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소비 평준화에 대응하라’
사실, 많은 기업들이 소비 양극화 현상에 주목해서 자사의 상품을 고급화하거나,반대로 저가 승부를 위해 원가 절감에 모든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소비가 양극화되는 것은사실인가. 거시적 관점에서 개인 및 가계 소비의 총량만을 본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미시적 관점에서 상품 단위로 본다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자동차는 여전히 중형 승용차가 가장잘 팔리고 있다. 또, SUV는 개성을 추구하는 고소득층과 유지비를 중요시하는 저소득층 모두에게 인기가 있다.
노트북 컴퓨터도 중저가 제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돈이 많은 사람도 초고가 제품을 잘 사지 않고 저소득층도 데스크탑과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노트북을 더 많이 사는 경향을 보인다.
백화점과 재래 시장은 정체나 위축 상태고, 할인점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할인점은 중급 이상의 상품을 취급하는 경향이 강해, 농산물 등은 재래 시장보다 단가가 높은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도 할인점을 즐겨 찾는다. 또, 고소득층들도 최고급 슈퍼마켓보다 대중적인 할인점을 가는 경향이 강하다. 한때 성장세를 예측했던 고급 슈퍼마켓이나 유기농 전문점도 예상만큼의 위상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개별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 함수는 그리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를 결정하는 데는 가처분소득뿐만 아니라, 제품이나 서비스가 개인에 주는 의미, 개인별 소비 비중 차이와 같은 복잡한 요인들이 개입된다.
예를 들어, 고소득층은 단순히 무난한편의성 때문에 중형 승용차를 구입하는 데 비해 저소득층은 위신 때문에 중형 승용차를 구입하기도 한다. 구매의 이유는 다르지만 똑 같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또, 고소득층은 주차가 편리해서 할인점에 가는데 비해, 저소득층은 푸드코트에서의 외식을 겸해 할인점에 가기도 한다. 역시동기는 다르지만 행동은 동일한 방향으로나타난다.
한편, 노트북 컴퓨터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고가 제품과 저가 제품의 차이가크게 줄어들고 있다. 그 결과 고소득층이 저가 노트북을 구입하는 경우가 흔해졌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인해 서로 다른 수준의 소득을 가진 사람들의 소비가 같은 제품이나 서비스로 수렴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소비 평준화라고도 볼 수 있는 이런 현상은 기업에게 시장을 보는 복합적인 시각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한 경제 논리가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에 대한 깊은 고려가 필요하다. 그에 앞서 선입견에서 벗어나 다양한 각도로 현상을 보고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함은 물론이다....LG경제연구원 김재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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