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아파트시장과 서울의 아파트시장의 차이점
서울의 경우, 가장 선호되는 부동산유형은 아파트이며, 그 다음이 오피스 및 상가, 가장 후순위가 토지이다. 부동산정책에 따라 간혹 오피스 및 상가의 순위와 토지의 순위가 바뀌기는 하지만 그 외에는 거의 불변의 선호순서라고 볼 수 있다. 서울에서 아파트는 부동산시장의 가격상승을 주도하는 유형이고, 그 가격상승의 지속은 오피스 및 상가와 토지시장까지 파급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 때문에 정부관점에서는 부동산시장의 대부분의 악재는 아파트시장에서부터 비롯된다고 판단하고 있고 정부의 가장 강도 높은 규제의 대부분은 아파트시장에 몰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아파트는 오피스 및 상가나 토지시장과 달리 일반국민의 주거와 관련된 재화로서 인간에게 충족되어야 하는 기본요소인 의식주 중의 하나라는 점에도 정부정책의 잣대가 엄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아파트는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처음 거주 혹은 투자하는 부동산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이는 부동산금융제도의 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가장 최소의 금액으로 투자 할 수 있는 부동산유형은 아파트이다. 아파트는 오피스 및 상가나 토지에 비하여 일반금융기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상대적으로 더 많은 대출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생애처음으로 마련하는 아파트의 경우, 아파트분양가의 작게는 10%의 금액만 있으면 계약이 가능하다. 계약당시에는 20%의 계약금이 있어야 하지만, 20%중 10%의 금액은 건설사에서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10%의 계약금만 준비되면 된다. 여기에 덧붙여 50%정도의 금액은 생애최초주택자금이나 모기지론 등을 활용하여 일반금융기관을 통해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위 종자돈이 적은 투자자도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다. 물론 나머지 40%가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나, 서울의 경우에는 이것역시 “전세”라는 -사적으로 형성된- 제도에 의해 해결이 가능하다. 잔금을 치르는 시점에 전세입주자로부터 받은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면 되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오피스 및 상가는 이러한 대출제도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며, 토지의 경우는 최초 구입 시에 토지가액에 상응하는 금액 없이는 매입자체가 불가능하다. 즉, 토지의 경우에는 최초에 토지가액만큼의 돈이 준비되어야하고, 구입 후 토지를 담보로 하여 대출이 가능할 뿐이다. 때문에 부를 형성하고 있지 못하는 일반 서민으로서의 최초 부동산구입은 아파트가 될 수밖에 없고,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부를 축적한 후에는 일정 임대료가 계속 생성되는 오피스나 상가를 선호하며, 그다음으로는 어디에 푹 파묻어야 하는 돈이 있을 정도가 되어야 토지를 매입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견 합리적이다 못해 지능적인 투자경로는 오로지 서울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서울외의 지방, 특히 제주도의 경우에는 이러한 공식이 성립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일단 제주도는 전세보다는 월세제도가 전형적인 곳이다. 서울과 같은 전세제도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제주도의 부동산시장에서 전세를 구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못 구할 것은 아니나 이는 서울과 차이가 있다. 우선, 제주도의 전세는 매우 드물어서 전셋집을 찾기도 어렵지만, 전세가 있다고 해도 서울처럼 기존의 세입자가 나갈 경우 뒤이어 세입자가 바로 들어오는 일이 드물다. 이는 전세자체가 월세에 비하여 목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주도에는 현재 특정지역을 제외하고는 주택이 초과공급인 상태이다. 때문에 전셋집을 구하러 다니다보면, 서울처럼 세입자가 이미 살고 있어 세입자가 있는 상태에서 집을 구경하는 일보다는 세입자가 벌써 나가고 없어 휑한 빈집을 구경하는 일이 다반사이다.
이러한 현상이 의미하는 바는, 서울처럼 종자돈이 모자라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것은 그 전세금만큼은 준비하지 않아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인데, 제주도의 경우에는 새로운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의 세입자가 나가면 집주인이 전세금을 빼주어야 하므로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어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제주도에서 주택을 구입할 경우에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아파트를 구입하여야 하며 지나치게 많은 대출부담은 서울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많은 대출을 부담하면서 아파트를 사는 행위는 사실상 서울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서울의 경우에는 아파트의 거래가 활발하고 매년 상승하는 아파트가격은 “좋은 수익률”을 넘어서서 일반국민에게 “공포”스러운 느낌까지 준다. 서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대출 부담을 안고서도 아파트를 사는 이유는 그 “공포스러운 수익률”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이자율을 넘어서는 매년의 상승률은 합리적인 아파트 구매자에게 대출을 권하고 또 권한다.
그러나 제주도의 경우는 다르다. 제주도의 아파트 상승률은 최근 노형동을 중심으로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조짐을 보이고는 있으나 대부분이 거의 제자리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형동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가격의 상승세에 대하여 “거품”을 논하고 있고, 조만간 이 거품이 빠질 것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제주도의 아파트가격의 상승률 자체가 이자율을 넘어서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많은 대출 부담을 안고 제주도에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자산의 손실을 가져오는 지름길이다.
아래의 그림은 부동산뱅크의 제주도내 아파트 가격을 이용하여 아파트가격의 변화추이를 분석한 그래프이다. 아파트 평형중 대형평형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분석기간은 1999년 4월부터 2005년 4월의 6년이다. 1999년 4월부터 존재한 제주시내 대형평형 아파트는 건입동, 일도동, 용담3동인데, 이 지역의 대형평형아파트는 6년간 거의 상승세가 없었다고 할 수 있고, 건입동의 경우에는 오히려 약간의 하락세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두드러진 상승세는 2001년 말, 2002년 말, 2004년 말에 형성된 연동, 노형동의 아파트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서울처럼 아파트를 투자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실질적인 거주의 목적으로 바라본다. 그러한 점에 있어서는 좋은 경관과 맑은 공기, 서울에 비하여 낮은 인구밀도로 인해 제주도에서는 아직 고층으로 올라가는 아파트가 가장 선호된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듯하다. 오히려 토지가 투자의 대상으로서, 그리고 잠재적인 주거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파트보다 선호되는 편이다.
서울과 구별되는 이러한 주거문화의 차이, 그리고 임대제도의 차이는 연구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서울과는 전혀 다른 투자환경이 투자자에게는 위험을 최소화하는데 있어 필요한 information이겠지만, 연구자에게는 부동산정책을 연구하고 수립하는데 있어 더 넓은 시각과 안목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주면서 우리나라의 부동산정책을 서울을 중심으로 고안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알게 해준다. 그런 점에서는 중앙기관들의 지방이전을 환영해야 할 것 같다. 수많은 공무원들이 지방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서울과 지방의 차이를 몸으로 체험하고 공부하게 될 테니 말이다.
부동산뱅크 개요
1988년 10월 국내 최초로 부동산 전문 잡지인 <부동산뱅크>를 발간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방대한 양의 부동산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고, 이를 통해 방송사, 언론사, 금융기관, 정부기관, 일반 기업체와 공동사업 전개로 부동산 개발, 분양, 컨설팅 등 명실상부한 부동산 유통 및 정보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부동산뱅크가 제공하는 정보는 25년에 걸친 생생한 현장 정보를 기반으로 과학적인 분석을 통하여 구축한 부동산 데이터베이스이다. 한차원 높은 인터넷 부동산 서비스를 위해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 개발로 부동산 정보와 거래의 믿음직한 파트너로서 우뚝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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