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도 양극화되고 있다

서울--(뉴스와이어)--최근 한국 경제와 사회 현상 전반을 설명하는데 있어 화두가 되고 있는 키워드 중의 하나는‘양극화’가 아닌가 싶다.

2005년 실물 경제 성적표를 살펴 보면, 매출과 이익 등 주요한 경영 지표에 있어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불황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격차,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경영 성과의 차이도 증가하고 있다. 경제 양극화 현상은 기업 간격차를 심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직장인 개인의 처우에 있어서도 차이를드러나게 한다. 사회 구조의 양극화가 직장인들 간에 어떠한 격차를 낳게 하는지 알아보고, 직장인 개인 입장에서 고려할 수 있는 대응책을 살펴 보자.

직장인 양극화 현상

기업 내부에서도 성과주의가 강화됨에 따라 성과와 능력 등에 따라 인사 처우 격차가 심화되는 직장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대기업에 같이 입사한 동기라 하더라도 소속 부서의 성과, 개인의 업무 평가 결과에 따라서 연봉에 커다란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직장인들도 시장 원리가 작동되는 조직에서 선배,동료, 심지어 후배들과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지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직장인 양극화현상은 고용, 임금, 경력, 인력 구조 등 인사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 고용의 양극화 - 취업난 속의 행복한 인재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인재에 대한 기업의 수요는 늘고 있는 반면, 중간 수준의 능력과 기술을가진 인재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감소하였다. 한국노동연구원의 고용 현황 조사(2005년)에 따르면, 고소득 일자리와 저소득 일자리가 증가하였지만 중간 수준의 소득을 누릴 수 있는 일자리는 줄어 들었다. 1993년부터 2000년까지 일자리(고용) 증감 추이가 소득 하위 20%의 경우 약 62만 개, 소득 상위 20%는 약 57만 개 증가한 반면, 소득 중간층20%는 약 27만 개 감소하였다.

2000년부터 2004년 사이에는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소득 하위 20%와 상위 20%가 각각 약31만 개, 37만 개 증가한 반면, 소득 중간층20%는 약 2만 4천 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30세 미만 연령대의 일자리 양극화는 더욱 심화된 현상을 보이고 있다. 1993년부터 2000년까지 소득 하위 20%와 상위 20%의청년층 일자리는 증가한 반면, 소득 중간층 20%에서 감소된 일자리의 약 90%가 청년층의 일자리였다.

청년층 일자리 양극화 현상은 취업 준비생과 기업 모집 활동의 변화를 가져왔다. 일자리가 줄어든 중간 수준의 인재들은 취업 재수생이 되거나 소득이 낮더라도 일단 취업하는데 만족할 수 밖에 없다. 과거에 기피하던 하위직 모집에 대학 졸업자들이 지원하기도 한다.

한편 일선 채용담당자들은 여러 회사에 중복 합격한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직장인이 채되기도 전부터 양극화로 인한 경쟁을 경험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 임금의 양극화 - 부자 직원 VS 가난한 직원
IMF 경제 위기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제를 버리고 성과 평가 결과에 따른 연봉제, 성과배분제를 도입하였다. 노동부의 연봉제, 성과배분제 도입 현황에 대한 조사(2005년) 결과를 보면, 2000년 23%의 기업이 도입했던 성과 차등 연봉제는 2005년 현재 절반에 가까운 48.4%가 도입하고 있다. 기업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추가 지급하는 성과배분제 도입 비율도 같은 기간 20%에서 32%로 증가하였다. 특히, 5,0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약 80%가 연봉제를 도입하였고 약70%가 성과배분제를 시행하였다. 연봉제 도입기업의 약 20%는 성과가 낮을 경우, 연봉을 삭감하는 제도를 구축하기도 하였다. 이는 성과에 따른 평가 보상이 우리 기업에게도 대세로 정착되었음을 의미한다.

연봉제와 성과배분제 도입은 동일 직급의동료 간에도 임금 차이를 발생하게함으로써 직장 생활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에 직장인들은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더욱 좋은 품질의 성과를창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 평균 수준의 성과를 내고, 복지부동 하는 자세가 지혜로운 직장인의 행동 규범으로 회자되곤 하였다. 그러나 더 많이 노력하고 성과를 낸 인재에 대한차등 보상이 확산됨으로써, 성과를 내지 못하는 구성원들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점점 축소되었다. 성과주의가 도입되어 기업의 체질 변화가 강화될수록 직장인들 간의 임금 양극화는 심화된다. 이젠 한 직장에서 같은 선후배 간이라 하더라도 성과 평가와 직무에 따라 연봉 수준이 뒤바뀌는 상황을 종종 볼 수 있게 되었다.

● 경력의 양극화 - 대접받는 스타 직장인
최근 인터넷 인사 관리 전문 업체인 인사전략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사 담당자 10명 중 8명이‘핵심 인재가 이탈할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응답했다.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핵심 인재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핵심 인재를 특별히 우대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핵심 인재 관리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 국내외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육성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승계 계획(SuccessionPlan)을 사전에 수립하여 좋은 경력 경로를 밟아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정부도‘인적자원개발기본계획(2006년)’을 통해 차세대 성장 동력 분야에 1만명의 핵심 인재를 육성하고‘두뇌한국21(2006년)’을 통해 2만 명의 우수 연구 인력을 육성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하였다. 사기업, 공기업, 정부등 조직 형태를 막론하고 핵심 인재의 선발, 육성이 절대절명의 과제가 되었다. 핵심 인재에 대한 처우가 파격적으로 좋아지는 반면, 역량과 성과가 낮은 인력에 대한 육성 기회는 감소하고 있다. 핵심 인재는 선발할 때만 인정 받는 것이 아니라,연봉과 교육 기회 등 각종 처우 면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 스타 직장인이 되고 있다.

● 인력 구조의 양극화 - 절구통 구조
한국 사회는 1980년대‘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로 대변되는 인구 억제정책의 기억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근로자 고령화 현황 조사(2005년)에 따르면, 1980년 28.8세에 불과하던 근로자평균 연령이 2004년 이미 37.5세를 기록하였고, 2020년에는 43.9세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980년 15.8%에 불과하던 40세 이상 근로자 비중이 2004년에는 39.4%로 급상승하였고 60.6%이던 20세 이하 근로자비중은 27.5%로 급격하게 하락하였다. 특히, 생산직 근로자 평균 연령이 27.1세에서 41세로타 직종에 비해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일본 기업의 50대 이상 근로자가26.2%, 20대 이하가 25.2%에 이르러 절구형 또는 기둥형 인력 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기업도 이와 유사한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급격한 인력 구조의 양극화 현상은 조직 역량 측면에서 손실이 우려된다. 부서 내에 선배 직원과 신세대 직원 사이에 기술 격차가 지나치게크게 되면, 가르치기도 배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되고 만다. 명장이 쌓은 기술은 숙련 직원 만이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조직의 중간 허리가 약해지게 되면 노하우를 유지 발전시키는데 있어 애로를 겪을 수 밖에 없다. 또한, 구성원들 간의 세대차이로 인해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이 감소하고 조직이 활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지식을 계승발전시키고 생기를 불어 넣기 위한 인력 구조의 양극화 해소가 당면 과제이다.

직장인 양극화의 원인

직장인 양극화는 일차적으로 노동 시장 구조의 양극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최근 노동부 임금구조기본통계(2005년)의 소득 분포 양극화 추세를살펴 보면, 소득 분포 상위 10%와 하위 10%간의 격차가 1998년(100%)를기준으로 꾸준히 증가해서 2004년에는 약 160%를 넘어섰다. 또한 소득 점유율 측면에서 소득 하위 20%가 1994년8.9%에서 2004년 7.8%로 감소한 반면, 상위20%는 36.4%에서 39.7%로 오히려 증가하였다. 임금 격차는 기업 규모, 산업별, 직업별, 고용 형태 등의 구조적 차이에 따라 심화되었다.

최근 정부는 근로 소득의 사회 계층간 양극화 현상이 거시적인 사회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인 정책적 처방을 고민하고 있다. 양극화의 원인으로 사회 구조적 환경도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직장인 입장에서는 개인의역량, 성과, 연령, 성별 등과 같은 변수들의 영향이 오히려 피부에 와 닿는다. 획기적인 기술 변화로 인해 전문 지식에 기반한 고소득 직무와 직업이 증가하고 중간 수준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성과와 능력을 중시하는기업 인사 전략의 변화로 인해 고성과자에 대한처우는 급격히 개선되었다. 반면, 중간 수준의 성과를 내는 근로자들은 고용 조정 압력으로 인해 조기 퇴직하거나 아웃소싱 등 다양한 고용 형태로 대체되고 있다. 고령화, 여성의 사회 진출확대, 외국인 고용 증가 등으로 인해상대적으로 능력 대비 임금이 낮은직원의 비중이 증가한 것도 원인이다. 이러한 변화는 IMF 경제 위기 이후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체질 변화 노력을 추진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 결과 직장인들의 연령, 성, 학력, 고용 형태뿐만 아니라 성과, 역량 등 개인의 성과주의 요인에 따라 처우를차등하는 제도가 강화되었다. 기업들의 생존을위한 변화가 직장인 양극화 현상을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들이여, 양극화에 대비하라!

향후에도 균등 분배 체계를 벗어나 내부 시장 경쟁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적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직장 내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예측된다. 앞으로 직장인들은 양극화된 근무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개인의 역량 강화와 성과 극대화노력을배가하여경쟁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 조직의 성과 목표를 나의 목표로 삼아라!
기업이 추구하는 성과주의는 경영상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한 조직 구성원에게 차등하여 더많은 보상을 한다는‘성과 차등 보상(Pay for performance)’원칙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잭 웰치 회장과함께 GE의 혁신을 주도했던 래리보시디는‘좋은 전략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조직 구성원이 기업 목표를 실행하는데 집중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주장하였다.

그는기울어가는 얼라이드시그널(Allied Signal)의 경영 회생이라는 중책을 맡은 후 최우선 과제로 조직 구성원이 회사의 전략 방향과 성과에 집중하여 실행할 수 있도록 독려하였다. 또한 이에 부응하는 직원들에게 높은 보상책을 제시하였다. 기업이 높은 경영 성과를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인이 회사로부터 더 나은 처우와 기회를 바란다면 회사의 경영 목표를 실행하는데 혼신의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자기만의 블루오션을 개척하라!
채용 전문 기업 코리아리크루트가 직장인 7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 생활중 가장 힘든 점으로‘업무 능력과 전문성 개발’을 1위로 꼽았다. 직장인들이 동일한 능력을 개발하여 경쟁할수록 직장은 레드오션화 된다. 핵심 인재는 전문성과 함께 대체 가능성이 중요한 기준이다. 남들이 쉽게 가지기 어려운 차별화된 역량을 보유한 인재가 핵심 인재로서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

최근 기업 전략에서 남이 쉽게 모방하기 힘든 자기만의 핵심 역량으로 경쟁을 극복할 수 있다는 블루오션 개념이 유행하고 있다. 직장 내에서도 양극화로 인한 경쟁이 과열 될수록 자기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 맞춤형 경력 개발 기회를 포착하라!
GE의 경우 활성화 커브(Vitalization Curve)라는인재관리 프로그램이 있다. 성과와 역량 수준에 따라 조직 내 구성원들의 분포도를 작성하고 이를 통해 인재 배치, 육성 및 처우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는 제도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구성원 중 하위 10%에 대해서는 무조건 퇴출한다고 오해하고 있다. 실제 GE에서는하위10%를 능력은 있지만 직무 배치가 적절하지 않은 인재로 판단하고, 우선 내부에서 다른 직무,타 사업부로의 전환배치를 적극 검토한다. 사외 퇴직은 최후의 마지노선으로 고려하고 퇴직하게 되더라도 전직 지원(Outplacement) 프로그램을 통해 적절한 경력 개발 목표수립을 지원한다. 재활성화(Revitalization) 정책은 직원 입장에서도 궁합이 맞는 새로운 조직, 적성에 맞는 직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생의 기회가 되고 있다.

계구우후(鷄口牛後)라는 말이 있다. 닭의 부리가 될지언정 소의 꼬리는 되지 말라. 즉 큰 집단의 말석보다 작은 집단의 우두머리가 낫다는 뜻이다. 우선 직장 내부를 중심으로 항상 새로운 경력 개발의 기회를 주시하고 도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직장인 양극화 시대를 맞이하여, 직장인들은열심히 노력해서 상위 10%에 들 것이냐 아니면 하위 10%로 추락할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이제 직장인들도 내부 경쟁에 적극 대응하고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남과 다른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LG경제연구원 천성현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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