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재난보고서 ‘국역 해괴제등록’ 발간

대전--(뉴스와이어)--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17세기 천재지변과 자연재해 발생시 거행했던 해괴제의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국역 해괴제등록』을 발간하였다.

『국역 해괴제등록』은 1638년(인조 16)~1693년(숙종 19) 사이에 거행된 해괴제 등 각종 제의에 관한 기록을 역주한 것이다. 주로 지진이 일어났을 때 거행한 해괴제, 논밭의 충해가 심할 때에 거행한 포제(酺祭), 전염병이 발병했을 때 거행한 기양제(祈禳祭) 등 230여 건의 기록을 예조(禮曹)에서 등록(謄錄)한 것이 소개되어 있다.

해괴제나 포제는 재해가 발생한 지방의 장계(狀啓)를 근거로 하여 그 시행여부가 정해지면 예조(禮曹) 등에서 향(香)·축(祝)·폐(幣)를 보내주었고, 지방관리는 그에 따라 제물을 마련하고 정하여 그 제사를 거행하는 것이 대략의 절차이다.

1685년에 송충이 폐해가 극심하여 사직단까지 번졌다는 기록, 1690년 황해도 20개 마을에 염병이 돌아 1,956명이 병에 걸렸다는 기록 등과 지진*에 대한 잦은 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소나무에이즈라고 불리는 “소나무재선충”으로부터 한민족 기상의 상징인 소나무를 지켜내기 위한 정부와 국민의 노력이 촉구되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우리 조상들이 자연재해를 어떻게 기록하고 또,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볼 일이다.

앞으로도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전통문화의 올바른 계승과 우리 민속연구의 기초 자료를 구축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문헌자료를 발굴·수집 및 역주함으로써 한국민속 문헌자료를 집대성할 계획이다.

* 『국역 해괴제등록』에 수록된 지진에 관한 기록은 1638~1693년까지 56년 중 33년에 해당되는 자료가 있음.

<문헌자료 사례>

1. 송충기양제(숙종 11년, 1685년 9월 22일) 120쪽

영의정 김수항이 아뢰기를, ‘ 요즈음에 송충이 날마다 점점 심해져서 서울 산들에 두루 번식했을 뿐만 아니라, 사직단[社稷]과 인경궁(仁慶宮)까지 번졌습니다. 신(臣)이 동교(東郊:동쪽 교외)에서 궁궐로 들어오는 길에 들은 이야기인데, 충재(蟲災)가 덕릉(德陵)을 범했다고 합니다. 덕릉은 강릉(康陵)과 태릉(泰陵), 건원릉(健元陵)과도 서로 가까운 거리이므로 더욱 놀랍고 염려됩니다.

대개, 이번에 유행하는 송충은 아무래도 보통 재난이 아닌 듯하며 인력으로 제거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계속 이렇게 번진다면 온나라에 다 퍼질터인데, 그렇게 된다면 황장목(黃腸木)이나 선박 만드는 재목[舡材]까지도 그 피해를 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니, 이는 국가적인 재해로 참으로 여간 걱정이 아닙니다.

2. 황해 염병 기양제(1690년 3월 11일) 161쪽

황해감사 권환(權瑍)의 계본(啓本)에,

‘도내 각 고을에, 염병(染病)을 앓는 사람이 있다고 전에 이미 체계(馳啓)하였사옵니다.

뒤이어서 올라온 각 고을의 보고서에, 배천(白川) 등 20개 고을에, 염병인이 총 1,956명인데, 지금 앓고 있는 사람이 1,065명, 차도가 있는 사람이 473명, 사망자가 418명이옵니다.

각 고을의 보고서를 따라서 뒤에 개좌(開坐)하온 바, 지금 앓는 자는 각별히 구원하여 치료하라는 뜻으로 단단히 일러두었거니와, 겨울철인데도 날씨가 따스한 탓으로, 고을마다 염병이 치성하며, 사망한 사람이 418명에 이르고 있으니, 극도로 놀랍고 참혹합니다.

3. 각도의 지진(1681년 5월 9일) 89쪽

황해·강원 두 도의 각 고을들과, 경상도 대구 등 고을들과 평안도 평양 등 고을들에, 지난 4월 26일과 이달 초 2일에 있었던 지진 건은 예조의 계목에 의거하여 회계하였으며, 황해도 강원도 두 도의 각 고을 지진과 함경도 안변 등 고을과 경상도 대구 등 고을과 평안도 평양 등 고을들의 지진 변고는 곳곳마다 이와 같으니, 지극히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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