피해 연안 3국은 준비된 유망 소비 시장이다. 잠재적 측면이 강조되는 미래형 시장이 아닌 지금 이미급성장하고 있는, 구매력이 눈에 보이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유망 신흥 시장이라고 지목 받는 상당수의 국가들은 아직 미성숙 시장인 반면, 카스피해 연안 3국 시장은이미 구매력이 나타나고 있는 곳이라는 차이가 있다. 자원 개발을 통한 차세대 유망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국가들은 이제 자원 탐사가 시작되는 단계이다. 하지만 이들 3국은 구소련 시절 정부 정책에 따라 자원탐사가 이미 완료된 곳이다. 때문에 고유가가 시작됨과 동시에 자원 개발을 서둘러 이제는 자원 개발로 인한 금전적 혜택이 시장에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큰 변화가 없던 세나라의 수입 규모가 최근 들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또한 향후 증가세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스피해 연안 3국의 구매력은 Next-11, 일부 아프리카 자원 부국 등을 압도할 뿐 아니라 BRICs 국가와도 견줄 만 하다. 구매력 기준 1인당GDP를 볼 때, 이들 3국은 웬만한 Next-11 국가들 보다높을 뿐 아니라 BRICs와 CHINDIA의 한 축을 이루고있는 인도보다도 높다.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은 중국을 능가하는 상태이며, 카스피해 연안 3국 중 선두주자인 카자흐스탄은 브라질 구매력 수준을 내년에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될 정도이다. 현재 예상대로라면 5년 후 카스피해 연안국 3국들의 구매력 기준 1인당GDP는 최소 2배 이상 성장하여 10,000달러 수준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 외국기업의 발길이 닿지 않은 처녀지
셋째, 이 지역은 다른 신흥 유망 시장에 비해 시장 선점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자원 개발에 관해서는 세계 메이저 자원 개발 업체들이 이미 자리를 잡았지만 소비 시장 측면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곳이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구매력이 급성장한 곳이라 이 지역까지 아직 관심이 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스피해 3국 중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카자흐스탄에는 터키와 중국의 손길이 서서히 밀려들고 있다. 중국은 조악한 소비재를 중심으로, 또 터키는 러시아에서 히트를 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곳에서도 대형 할인점 Ramstor를 중심으로 카자흐스탄의 소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 외에 아직은 마땅히 내세울만한 외국 업계의‘큰 손’도 없고, 또 현지 업계로부터의 막강한 경쟁도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의 사정은 더 그렇다. 게다가 CIS(독립국가연합, 12개 구소련 공화국)지역에는 한국 기업, 한국 제품에 대한 높은 호감이 있어 우리 기업들이 시장 공략을 하기에는 더더욱 좋은 여건이라 할 수 있다.

리스크와 한계

그렇다고 카스피해 연안국 시장이 핑크 빛 전망만을 갖고 있는 곳은 아니다. 많은 유망성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역시 적잖은 리스크와 한계들이 있다. 우선 장기적 차원에서의 시장성 문제이다. 기본적으로 이 지역은 인구가 그리 많지 않다. 세 나라 인구를다 합쳐도 3천만 명 내외이다. 때문에 지금부터 약 10여년 정도의 급격한 시장 팽창기에는 매우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오지만 그 이후의 시장성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원 개발 이외의 다른 뚜렷한 산업 기반이 없어 향후 제조업 기지로 활용될 가능성 또한 그리크지 않다. 때문에 향후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을 좌지우지할 규모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국가들이라는 한계가 있다.

둘째, 저개발 국가들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는 높은국가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다. 또 이들 세 나라는 모두 독재 국가라는 한계도 있다.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15년 장기 집권 중이며, 아제르바이잔은 선거의 형식을 빌었지만 전대통령의 아들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중앙 아시아의 북한이라 불리기도 하는 투르크메니스탄은 종신제 대통령제 국가이다. 일반적인국가 발전 단계의 예를 볼 때 국가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 정치 민주화 요구는 거세진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는 기본적으로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나라라 할 수 밖에 없다.

셋째, 열악한 비즈니스 환경이다. 높은 정치적 리스크와 함께 투명성, 경제 자유도, FDI Confidence 등 의지표상에서도 이들 국가들은 낮은 점수에 머물고 있다. 물론 이런 각종 지표들은 정치, 경제가 발전하면서 점차개선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그 발전 과정에서 야기될많은 혼란들을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유망 진출 분야는 가전, 건축자재, 기계류, 플랜트 수출 및 인프라 사업

구소련이라는 지붕 아래서 유사한 제도와 환경을 공유하며, 매우 유사한 소비 시장 성장 패턴을 갖고 있는 카스피해 연안 3국에서 주목해야 할 공통적 분야는 전자제품, 건설 시장, 건축 자재, 기계류 등이라 할 수 있다. 카스피해 연안 3국 중 가장 경제 발전 단계가 높은카자흐스탄은 알마티에서 아스타나로 수도를 이전한 후주택 건설뿐 아니라 신도시 개발, 도로 건설, 통신 사업이 확장 일로이다. 주택 건설 사업과 함께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장비에 대한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다. 한국의 동일토건이 3,000가구 규모의 대형 주상복합 건물을 건설 중에 있고, 또 고급 휴대폰 및 고급 디지털 가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한국 가전 업체들의 연 매출도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불의 나라라는 뜻의 아제르바이잔은 카자흐스탄에비해 아직 시장 규모가 작긴 하지만 성장 속도는 카자흐스탄을 능가한다. 원유 생산과 송유관 사업을 통해 들어오는 연 200억 달러 이상의 뭉칫돈은 주인을 못 찾아 갈팡질팡하고 있지만 이 곳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100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현지 상류층의 소비 수요와 쏟아지는 건설 관련 수요만 집중 공략해도 적지 않은 매출이 가능한 곳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곳이다.

아제르바이잔 시장 공략과 관련해 더욱 희망적인 것은 올해가 양국 정부간 교류 활성화의 원년이 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작년 11월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아제르바이잔 측에서 올해 서울에 대사관 개설을 약속했고, 또 정상회담 개최도 먼저 제안을 하였다. 이에 대해한국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을 한국으로 초청한다는 뜻을 전달한 상태이며, 이와 관련한 양국 정부의 고위급 교환 방문이 올해에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때문에 이러한 정부 교류의 큰 물결을 적극 활용한다면 의외로 우리기업들의 현지 진출이 용이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 아시아의 북한이라 불릴 정도의 폐쇄적 독재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은 국가 경제 정책 및 목표가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국가가 주택, 의료, 교육 등을 무상으로제공하며 국민들의 기본 생활을 보장한다는 구소련식 사회주의 체제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그 목적이 순수한 의미의 분배 정책이라기 보다는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폐쇄적 독재 국가인 이 곳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은 감지되고 있다.

풍부한 천연 가스의 수출 확대를 위한 가스 파이프 건설과 2개 밖에 없는 낡은 정유 시설의개선 등을 통해 에너지 자원을 활용한산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가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외국 업체들을 받아 들이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 시작했다. 아직은 외국과의 교류가 부족한 폐쇄국가라 사업 진행에 있어 많은 애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급성장하는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감수할 수 있는부분이라 보여진다. 하지만 현지의 사정을 감안한 해결책을 그들과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비즈니스가 더욱 확장될 공산도 충분하다.

중단기적 유망 소비시장이라는 차원에서 접근

앞에서 언급했듯, 이 지역 시장이 세계 경제 지도에서큰 영향력을 미치는 거대 시장으로 팽창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적잖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도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카스피해 연안국의 매력을 지금현재 급팽창 중인 소비 시장에서 찾는다면 위에 언급한리스크와 한계점들은 충분히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자원 개발, 생산 거점화 등과 같은 장기적 투자 관점이아닌 중단기적 차원의 유망 수출 시장이라고 생각하면문제는 더욱 간단해 질 것이다. 구소련이라는 공통 분모로 인해 러시아나 중앙 아시아 나라들과 접촉했던 경험이 있는 기업이라면 더더욱 쉽게 접근할 수도 있다.

구매력이 뒷받침되는 당장 활용 가능한 시장이라는 점에서, 경쟁국들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또 한국 업체들의 국가 마케팅이 잘 되어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는 충분하다. 자원 개발 사업으로 생긴 열매에 우리도 관심을 높일 때이다......LG경제연구원 오영일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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