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궁중연례악 ‘봉황이여 오라’ 제작
이번 무대는 조선전기의 「악학궤범(樂學軌範)」(1493)을 바탕으로 한 <봉래의>와 조선후기 「정재무도홀기(呈才舞圖笏記)」(1893)에 따른 <봉래의>의 400년간의 기록을 동시에 아우르는 공연예술의 새로운 모범을 제시하는 공연이다. 연례악과 함께 무대예술로 재구성하여 시·가·무(詩·歌·舞)가 합일하는 악(樂)을 실현하고, 궁중복식과 궁중음식까지 어우러져 총체적인 궁중의 공감각적 세계가 무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예악사상을 구현하고자 했던 조선시대의 문화정신을 돌아보고, 이를 재창조함으로써 21세기에 전통문화의 르네상스를 구가하고자 하는 국립국악원의 오랜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졌다. 이는 올바른 전통을 후세에 전달하고 그 역사성과 시대성을 함께 공유하며 天·地·人이 화해하는 예악사상의 근본을 전달하는 소중한 무대가 될 것이다.
<종묘제례악>과 더불어 조선왕조 공연예술의 양대 산맥이자 자부심인 <봉래의>가 국립국악원 무대에서 연례악으로 되살아난다
<봉래의(鳳來儀)>는 「정재무도홀기」(1893)에는 첫 번째 레퍼토리로 소개되어 있으며, 「악학궤범」(1493)에는 후대에 <종묘제례악>으로 채택된 <보태평>과 <정대업>에 이어 수록되어 있다. <종묘제례악>이 죽은 이의 제사를 위한 것이라면, <봉래의>는 산 자를 위한 축제라 할 것이다. 그만큼 <봉래의>는 <종묘제례악>과 더불어 왕조의 자부심을 높이고, 권위를 세우기 위한 대표적인 상징적 존재로 인식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고종대에 300년만에 이루어진 <봉래의> 재현작업은 대한제국 선포와 더불어 조선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국가를 준비하기 위한 개혁 작업의 암시였을 것이다. 이같은 자주적 정신은 전통문화의 정통성 및 다양성 확보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목표를 가시화 하고자 하는 국립국악원의 일련의 작업들과 맥을 같이 한다.
조선왕조 500년을 관통하는 <봉래의(鳳來儀)> 무대화
대한제국의 자주적인 의지를 강조하고, 새로운 시대를 한다는 측면에서 황제의 칭호를 사용하고, 그 격에 맞도록 복식, 의물 등을 재구성한다.
첫 잔(1작)을 올릴 때 연행되는 <여민락>과 과 둘째 잔(2작)을 올릴 때 연행되는 <치화평>은 조선 최고의 악서(예술서)인 「악학궤범」(1493) 무도(舞圖)의 형식에 기초하여, 조선 건국의 힘찬 기상을 표현한다. 단지, 조선전기의 음악이 온전히 현재까지 전하지 않는 관계로 아쉽지만 현재 연주되는 곡조에 <용비어천가> 가사를 실어 노래한다.
한문가사(海東六龍飛~)를 가진 <여민락>은 고대중국과 조선의 치적을 대비시켜 칭송하고 있는 기존의 <용비어천가> 형식에서 탈피하여, 조선의 역사에 해당하는 악장(가사)을 발췌·재구성하여 도드리 가락에 얹어 노래한다.
한글가사(해동육룡)를 노래하는 <치화평>은 1작의 <여민락>에 비하여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데, 타령 가락에 얹어 한결 가벼운 느낌을 준다.
셋째 잔(3작)을 올릴 때 한글가사를 노래하는 <취풍형>은 조선후기 정재를 집대성한 「정재무도홀기」(1893)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조선후기에는 당시 연주되던 음악(가곡)으로 대체하여 시대성을 반영하고 있어, 조선전기의 작품과 뚜렷이 구별된다.
이어 황제와 더불어 만백성이 대보름을 즐기는 <봉비황무> 장면은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성군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궁중무용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춤사위를 도입하여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시(詩)와 가무(歌舞)가 합일하는 완성된 악(樂)의 구현
<봉래의>에서 부르는 <용비어천가>는 세종대(1445년) 권제, 정인지, 안지 등이 지은 것이다. 조선의 창업을 찬양하고, 국가의 평안과 국운의 번영을 바라는 시가(詩歌)의 내용은 「세종실록악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가(儒家)에서는 난세를 극복하고 치세를 이루고자 하는 오랜 소망에서 예악을 주장해 왔다. 따라서 시를 읊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시가무합일: 詩歌舞合一)이 악(樂)으로서, 마음을 다스리는 수단으로 작용한 것이다.
본 공연의 큰 의미는 <봉래의>에서 부르던 <용비어천가>의 가사를 무용수들이 직접 노래함으로써 비로소 시(詩)·가(歌)·무(舞)가 합일하는 완성된 악(樂)의 구현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樂(봉래의) = 詩(용비어천가) + 歌舞(여민락, 치화평, 취풍형)
<봉래의>에 담긴 봉황, 의물, 악기 이야기
<봉래의>는 시절이 태평하면 출현한다는 봉황이 날아온 것을 기뻐하는 것이다. 봉황은 용, 기린 등과 같은 고대의 상상의 동물인데, 군자가 천자의 지위에 오르면 나타난다는 상상의 새로, 봉황이 날면 모든 새가 그 뒤를 따른다고 한다. <봉래의>도 여러 새를 상징하는 의물인 봉선, 작선, 미선 등이 등장한다.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고 한 고사로 미루어 죽간자의 대나무 가지 끝에 수정 구슬을 달아서 대나무 열매를 상징하며 보다 구체화 시키고 있다.
<봉래의> 정재(궁중무용)에는 월금, 당비파, 향비파, 향피리, 대금, 장고 등이 배열되어 연주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매우 특이한 형식을 띠고 있는 가히 조선왕조의 대표적 공연물로 치살릴만하다. 이중 ‘월금’은 「삼재도회」에서 그 형태는 달과 같고, 그 소리는 금과 같아서 월금이라 한다고 했다. ‘비파’는 대체로 몸통에 달을 상징하는 문양이 대칭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월금과 비파는 달을 상징하는 악기라 할 수 있어 대보름 행사에 적격이다.
「악서」에 비파의 속이 비고 겉이 찬 것은 하늘과 땅을 상징하고, 복판이 둥글고 목이 곧은 음과 양을 뜻하고, 괘의 수가 12인 것은 12율에 짝지은 것이고, 4현은 4계절을 의미하고, 그 길이가 3자 5치인 것은 3재(天·地·人)와 5행을 본뜬 것이라 했다.
일 시 : 2006년 2월 11일(토)~12일(일) 오후 5시 * 시연회/ 2.10(금) 오후 3시
장 소 : 국립국악원 예악당
내 용 : <용비어천가>를 노래한 조선왕조 자부심 <봉래의>의 내용이 상세히 기록된 조선전기의 「악학궤범」과 조선후기의 「정재무도홀기」를 토대로 무대화한 시·가·무(詩·歌·舞) 합일과 의례 일체의 새로운 개념의 공연예술.
출 연 : 국립국악원 정악단, 무용단 및 객원 130여명 ·주 최 : 국립국악원, (사)국악진흥회
후 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료 : S석 2만원, A석 1만원, B석 8천원(24세 이하, 경로 및 동반보호자 1인, 장애인 및 동반보호자 2인, 일반 20인 이상 단체는 20% 할인)
문 의 : 580-3300
웹사이트: http://www.ncktp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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