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인권위,최종길 교수 사건 국가배상승소판결에 대한 논평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문제되는 상황에서 국가권력이 저지른 반인권적 범죄의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시효주장을 배척하고 배상판결을 한 고등법원의 전향적인 판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이번 판결이전 법원은 시효의 소멸로 인해 유족들에게 청구권이 없다고 판단하여, 두차례에 걸쳐 강제조정을 결정하였다. 그러나 오늘, 재판부는 당시 중앙정보부의 치밀한 사건 조작·은폐로 인해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이하 의문사위)가 2002년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이전에는 유족들은 사건의 진상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청구권을 행사 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하며 원고승소 판결을 한 것이다. 법원은 또 의문사위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중앙정보부와 같은 거대 국가조직이 조직적으로 진실을 은폐하여, 국가권력에 의한 피해자를 오히려 국가에 대한 범죄자로 만든 사건임이 분명한데 국가가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강조하며 "우리나라 최초의 의문사사건으로서 30년 동안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던 최종길 교수 사망사건의 사실관계가 법원 판결에 의해 확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길 교수 사건의 판결은 진정한 과거사청산으로 가는 커다란 첫걸음이다. 최종길 교수사건이나 얼마전 재심이 결정된 '인혁당 사건'과 같은 국가권력에 의한 직간접적인 살인은 물론, 수많은 조작·의문 사건들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수십년간 겪은 고통과 한은 무엇으로도 치유될 수 없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그 사건이 민주화운동과 관련이 있던 없던, 그동안 국가권력이 저지른 모든 범죄에 대해 그 피해자들에게 국가 스스로 사죄하고, 명예회복과 배상을 해야 할 것이다. 또, 국가권력에 의한 반인권적 범죄에 대한 시효배제법안의 입법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동안 최종길 교수의 유족들을 외롭고도 끈질긴 싸움을 해왔다. 물론 최교수의 옛 동료들과 제자들, 그리고 시민인권단체들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였지만, 유족들의 한결같은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상액을 장학금과 인권연구를 위해 출연하겠다는 유족들의 결정에 고개가 숙여진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확인하게 해 준 유족들과 변호인단, 관계자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남은 수많은 사건들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온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기를 바란다.
2006년 2월 14일
천주교인권위원회
웹사이트: http://www.cathrights.or.kr
연락처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 02-777-0641, 016-706-8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