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노무현 대통령은 14일 "망각하지도 않고 보복하지도 않는 역사 정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런 노력이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쉬라이버 전 유니온신학대학원 총장 등 해외민주인사 2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다과회에서 "보복은 않더라도 과거의 역사적 진실을 밝혀놓고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자료가 되고 귀감이 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과거사라고 하니까 모든 사람의 과거를 들춰 결함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모든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질문은 정확하지 않다"며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과거 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인권 침해,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권력에 의해 진실이 밝혀지지 못했고, 보상받을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의 권력에 의한 부당한 침해를 밝혀내는 일"이라며 "모든 국민의 과거의 잘못을 같은 선상에 놓고 얘기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과거사 진상 규명의 '국가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임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국가는 법에 의해 국민의 행동과 자유를 규제하고,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요구하는 막강한 권능을 갖고 있다. 더구나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은 도덕의 최정점에 있고, 국가의 최고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그래서 국가의 도덕성과 신뢰를 회복할 때 국가가 국민에게 규율을 강제하고 의무를 요구할 수 있으며, 억울한 사람의 명예, 신원(伸寃), 억압받은 사람의 신원에 대해 국가의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국민 모두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금 정부 조직 안에 인권침해를 감시하는 옴부즈맨 기구가 설치돼 있고, 시민사회 단체에서 인권활동을 아직 하고 있지만, 70∼80년 암흑기와 같은 시기에 자기 생사를 걸고 위험스러운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이제 일선 인권운동에서 한발 물러서서 과거 역사를 정리하는 단계로 성숙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다과회에는 79년 뉴욕타임스에 한국인권상황을 고발하는 기고를 했던 도날드 쉬라이버(Dr. Donald Shriver) 전 유니온신학대학원 총장, 서울대 영문과 교수와 평화봉사단으로 활동하면서 5년여동안 동아자유언론수호운동을 지원했던 에드워드 베이커(Dr. Edward Baker) 하버드대학 엔칭연구소 수석프로그램 담당자, 아시아지 인권지원 활동을 펴고 있는 김인식 미국장로교 총회 세계선교부 아시아 총무 등 해외민주인사 20여명이 참석했다.


■ 노무현 대통령 인사말 요지

여러분 반갑다. 대단한 기쁨과 보람이 가득한 마음으로 여러분을 환영한다.

지난날 여러분들이 보편적 인권과 한국사회 민주주의를 위해 기울여준 노고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사람들은 선한 목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지만 당장의 결과로 나오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한국은 여러분의 노력이 좋은 결실로 나타난 경우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사회 여러 분야에서 불평등이 있고 또 조직속에서의 지배 복종문제 등 인권의 침해 가능성이 있고, 그래서 끊임없이 우리도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 적어도 한국에서 적나라하게, 정치권력에 의한 무자비한 인권탄압은 없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지금 한국에서 정부 조직 안에 인권침해를 감시하는 옴부즈맨 기구가 설치되어 있고, 일반 시민사회단체에서 인권활동을 아직도 하고 있지만, 70~80년 그 암흑기와 같은 시기에 자기 생사를 걸고 그렇게 위험스러운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이제 일선 인권운동에서 한발 물러서서 과거 역사를 정리하는 단계로 성숙되어 있다.

여러분들과 국내 많은 용기있는 사람들이 박해와 위험을 무릅쓰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한 결과이다.

요즘은 옛날 독재정권을 돕거나 독재정권 편에 서서 인권탄압과 독재에 방관하던 단체들도 거의 아무런 제약없이 민주적 권리와 인권을 한껏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권을 맡은 사람의 처지에서는 그 사람들의 자유를 제한했으면 하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국민에게 물어봤더니 괘씸하더라도 그런 자유를 허용하라고 해서 그렇게 하고 있지만 역사가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이라는 것이 자유와 인권을 위한 운동이라는 것이 부당한 재제를 배제하는 것까지 유효하고, 그것을 보상받는 것까지는 유효한 사상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을 절제하고 수용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고 인권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모두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보복은 않더라도 과거의 역사적 진실을 밝혀놓고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자료가 되고 귀감이 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과거사 진상 규명작업을 하고 있다.

과거사라고 하니까 모든 사람의 과거를 들춰 결함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모든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 질문은 정확하지 않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과거 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인권 침해, 자유에 대한 침해다. 또 권력에 의해 진실이 밝혀지지 못했고, 또 억압받은 사람들이 보상받을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의 권력에 의한 부당한 침해를 밝혀내는 일이다.

모든 국민의 과거의 잘못을 같은 선상에 놓고 얘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또 하나의 관점은 아직 국가는 국가의 가치를 내세워서 법을 만들고 그 법에 의해 국민의 행동과 자유를 규제하고,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요구하는 막강한 권능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은 도덕의 최정점에 있고, 국가의 최고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국가의 도덕성과 신뢰를 확보할 때 국가가 국민에게 규율을 강제하고 의무를 요구할 수 있다. 억울한 사람의 명예, 신원(伸寃), 억압받은 사람의 신원에 대해 국가의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국민 모두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것은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갈등이 있는 문제다. 이런 과정에 여러분들이 내일 과거사 청산과 민주화 토론회에 참여하여 좋은 말씀을 해주시리라 생각한다. 이것이 국민에게 과거사 청산을 일깨워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여러분은 한국의 올바른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기여하려고 온 것이다.

지나고 보니까 따지고 보면 세월이 많이 흘렀다. 여러분이 어렵게 일할 때 저는 참여하지 않았다. 저는 대중적으로 운동이 폭발한 80년대에 뒤늦게 참여했는데, 제가 대통령이 될 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다.

그러고 보면 여러분들은 평생을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바쳐 오신 분들인데 제가 말이 많았다. 여러분 얘기를 들어야 되는데, 여러분을 뵈니까 감격해서 너무 많은 얘기를 한 것 같다. 여러분이 바쁘지 않으면 뒷시간을 늘여서라도 여러분 얘기를 많이 듣겠다.

웹사이트: http://www.presiden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