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을 평정한 ‘코드 46’ 마이클 윈터바텀
레즈비언 연쇄살인범들의 로드무비 <버터플라이 키스>(1995)로 첫 장편 데뷔 신고식을 치른 윈터바텀 감독은 케이트 윈슬렛을 주연으로 내세운 <쥬드>(1997), 사라예보의 고아소녀를 두고 벌이는 갈등을 다룬 <웰컴 투 사라예보>(1997)를 연속으로 내놓으며 신인감독의 왕성한 혈기를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1999년 칸영화제 경쟁부분에 초청됐던 사실적인 묘사가 탁월했던 <원더랜드>(1999)를 시작으로 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으로 군림하기 시작한다. <24시간 파티 피플>(2002)은 그 해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돼 관객들의 큰 호평을 얻었으며 같은 해 <인 디스 월드>로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세계적 거장 자리에 우뚝 솟았다. 또한 본작 <코드 46>을 통해 미래의 암울한 분위기와 슬픈 러브스토리를 가감없이 사실적으로 묘사해 평단의 큰 호평을 받았으며 지난 2월에 개최됐던 베를린영화제에서 <관타나모로 가는 길>로 은곰상인 감독상을 수상, 다시 한번 베를린에서 윈터바텀이란 이름의 위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윈터바텀 감독의 영화 세계는 단순히 어느 한 장르에 맞춘 것이 아닌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만들어내는 영화마다 평단과 관객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아이즈 와이드 셧>을 유작으로 세상을 떠난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2000년대에 다시 살아 온 듯한 느낌을 윈터바텀 감독이 주고 있다. 지난해 서울유럽영화제에서도 선보였던 <나인 송즈>의 충격적인 실제정사 화면이 뇌리에 잊혀지지 않는 가운데 이번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코드 46> 역시 미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들이 서로 유사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윈터바텀 감독은 <코드 46>을 특유의 사실적인 묘사와 진중한 시선, 그리고 탁월한 연출력으로 ‘정말 미래가 이럴까’라는 의구심을 가질만큼 설득력까지 갖춘 영화로 만들었다. 사랑까지 통제된 미래 사회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슬픈 러브스토리 <코드 46>의 개봉일은 4월 2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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