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巫, 굿과 음식’ 1, 2, 3 발간
굿은 개인과 집안, 나아가 마을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축원받기 위해 신을 초빙하여 춤과 음식으로 그들을 대접하고 인간의 정성을 표현하는 의례이다. 굿에는 음식을 함께 나누며 결속을 다지는 공동체 문화와 더불어 한국인의 정성스런 손님맞이 문화도 담겨 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혹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다’는 속담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굿판에서 풍성하게 차린 음식은 굿에서는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 책에는 굿에 올리는 음식의 준비 및 조리과정을 비롯하여 진설 및 쓰임새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자료가 담겨 있다. 1권에서는 서울과 수원의 큰무당이라 할 수 있는 김유감, 오수복 만신의 진적굿(진적굿 : 무당이 자신의 신령을 위해서 정기적으로 행하는 굿)과 서울지역의 새남굿(새남굿 : 망자를 천도시키는 굿)을 소개하였고, 2권에서는 경기 일대의 마을굿이라 할 수 있는 도당굿을, 3권에서는 해안지역의 풍어굿을 수록하였다. 또한 생동감 있는 무속현장을 담은 460여 컷의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도 곁들였다.
얼핏 보면 아무렇게나 놓은 듯 보이는 굿상의 음식도 그 내용을 보면 일정한 체계를 갖추어 차린다. 비리고 누린 음식을 싫어하는 신령을 위한 굿거리는 고기가 굿상에 오르기 전에 먼저 행해지기도 하고, 신령의 성격이나 급수에 따라서 올리는 음식이 달라지기도 한다.
손질이 더 필요하여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거피팥편은 보다 급수가 높은 신에게 올리며, 팥시루떡은 보다 낮은 신의 상에 올린다. 또, 하얀 백설기는 불교에서 유래한 신령이나 칠성신 등 천신(天神)에게 바치고, 맛이 고소한 콩떡은 무당의 조상신령에게 바친다.
이를 통해 주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받는 신령의 입장을 배려하는 손님맞이의 정성이 담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굿 음식에 대한 조사와 연구는 학계에서도 구체적으로 다룬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이 책은 한국 무속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전통문화의 계승과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기록 및 기초자료 구축을 위하여 무속분야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조사·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참고자료>
巫, 굿과 음식 (1~3권)
· 1권 : 김유감 진적굿, 오수복 진적굿, 서울새남굿
이 시대 큰무당이라 할 수 있는 김유감, 오수복이 자신이 모신 신령들에게 천신(薦新)하는 ‘진적굿’과 육백년 정도 서울을 터전으로 성장하여 화려한 무복과 음식 차림이 돋보이는 ‘서울새남굿’을 수록하였다.
진적은 한자로는 ‘진작(進爵)’이라 쓰며 무속에서는 ‘진적드린다’고 말한다. 무당이 갖가지 음식과 술을 장만하여 자신이 모시고 있는 신령을 대접하기 위해 베풀어지는 감사제의 성격을 띤다. 그동안 한국 무속에서는 무당이 굿을 의뢰한 개인 혹은 마을을 위해 행하는 굿을 주요 관심 대상으로 하였는데, 진적굿이야말로 무당 개인의 기·예능을 집약시킨 굿이라 할 수 있다.
특히 1권에서 소개한 김유감과 오수복 만신은 각각 중요무형문화재 <서울새남굿>과 <경기도당굿>의 보유자로서 이 시대를 대표할 만한 큰무당이기 때문에 그들이 선보이는 진적굿은 이 시대 굿의 절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새남굿은 망자(亡者) 천도굿의 일종이다. 죽은 자를 극락으로 천도하는 굿으로 ‘진오귀굿’, ‘오구굿’이라고 불리며, 전라도에서는 ‘씻김굿’이라고도 부른다. 새남굿에서는 저승으로 가는 망자와 그를 인도하는 여러 신들을 위한 제물이 화려하게 차려진다.
· 2권 : 부천장말도당굿, 안산잿머리성황제, 시흥군자성황제, 여주이포삼신당굿
현재 경기도 지역에서 전승되는 도당굿의 다양한 양상을 조사하여 수록하였다. 도당굿은 경기 일대에서 행해지는 마을굿으로 지역 무속인과 마을 주민들이 정성을 모아 지내는 마을의 축제이자 큰굿이다. 부천의 장말 도당굿은 경기 서부 지역의 도당굿의 전형을 보여주며, 안산과 시흥의 성황굿은 모두 신라의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의 연기 설화를 바탕으로 전승되고 있어서 그 연관성이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이 지역 도당굿의 특성을 살피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한편, 여주 이포리 삼신당굿은 멸실되어가는 경기 동부 지역의 도당굿의 모습을 추적하는데 매우 유의미한 자료로 평가된다.
· 3권 : 김포대명풍어굿, 서해안풍어제, 기장두모포풍어제, 속초외옹치별신굿, 은산별신굿
별신굿 계열의 마을공동체 굿 가운데 해안과 내륙에서 전승되는 굿을 수록하였다. 서해안 지역 굿으로는 황해도 지역의 대표적 무당인 김금화 만신이 주재한 김포 대명리 풍어굿과 서해안 풍어제를 실었으며, 동해안 지역 굿으로는 부산 기장 두모포 풍어굿, 속초 외옹치 별신굿을 수록하여 동해안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의 굿을 소개하였다. 내륙 지역의 별신굿으로는 충남 부여 지역의 ‘은산별신제’를 제물 중심으로 조사하였다.
문화재청 개요
우리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고 대한민국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 온 문화재 체계, 시대 흐름에 맞춰 새롭게 제정된 국가유산기본법 시행에 따라 60년간 지속된 문화재 체계가 국가유산 체계로 변화한다. 과거로부터 내려온 고정된 가치가 아닌 현재를 사는 국민의 참여로 새로운 미래가치를 만드는 ‘국가유산’.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은 국민과 함께 누리는 미래가치를 위해 기대할 수 있는 미래를 향해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국민과 공감하고 공존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지키며 과거와 현재, 국내와 해외의 경계를 넘어 다양성의 가치를 나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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