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원’ 전주 촬영현장 공개
이날 공개된 촬영장면은 그들이 함께한 시간이 끝나갈 무렵, 다시 서울로 떠나기로 결심한 현우와 그를 보내고 싶지 않은 윤희의 애타는 마음이 담긴 장면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함께 저녁 준비를 하다가 ‘때가 된 것 같다’ 라는 현우에게 ‘여기 있을 때만이라도 나만 좀 생각해주면 안될까’라고 되묻는 윤희. 아픈 마음을 표현하는 두 배우의 진지한 연기에, 촬영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촬영이 반복될 때마다 숨을 죽이고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현장공개에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는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다. 임상수 감독은 “이 영화는 시대적인 이야기가 배경이 되지만, 본질적으로 러브스토리이다. 시대나 정치적인 문제는 많은 부분 각색했고, 두 사람의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에 주목했다. 아름답고 우아한 슬픔을 간직한 영화로, 영화를 보면 눈물바다가 될 것” 이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염정아와 지진희가 주연인 만큼 두 배우에게도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소설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는 염정아는 “감독님이 나의 어떤 모습을 끌어내 주실지 기대가 되었다. 한윤희는 사랑의 의리를 지킨, 어른스러운 여자라고 생각한다. 시나리오를 열심히 보고 연습을 많이 하면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라는 소감을 밝혔고, 실제 한윤희라도 “나 역시 현우를 숨겨주었을 것”이라며 역할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지진희는 “감독님의 전작들 때문에 노출(!)이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시나리오를 보고는 굉장히 궁금했고 꼭 하고 싶었다. 이 작품이 나에게 온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오현우는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의 배역보다는 평소 내 이미지와 가까운 역할”이라며 관객들의 기대를 당부했다.
황석영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오래된 정원>은 현재 90% 가량의 촬영을 마치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시대를 넘어선 감동의 사랑을 이야기할 이 작품은 4월 초 모든 촬영을 마치고 올 가을 개봉할 예정이다.
<기자간담회 Q&A>
Q : (감독) 두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인가?
A : 각본을 쓸 때, 특별히 미리 배우를 고정해놓고 쓰지는 않는다. 왜 두 사람을 캐스팅했는지는 영화로 증명해 보이겠다.
Q : (염정아) 원작 소설을 읽어 봤는지, 읽었다면 소감은 어땠나?
A : 책을 읽었고 무척 감동을 받았다. 사실 정치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멜로드라마 위주로 읽었다. 읽고 나서 감독님이 왜 나를 캐스팅 했나 의아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에 보여줬던 나의 모습과 또 다른, 어떤 모습을 뽑아내 주실지 기대가 되었다.
Q : (배우) 원작자인 황석영씨를 만나본 적이 있나?
A : (지진희) 촬영장에 두 번 찾아오셨다. 그때 촬영을 마치고 술도 한잔 하면서 얘기를 많이 나눴다. 작가의 모습에 감동받았고, 평소 모습이나 쓰시는 말들이 글에 많이 투영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의젓하다’는 말을 많이 쓰신다. 그게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말은 아닌데, 참 자주 쓰시고 잘 어울리신다. 감독님과도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았다.
Q : (감독) <오래된 정원>은 어떤 영화인가?
A : 8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시대적인 이야기는 그야말로 배경이고 본질적으로는 러브스토리다. 각본을 쓸 때, 시대나 정치적인 면은 많은 부분 각색했고 두 사람의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에 주목했다. 그러나 그것이 징징대는 느낌은 아니고… 우아한 슬픔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눈물바다가 될 것이다.(웃음)
Q : (지진희) 최근에 다른 영화의 개봉과 활동이 겹쳤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A :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은 사실 작년에 촬영이 다 끝났었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울 것은 없었다. 그리고 그 작품과는 많이 다른 역할이다. 오현우는 평소 내 이미지와 가까운, 현재 내 모습과 가깝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웃음)
Q : (배우) 연기하는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나?
A : (지진희) 나이든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발을 장시간 착용해야 했는데, 그게 좀 힘들었다. 가발 때문에 피부도 많이 상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Q : (배우) 연기하는데 가장 고민되거나 노력하고 있는 점은 무엇인가?
A : (지진희) 사실 처음에는 감독님의 전작들 때문에, 이번에도 벗기는 건 아닐까 뭐 그런 걱정이 조금 있었다.(웃음)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나니 어떤 영화가 될지 굉장히 궁금해졌고 하고 싶어졌다. 이 역할을 많은 배우들이 하고 싶어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결국 나에게 오게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연기하는데 있어서도 굳이 나이들어 보이게 하려고도, 또 굳이 젊어보이게 하려고도 신경쓰지 않았다. 이번에는 예전과 다르게 미리 결정짓고 현장에 나오지 않고 유연하게 역할에 임하고 있다.
(염정아) 한윤희라는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이 됐다. 그래서 시나리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연습도 많이 했다. 그리고 감독님께서 잘 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적절히 잘 끌어내 주신다.
Q : (감독) 두 배우가 맡고 있는 역할을 설명한다면?
A : 소설을 읽을 때의 느낌이 재미도 있으면서, 그 인물들이 굉장히 숭고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것을 영화 속에서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했다. 그 숭고한 인물들을 땅에 발을 붙인 현실적인 캐릭터로 다듬는 과정, 그 작업을 지금 두 분과 함께 하고 있다.
Q : (배우) 캐릭터 구축은 어떻게 했나?
A : (지진희) 젊은시절과 나이든 시절을 분리해서 생각해 보았다. 사회운동을 하면서 한 여자를 사랑했던 젊은 한 사람, 그리고 그 사랑의 기억을 갖고 있으면서 긴 옥살이를 하고 나와 나이가 들어버린 한 사람. 그렇게 나누어서 생각해 보고 있다.
(염정아) 한윤희는 아주 어른스러운 여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랑의 의리를 지킨 여자다. 처음에도 그랬고 후반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서 감정을 절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 (염정아) 실제로 한윤희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A : 내가 한윤희였어도 숨겨주었을 것 같다. 시나리오의 한윤희는 무정부주의자라고 볼 수 있다. 나도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숨겨주었을 것이다.
Q : (배우) 마지막 인사말
A : <오래된 정원> 열심히 찍고 있고, 가을에 찾아 뵐께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웹사이트: http://www.mbcpro.co.kr
연락처
청년필름 02-766-1282 문현정 016-551-7833
-
2009년 12월 11일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