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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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2006-03-15 09:01
서울--(뉴스와이어)--2006년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공연이 3월 25일 윤진철의 <보성소리 적벽가>를 시작으로 12월 30일 송순섭의 <박봉술제 흥보가>까지 모두 7회의 소리마당으로 새롭게 펼쳐진다. 1985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21년째 끊이지 않고 이어 오는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공연은 이제 국립극장을 대표하는 상설 전통무대일 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판소리 공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는 모두 7회의 완창 무대가 선보인다. 3월의 윤진철, 5월의 김수연, 6월의 정순임, 8월 심야 공연 안숙선, 10월 이일주, 11월 유수정, 12월 제야 공연 송순섭 등 4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우리 시대 최고의 명창들이 <적벽가>에서 <흥보가>까지 판소리 5바탕을 모두 들려준다.

판소리 완창(完唱)은 특별한 수련과 공력을 요구하는 작업이므로 옛 명창들도 함부로 도전할 수 없어서 부르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또 시대별로도 1930년대엔‘쑥대머리’나‘추월만정’과 같은 토막소리가 유행이었고, 1940~50년대엔 국극과 같은‘연극소리’가 유행해 완창을 시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판소리 완창이 공연 형식으로 처음 오른 것은 1968년 박동진 명창의 5시간짜리 <흥보가>가 시초였다고 한다. 이어 1984년 12월 국립극장에서 신재효 선생 100주기 기념으로 박동진, 성창순, 조통달, 오정숙 명창이 나흘에 걸쳐 완창 공연을 펼치면서 판소리 완창의 가능성이 입증되었고, 1985년 본격적인 상설무대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가 생기면서 바야흐로 판소리의 완창 시대가 개막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년 동안 꾸준히 완창 무대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판소리 = 완창’이란 개념이 생기게 되어 요즘은 어린이 소리꾼들도 5~6시간이 넘는 판소리 완창에 도전해 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웬만큼 소리공부를 한 사람들은 모두 판소리 완창을 꿈꾸고 있다. 이런 노력과 열기는 2003년 판소리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되는 데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한국 판소리 공연의 중심 <국립극장 완창판소리>의 2006년 무대에서 다시 한번 판소리의 깊고 넓은 세계를 제대로 느껴보고, 판소리에 대한 안목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

2006년 완창 무대의 가장 큰 특징은 흔히 들을 수 없는 귀한 소릿제들을 모았다는 점이다. 3월 윤진철 명창의‘박유전제 보성소리 적벽가’는 정권진 명창에게서 사사한 것으로, 박유전-정재근-정응민-정권진으로 이어지는 보성소리이다. 보성소리에는 김세종제와 강산제와 정응민 가문의 내림소리가 혼재되어 있는데 현재 부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6월에 오르는 정순임 명창의‘장판개 바디 장월중선제 수궁가’는 지금까지 들어본 사람이 거의 없는 아주 귀한 소릿제이다. 정순임 명창의 외가는 판소리 명문 장판개 집안으로, 어머니가 장월중선 명창이다. 이번에 부르는‘수궁가’는 송만갑-장판개-장월중선으로 이어진 집안의 내림소리로, 정순임 명창이 복원하여 이번 무대를 통해 발표하게 된다.

8월 안숙선 명창의 ‘흥보가’와 11월 유수정 명창의 ‘춘향가’는 ‘만정 김소희제’이다. 만정제는‘예술적’이란 표현이 붙을 만큼 성음과 발림, 시김새 등이 멋스럽고 안정된 것이 특징. 12월 제야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르는 송순섭 명창의‘박봉술제 흥보가’는 동편제 계통으로, 송만갑에서 박봉래-박봉술로 이어진 것으로 흔히 들을 수 없는 소릿제이기도 하다.

이밖에 5월 김수연 명창이 부르는‘강산제 심청가’는 애원성이 극에 달하는 기교가 특징이고, 10월 이일주 명창의‘동초제 심청가’는 동초 김연수가‘심청가’의 주요 더늠 대목을 구성한 소리이다.

2006년 완창판소리 무대에는 국립극장 무대에 처음 도전하는 40대 신진 명창들(윤철진, 유수정)과 확고한 자신만의 소리 세계를 확보한 50대 명창들(안숙선, 김수연) 그리고 원숙한 소리의 경지로 들어간 60대의 명창들(송순섭, 이일주, 정순임) 등 40대에서 60대까지 세대별로 우리 시대 최고의 명창들이 출연한다.

이들 대부분은 판소리 명가(名家) 출신으로서 오늘날까지 내림소리가 어떻게 전해져서 이어오는지, 또 한국 예인 가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된다.

정순임 명창은 외할아버지 장판개와 어머니 장월중선에게서 물려받은 소리를 복원하고 있고, 이일주 명창의 외할아버지는 서편제 소리의 대가였던 이날치 명창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안숙선 명창은 잘 알려졌듯 외삼촌 강도권 명창과 강백천 대금산조 명인, 이모 강순영 가야금 명인 등 예술가문에서 자랐고, 유수정 명창의 아버지는 가야금 명인 유대봉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윤진철, 김수연, 송순섭 명창은 예인가문의 직접적인 자손은 아니지만 주변의 여러 선생들을 사사하면서 새로운 명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2002년 안숙선 명창의 <수궁가>를 시작으로 판소리 무대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며 인기를 모아 온 <심야 완창판소리>가 올해도 계속된다. <심야 완창판소리>는 한여름 밤 야외 하늘극장에서 펼쳐 보이는 낭만과 풍류의 소리마당으로, 매년 하늘극장(650석)을 만석에 가까이 채우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도 8월 12일 밤 8시부터 안숙선 명창이 <김소희제 흥부가>를 국립창극단의 제자 유수정, 정미정, 김차경, 이영태와 함께 올릴 예정이다.

또한 2005년 처음으로 시도한 <제야 완창판소리>도 올해 12월 30일 오후 7시 달오름극장에 다시 올려진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제야의 분위기를 보다 실감나게 살려내는 이 공연에 송순섭 명창이 <박봉술제 흥보가>로 장식할 예정이다.

♣ 완창 판소리 공연 더 재미있게 보는 법♣

오늘날의 판소리 공연은 자유자재로 즉흥적으로 창조해 내는 소리라기보다 기존의 판소리를 거의 고정된 내용 그대로 착실하게 연창하는 명창들이 활동하는 시대이다. 이런 소리일수록 얼마나 공력 있는 소리로 얼마나 잘 표현하는가가 감상의 포인트가 된다.

이런 판소리를 깊이 있게 감상하려면 먼저 사설을 한번 읽어오면 훨씬 깊이 있게 판소리를 즐길 수 있다. 판소리 사설에는 중국의 고사나 한문투의 가사가 많으므로 그런 내용을 알고 들으면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더 적극적으로는 사설을 보며 음반을 들어보고 공연장으로 오면 더 깊이 있는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독특한 ‘월드뮤직’으로 세계인에게 다가서고 있는 판소리, 한국인으로서 보다 안목 있는 판소리 감상을 위해 조금 더 노력한다면 더 큰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공연명 : 2006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일시 및 장소 :
2006. 3월 25(토), 5월 27일(토), 6월 24일(토), 10월 28일(토), 11월 25일(토) 오후 3시 / 달오름극장
2006. 8월 12일(토) 오후 8시/ 하늘극장
2006. 12월 30일(토) 오후 7시/ 달오름극장

관람료 : 전석 2만원

문의 및 예매 : 02-2280-4115~6(국립극장 고객지원실) www.ntok.go.kr(인터넷 예매) 1588-7890(티켓링크), 1544-1555(인터파크)

2006년 완창자 소개

3월 25일(토) 윤진철 - 박유전제 보성소리 <적벽가> | 고수 임영일, 조용수

“보성소리로 듣는 특별한 <적벽가>,‘군사설움’대목 서정적으로 그려”

2006년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첫 무대를 장식하는 윤진철(41)은 남자 명창이 많지 않은 판소리계에서 굳건한 허리로 자리 잡고 있는 소리꾼이다. 제1회 동아 국악 콩쿠르 금상(1985년)과 제24회 전주대사습 장원(1998년), 2005년 KBS 국악대상 등을 차례로 차지하면서 명창의 반열에 오르게 되어 현재 아주 활발하게 활동하는 남자 명창 중의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진철은 광주문화방송의 <얼씨구 악당>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가 하면 광주시립국극단의 창작창극 <임방울>의 주역을 맡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그는 정권진 명창에게서 제대로 소리를 배워 많지 않은 보성소리의 후계자로도 알려져 있다. 그의 스승인 정권진 명창은 박유전- 정재근-정응민으로 이어진 ‘박유전제 보성소리’를 오늘날까지 잇게 한 주인공.

‘박유전제 보성소리’는 전남 보성을 중심으로 발달한 소리로 서편제와 강산제, 정응민 가문의 내림소리가 혼재되어 있는데 각 유파의 장점을 발전시킨 소리라는 평을 듣는다.

윤진철 명창이 보성소리로 부르는 <적벽가>는 다른 여느 <적벽가>에 비해 ‘군사점고’ 대목이 다채롭다. 전장의 현실을 회화적으로 묘사하여 재미있고, 또 그 이면의 슬픔도 자세히 그려내 몹시 애절하기도 하다. 특히 ‘군사설움’ 대목은 서정적으로 표출되어 특별한 <적벽가> 감상을 유도한다.

-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이수자
- 현재 윤진철 국악예술단 단장
- 전남대 국악과 졸업(1989), 용인대 대학원 국악과 졸업(2004)
- 제1회 동아국악콩쿠르 판소리 부분 금상(1985)
- 전국국악경연대회 대상(1988, 국립국악원)
- 서울국악대경연 금상(1994)
- 제24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명창부 장원(대통령상, 1998)
- 제25회 한국방송대상 국악인상 수상(1998)
- 2005 KBS국악대상 수상
- 판소리 <심청가> 완창(2002. 전주세계소리축제/ 2003. 서울이원문화센터)
- 판소리 <적벽가> 완창(2003. 광주문예회관/ 2005. 숙명여대)

5월 27일(토) 김수연 - 강산제 <심청가> | 고수 송원조, 장종민

“‘갈 데까지 가는’기교의 강산제 소리로 부르는 심청가”

현재 국립국악원 소속의 김수연 명창(59)은 발성과 호흡법이 좋은 명창으로서 요즘 아주 ‘잘 나가는’ 명창 중의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박초월 선생에게서 <춘향가>와 <수궁가>를 배웠고 성우향 선생에게서 <심청가>를 배웠는데, 이번에 부르는 소리는 성우향에게서 물려받은 강산제 <심청가>이다. 강산제는 서편제 중에서도 가장 애원성이 도드라지는 소리로, 장단의 변화와 장식음의 구사가 매우 발달된 기교의 소리이다. 김수연 명창은 1878년 남원명창대회 장원을 시작으로, 전주대사습 장원(1989), KBS 국악대경연대회 대상(1992) 등 메이저급 국악대회를 다 휩쓸어 ‘그랜드 슬럼’을 달성한 명창으로도 유명하다.

6월 24일(토) 정순임 - 장판개 바디 장월중선제 <수궁가> | 고수 박근영, 조용수

“장판개 바디의 <수궁가>를 복원하는 무대”

<수궁가>는 크게 송우룡-유성준-정광수-박초월로 이어진 바디, 송우룡-송만갑-박봉술로 이어진 바디, 박유전-정재근-정응민-정권진-조상현 바디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정순임(64) 명창이 이번에 부르는 <수궁가>는 송만갑-장판개-장월중선으로 이어지는 장판개 바디이다. 이 소리는 그 동안 거의 맥이 끊기다시피 한 것으로, 이번에 정순임 명창이 복원의 자리를 마련한다.

정순임 명창은 특히 어머니 장월중선으로부터 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를 이어받아 이 소리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소리꾼으로 알려져 있다. 그 동안 들어본 적 없는 장판개 바디의 <수궁가>를 다른 바디들과 비교하며 들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8월 12일(토) ‘심야 완창’ 안숙선 - 김소희제 <흥보가> | 고수 김청만, 정화영

“아름다운 만정 김소희제로 8월 한여름 밤 수놓아”

2002년 ‘심야 완창’이란 전대미문의 판소리 공연을 올려 큰 성공을 거둔 안숙선(57) 명창이 2002년 <수궁가>, 2003년 <흥보가>에 이어 2006년 다시 <흥보가>로 심야 완창 무대를 찾는다. 이번에 부르는 소리는 만정 김소희제 <흥보가>로, 국립창극단의 제자 유수정, 정미정, 김차경, 이영태 등 4명의 제자와 함께 무대에 선다. 안숙선 명창은 19세 때 서울로 올라와 김소희 선생 아래서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를 배웠는데, 이번 무대에서 만정 김소희제 <흥보가>의 진수를 들려줄 예정이다. 만정제 혹은 김소희제로 불리는 이 소릿제는 깊고 긴 호흡에서 나오는 성음, 흔들림 없는 장단의 안정감에서 나오는 멋진 발림과 명확한 시김새 등이 특징이다.

10월 28일(토) 이일주 - 동초제 <심청가> | 고수 김청만, 송원조

“동초제 전도사가 부르는 동초제 심청가”

이일주 명창(69)은 동초 김연수의 ‘동초제’를 그대로 물려받은 오정숙 명창의 애제자로, 오늘날 ‘동초제’ 전파에 매우 큰 힘을 쓰는 명창 중 한 명이다. 현재 전북지방문화재 판소리 예능보유자인 이일주 명창은 할아버지가 서편제의 대명창 이날치로 알려져 있다. 어려서부터 판소리를 배워 커서는 박초월, 김소희 명창을 거쳐 마지막으로 오정숙 문하에서 동초제를 배우면서 동초제에 매료되어 지금은 동초제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대명창들로부터 소리를 배워 다양한 발성기법을 구사하며, 서슬 있는 소리를 잘 구사하는 것이 이일주 명창의 특징이다.

11월 25일(토) 유수정 - 김소희제 <춘향가> | 고수 김청만, 이태백, 김학용

“첫 완창 데뷔 무대, 6시간에 도전”

현재 국립창극단 단원인 유수정(46) 명창은 이번 무대가 완창 데뷔 무대이다. 국립창극단의 각종 공연에서 주인공 역을 도맡아가며 창극배우로서도 뛰어난 역량을 보였지만 판소리 공부에도 꾸준히 공을 들여 2005년 제32회 춘향국악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명창의 길로 들어섰다. 이번에 부르는 만정 김소희제 <춘향가>는 공연시간만 6시간이 넘는 호흡이 긴 무대로, 함부로 도전하기 힘든 무대이다. 가야금 명인 유대봉 선생의 딸로, 아버지의 반대에 무릅쓰고 소리를 시작해 김경희-김소희 자매 명창을 사사했으며, 이후 안숙선 명창으로부터 꾸준히 소리를 지도받았다.

12월 30일(토) ‘제야 완창’ 송순섭 - 박봉술제 <흥보가> | 고수 박근영, 정향자

“갈수록 익어가는 소리맛, 동편제 소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전승자”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로 12월 30일 ‘제야 완창판소리’ 공연이 열린다. 2005년에는 안숙선 명창이 <적벽가>를 불러 연말의 장엄한 분위기를 더 한층 깊게 만들었는데 올해는 인간문화재 송순섭 명창이 그 배튼을 이어받는다. 동편제 소리가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요즘에 남성미 물씬 풍기는 송순섭 명창의 소리는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송순섭 명창은 박봉술 명창을 사사했는데 <적벽가>, <수궁가>, <흥보가>를 잘 부른다. 박봉술제 <흥보가>는 사설이 간결하고 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국립극장 개요
1950년 창설한 국립극장은 우리 공연예술계 현대사의 주무대였다. 서울 중구 장충단로 남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장 큰 해오름극장과 달오름, 별오름극장을 운영한다.

웹사이트: http://www.ntok.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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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대외협력팀 02-2280-4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