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크백 마운틴’ 앤 해서웨이의 파격적인 연기변신
<프린세스 다이어리>로 하루아침에 전세계의 공주님이 되어버린 앤 해서웨이, 바비인형 뺨치는 이목구비와 늘씬한 몸매 때문에 진지한 연기자보다는 예쁘장한 하이틴 스타로만 인식되던 그녀는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배우로서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시나리오에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직접 원작소설이 실린 애니 프루의 단편집을 찾아 읽어볼 정도로 열의를 보였던 그녀는 이미 아이돌 스타에서 한 걸음 나아갈 준비를 갖추고 신중하게 출연작을 검토하고 있었던 것. 앤 해서웨이는 <브로크백 마운틴>의 시나리오를 읽고 가슴이 미어지는 진정한 러브스토리를 만났다는 기쁨에 이 영화를 결코 놓칠 수 없다는 결심을 했다고 고백했다.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앤 해서웨이는 잭(제이크 질렌할)의 마음을 한순간에 빼앗아버린 텍사스 최고의 미녀, 로린 뉴섬을 연기한다. 길에서 지나쳐도 돌아볼 만큼 빼어난 외모, 바람처럼 말을 몰아가는 야무지고 날렵한 로데오 솜씨, 텍사스 최고의 부자 아버지를 둔 탓에 모든 사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여성이다. 로데오 경기장에서 떨어뜨린 모자를 챙겨준 부드러운 미소의 주인공 잭이 거친 황소를 다루는 야성미까지 갖춘 것에 반한 그녀는 한번의 망설임도 없이 거침없이 그에게 몸과 마음을 허락하지만, 어느 순간 그의 마음은 늘 어딘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로린은 떠나간 사람의 마음을 잡으려 안달하고 절망하기보다는 적당한 쾌활함으로 위장한 채, 일에 매달려 하루 종일 계산기와 씨름하면서 아버지의 사업을 돕는 보다 냉정한 사람이 되어간다. 앤 해서웨이는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아가씨가 점차 사무적이고 돈밖에 모르는 사업가로 변신하는 과정을 인상적으로 연기해냈다. 그녀가 연기한 로린은 사랑받기를 원했지만, 사랑을 얻지 못한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잘 보여준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자유롭지 못한 삶이 어떠한 것인지, 그런 삶에 누군가를 들여놓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준다. 극중의 에니스는 어떤 사람에게도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심지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선뜻감정을 드러내지 못한다
- 앤 해서웨이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해 논하는 앤 해서웨이는 홍보성 코멘트가 대답의 전부인 인형 같은 배우가 아니라,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에 도달해 있는 진정한 연기자의 태도를 보여준다. 그녀는 촬영하는 동안 썼던 가발을 벗고나서도 캐릭터에서 금방 헤어나오지 못하고, 독특한 억양도 쉽게 떨쳐버리지 못했다고 말할 만큼 자신이 맡은 역할에 푹 빠져있었다. 러브씬에서의 노출연기에 대해서도 “영화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든 벗을 준비가 되어있다”며 당찬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안 감독은 그녀의 연기를 칭찬하면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에니스와 통화를 하는 그녀의 연기에서 잭의 죽음의 진실을 알 수 있을 거라고 넌지시 힌트를 주기도 한다.
그녀는 굉장히 훌륭하게 연기를 이끌어 갔다. 내가 본 여배우들 중 가장 믿을만한 연기라고 할 수 있다. 에니스에게 전화로 말하는 씬에서 그녀는 정말 완벽하게 분노를, 깊은 원한을, 상실감을, 가슴아픔을 그 순간에 잡아냈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가 말하는 것이 진실이 아닌 거짓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안 감독
워낙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캐릭터로 굳어진 이미지 떄문에 다소 피해를 입기도 한다는 앤 해서웨이! 그러나 그녀는 특유의 쾌활함으로 사람들이 영화 속 캐릭터와 자신을 혼동하는 것조차 칭찬으로 여긴다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캄보디아에서 구호활동을 펼쳐 화제를 모았으며, 앞으로도 국제자선단체들과 함께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배우로서의 욕심도 특별하지만, 공인으로서의 책임감도 특별한 그녀에게서 진정한 스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안젤리나 졸리가 기회를 주었을 때, 비로소 이 일이 제가 오랫동안 원했던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물론 저는 그 전에도 국내 자선단체들과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첫번째 국제적인 일이었고 그 일이 저를 완전히 사로잡았습니다. 졸리는 저를 그 프로젝트에 끼워주면서 제게 놀라운 선물을 준 셈입니다.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주었으니까요. 그때 22살이었어요. 지금 제가 입고 있는 재킷을 돈으로 바꾸면 20명의 캄보디아 가족들이 한달에 먹고 살 수 있는 돈이 되요. 확실히 전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어요. 제 삶에 있어서 굉장히 놀라운 관점이 생긴 거죠. 제 남은 생을 선물로 느끼게 되었어요. 제 삶은 굉장한 가능성과 잠재력으로 가득차게 되었죠.
- 앤 해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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