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으로 얼룩진 그 시절의 사랑...김하인을 만나다
-전작 <사랑의 기원> 후 1년만의 책입니다. 최근 근황은?
-어느덧 양양에 자리 잡은 지 10년이 되고 있습니다. 낮에는 상원 폐교에 여자 친구가 만들어 놓은 도예실 겸 작은 도서관인 ‘핸드 메이드’에서 지내고, 밤에는 인근에 있는 자택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순수의 시대>의 집필을 다 끝낸 후 지금은 <사랑, 이렇게 하세요>(가제)라는 책을 집필중입니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에세이집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순수의 시대>는 전작들과 어떤 차별점이 있습니까?
-제 소설의 영원한 테마라고 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이전 소설들이 사랑 자체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순수의 시대>는 사회와 시대적 배경에서 따로 떼어낼 수 없는 주인공들의 아픔을 사랑의 언어로 이야기합니다.
-수년 전 한창 붐을 일으켰던 80년대 민주화운동의 시절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뒤늦게 80년대를 돌아보는 이유는?
-80년대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채로 남는 시절입니다. 80년대 민주화운동 시절, 연애를 한다는 것은 사치에 가까웠습니다. 연인끼리 팔짱을 끼고 다니는 것이 부르조아라고 불리울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그러한 엄숙한 사회적 분위기, 저항의 분위기가 역설적으로 사랑을 더 아름답게 만듭니다. 80년대라고 하는 시대적 배경의 날줄과 사랑이라는 씨줄이 엮어내는 어울림을 통해 다시 한 번 사랑의 의미를 짚어보고 싶었습니다.
-감성·서정 소설의 대표작가라는 독자로부터의 인정과는 달리 문단에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소설가라는 직업은 환경미화원, 축구선수 같은 다른 직업과 별반 다를 것 없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감성 소설을 쓴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감성 소설을 써야하는 것이고, 또 누군가는 문단의 총애를 받는 정통 소설을 쓰는 것입니다. 저로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풍부한 감성으로 감성적이며 서정적인 사랑에 관한 소설을 쓰는 것일 뿐입니다. 사랑은 언제나 유효합니다. 단지 당대에 맞는 코드를 통해 변화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인 재석은 소위 운동권 학생이고, 대의를 위해 분신을 시도합니다. <순수의 시대>를 통해 궁극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궁금합니다.
-재석과 같이 민주화를 위해 모든 것을 받쳤던 세대가 있었기에 현재 우리 사회가 유지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민족과 국가에 대한 사명은 누가 뭐래도 숭고한 것입니다. 하지만 희연이 그러했던 것처럼 사랑으로서 시대의 아픔을 아우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사랑을 통해서 대를 이어가는 것이 의미 없는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재석의 사랑보다 더 크고 더 거대한 에너지를 가진 것이 바로 희연의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수의 시대>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특수교사가 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 시각장애인 희연이 우연히 형사들의 추적을 피하던 운동권 학생 재석을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정치적 억압과 사회적 부조리가 만연하던 그 시절, 사랑이란 얼마나 사치스러웠던가. 실제로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사랑의 언어로 <순수의 시대>를 조망한다. <순수의 시대>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점자책으로도 발간되어 한국점자도서관에 기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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