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11일 호치민시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이 지역 동포들과의 간담회는 한민족의 정을 나누는 따뜻한 감동과 박수의 한마당이었다.

허종 호치민시 한인회장을 비롯한 200여 한인동포들의 박수 속에 입장한 노 대통령은 그 동안 해외순방 과정에서 느낀 동포들의 각별한 조국사랑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지난 9월 하순 러시아를 다녀오면서 느낀 소회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러시아 한인들은) 곡절과 파란이 많았고 열악한 조건에서도 모질게 살아온 분들이 많았다"며 "그 지역에서는 상당한 지위를 일구고 살고 있었지만 고국이 그냥 그리워 고국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봤다"고 소개했다. "그래서 제가 가면 고향을 본 듯이 얼굴만 봐도 감동을 받곤 하더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무겁고 한편으로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으며 인도, 하노이, 그리고 이곳 호치민까지 오게 됐다"며 노 대통령은 '감동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노 대통령은 러시아에 이어 이번 인도, 베트남 순방기간 중에도 손님대접을 잘 받았고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서는 주최국인 베트남이 의전절차 등에서 한국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등 각별히 대우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것은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잘 하고 있어서"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세계 여러 나라들의 이 같은 대우가 모두 대한민국의 '밑천'인 우리 국민들이 일궈낸 결과이고 그래서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베트남이나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대한민국의 발전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그 때마다 (우리의 성장 동력은)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이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성공요인은 '국민'이라며 "우리의 부모세대들이 교육을 성공전략으로 삼아 논 팔고, 밭 팔고 교육시켜 그 결과가 지금의 성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맺음말에서도 "우리 동포들의 활동 자체가 그 나라와의 관계이고 한국의 국력"이라며 "해외에서 정부 보호의 울타리가 빈약하지만 스스로 노력하고 개척하고 성공해 정말 고맙다"고 거듭 감사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해외에서 뿌리내리고 있는 우리 기업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제기되는 산업공동화 우려에 대해서는 "여기(해외)에 왔기에 원단도 가져오고 기술도 가져오고 디자인도 한국에서 하고 그래서 한국기업도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 노 대통령의 호치민시 동포간담회 인사말

여러분 반갑습니다. (교민들 '반갑습니다'라며 답례)

오늘 생각보다 분위기가 산다. 그렇죠? (웃음) 허종 호치민 지역 한인회장이 인사말씀을 하도 거창하게 잘 해줘 덤덤하게 생각하고 왔다가 가슴이 뭉클해진다. 어떤 분들은 눈을 껌뻑껌뻑 하시는데, 저보다 더 가슴이 찡하신 것 같다.

러시아를 다녀왔다. 그 전에 미국도, 일본도 갔지만 러시아를 다녀오면서 마음이 각별했다. 곡절이 많고 파란이 많은 열악한 조건에서 모질게 살아온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는 상당한 지위를 일구고 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고국이 그냥 그리워 고국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봤다.

뉴스가 있다지만 고국 소식이 원활치 못해 그리워하고 제가 가면 고향을 본 듯이 얼굴만 봐도 감동을 받곤 하더라. 저도 진지해지면서 한편으로는 무겁고 한편으로는 감동받으며 그렇게 대화하고 왔다. 그렇게 인도, 하노이 그리고 호치민까지 왔다.

여기 동포들은 그래도 한국과 교류가 잦고 역사적으로 파란이나 곡절보다는 진취적 개척이나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나오신 분들이 많아 대통령을 만나도 시큰둥할 줄 알았다. 그래도 열악한 조건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 대통령을 보고, (제가) 인사라도 하면 힘내실 것 같아 여러분들을 뵙자고 했다.(박수) 여러분들이 오시면서 '바쁜데 뭐 할려고 오라카노' 하면서도 '대통령이 보자는데 안 올 수도 없고…'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허 회장이 하도 감동적인 인사말을 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서 '그렇겠구나' 하는 공감이 된다.

8박 9일 간 (인도·ASEM·베트남) 일정을 했더니 오늘 오후에는 완전히 녹초가 됐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긴장을 했다. 기후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말도 한 다리 건너 하고….(웃음) 말을 하려고 하면 통역부터 찾아봐야 하고, 그 다음에 말을 하려면 긴장이 빠져버리고….

여러분들이 목표와 꿈을 가지고 호치민에 살지만 어려움이 좀 많겠나. 허 회장님이 그런 뜻을 담아 인사를 했고 건배제의에도 그런 뜻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여러분들을 보자고 한 것은 잘 했다 싶다. 맞습니까? (박수)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제가 대접 잘 받는다. 러시아 가서도 그랬다. '칙사 대접'이라는 말이 있는데, 제가 칙사보다는 좀 높은 것 같고, 하여튼 '손님 대접'을 잘 받았다. 인도에서도 그랬다. 아셈회의에서는 유럽의 많은 정상들이 제게 말 걸기를 좋아했다. 대화하기를 좋아했다. 이곳 베트남에서도 대접 잘 받고 있다. 여러 정상들이 왔지만 시간이나 의전절차를 교섭해보니 베트남 정부가 한국 손님을 중요하게 다루고, 여러 가지를 우선적으로 배려해 각별한 대우하고 있다는 외교장관의 보고를 받았다. 이것이 제가 잘나서 그랬겠나. 대한민국이 잘하고 있어서 여러 나라들이 그런 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참으로 기쁘고 국민들이 자랑스럽다. 이게 모두 우리 국민들이 해낸 결과다. 대한민국에 밑천이 뭐 있겠나. 바로 그 밑천은 우리 국민들이다.

베트남 지도자들이 제게 "대한민국이 그렇게 발전한 원동력이 뭐냐"고 묻더라. 유럽연합(EU)의 대표도 그렇게 물었다. 제가 경제학자나 전문가는 아니지만 (우리의 성장동력은) 사람이고 특히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이라고 대답했다. 한번 해보자고 각오하는 사람들인데다, 그런 사람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능력도 뛰어나 여기까지 왔다. 우리 부모세대들이 교육을 성공의 전략으로 삼아 논 팔고 밭 팔고 교육시켜 그 결과가 (지금의) 성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자유로운 시장 및 경쟁의 시장이 있고 중화학 개발정책을 국가적 전략으로 삼아 성공했다. 그러나 국가전략은 세 번째 요인이다. 첫째 요인은 국민이다. 같은 정책이라도 다른 나라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한국이기에 성공한 정책이 많다. 그래서 전문가들도 기이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민들은 열정이 있고, 능력이 있다. 우리 국민들이 자랑스럽다.

정부 보호의 울타리가 빈약하지만 해외에서 스스로 노력해 개척하고 성공해 정말 고맙다. 같은 국민인데도 해외에서 보면 느낌이 좀 다르다. 국내서는 제게 박수 잘 안치지만 ….(웃음) 해외에서는 눈빛이 따뜻하고 박수를 열심히 쳐준다.(박수)


■ 호치민시 동포 간담회 맺음말

정말 감사하다. 저도 정말 힘이 난다. 열심히 하겠다. 베트남은 한국에 대해 아주 우호적인 나라다. 둘째, 베트남은 좀 되는 나라인 것 같다. 한국이 성공한 것은 사람 덕분인데, 여기서도 와 닿는 느낌이 다르다. 베트남은 국민들이 뭔가를 할 수 있는 나라다. 셋째, 베트남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다. 아세안이 점차 커져가고 있는데, 이런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열어 가는데 있어서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여러분들이 베트남에 와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여러분들의 활동 자체가 한·베트남 관계이고 한국의 국력이다.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해 달라. 정부로서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

중국에서 현대를 찾았고 인도에서는 LG전자를, 여기서는 삼성비나와 한솔비나를 방문했다. 러시아에서는 그곳의 대표적 상품 중에서 한국 상품이 1등을 하는 것이 적지 않았다. 우리의 핸드폰, 자동차 등이 1, 2등을 하고 있었다. 인도에서도 또 그랬다. 베트남에서도 또 그렇게 되고 있다. 그러면서 은근히 걱정되는 것이 있다. '너무 (우리) 상품을 많이 팔면 불안감, 경계심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됐다. 장사만 하고 돈만 챙기고 가는 것 아니냐 하고. 걱정이 돼서 물어봤다. 인도 LG전자 공장에서 한국 사람은 10여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인도 직원들이었다. 오늘 가본 곳도 베트남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건물 하나를 짓더라도 단단하게 지었고, 직원들을 대우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걱정을 했는데 쓸 데 없는 걱정이었다.

한국 국내에서 기업이 해외로 나가서 산업공동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오늘 한국 기업에서 그렇게 해도 괜찮겠느냐고 물어봤더니 한국에 그냥 있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더라. 여기에 왔기에 원단도 가져오고 기술도 가져오고 디자인도 한국에서 하고 그래서 한국 기업도 살아남는다고 하더라. 나왔기 때문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해외 이전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산업 공동화가 이뤄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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