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의원논평-보수양당 시장개방 피해자를 지원할 의지가 진정 있는가?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무역조정지원제도가, 자유무역정책을 성사시키기 위한 정치적·단기적 수단이 아닌, 사전 피해예방과 생산요소의 원활한 이전을 실현할 수 있는 장기적·포괄적 제도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 “무역조정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으나 보수 양당이 그 취지를 전혀 수용하지 않고 정치적 입법을 감행하고 있다.
산자위안은 무역조정지원 “대상자”가 없다
산자위안이 입법된다면 무역조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나 노동자가 몇이나 있을 것인가 의문이 된다. 법안에 따르면 ①특정 FTA가 체결되었고, ②그 체결국으로부터 수입이 증가하게 되며, ③그 수입증가가 주된 원인이 되어 피해(생산감소, 실업 등)가 발생하여야 무역조정지원 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가 경기변동, 산업구조조정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FTA가 “주된 원인”이 되어 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초기 이러한 엄격한 요건을 적용하여 어느 누구도 무역조정지원 대상자 자격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요건을 다시 완화한 바 있다. 산자위안이 이러한 미국 초기요건을 답습하는 것은 무역조정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에 불과한 것이다.
산자위안은 무역조정“지원”이 없다
산자위안은 위의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 대해 “정보제공, 융자지원, 상담지원 등”을 제공하고, 노동자에게는 “취업정보제공, 취업상담, 전직지원 등”을 제공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이미 존재하는 고용보험법 혹은 중소기업진흥및제품구매촉진법 등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혜택에 불과하다. 실상 산자위안의 의미는 기업과 노동자에게 각 각 1000만원과 200만원 상당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한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까다로운 요건을 겨우 통과한 후,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지원이 없다면 누가 지원신청을 할지 의문이다. 이는 상담제공으로 정치적 책임을 면피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산자위안은 FTA 체결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없다
산자위안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거나 노동자가 실직한 경우 지원을 제공한다. 그러나 기업이 이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면 이미 회생불능을 의미하며, 이 상태에서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서 예산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무역조정지원은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개시하고, 개별 기업이나 노동자 개인보다는 산업, 지역 등 보다 집단적인 관점에서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산자위안은 발생한 피해에 대한 사후적이고 개별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고 있으며 FTA 등에 따라 예상되는 광범위한 피해에 대한 사전대책이 아닌 사후수습책에 불과한 근시안적 철학에 기반하고 있을 뿐이다.
정치권은 조만간 체결이 예상되는 DDA, 한미FTA 등에 대한 대비책이 무엇인가 자문하여야 한다. 또다시 협정 체결에 임박하여 “DDA 체결에 따른 무역조정지원법” 혹은 “FTA에 따른 서비스업의 무역조정지원법” 등 사후 대책입법을 서둘러 마련할 것인가?
무역조정지원제도는 크게 두가지 기능을 한다. 그 하나는 무역자유화에 기인한 산업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고 사회경제적 양극화를 완화하는 경제사회적 기능이며 다른 하나는 경제주체간 정치적 타협을 가능하게 하는 정치적 기능이다. 정치권이 심상정의원이 대표발의한 “무역조정지원법”을 수용하였다면 무역조정지원의 양대 기능을 모두 충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산자위안으로는 향후 한미FTA, DDA 등 각종 무역자유화 정책에 따라 발생할 사회적 갈등이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보수 양당은 심상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무역조정지원법”의 취지와 의미를 각성하고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무역피해대책 법안을 입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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