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원장 취임사
먼저, 저를 원장으로 선임하여 주신 박상대 이사장님을 비롯한 기초기술 이사회 그리고 제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직·간접적으로 도와주고 성원해 주신 KIST 동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KIST 발전을 위해 훌륭한 리더쉽을 발휘해 주신 전임 원장님들, 특히 지난 3년간 국가적으로 과학기술 행정체계가 바뀌는 시기에 뛰어난 업적과 성과를 달성하신 김유승 전임 원장님의 노고에 KIST 가족 모두의 뜻을 모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KIST 가족 여러분!
지난 40년 동안 KIST는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하였습니다. 설립시부터 70년대에는 외국기술의 모방과 개량연구를 통해서 철강, 자동차, 조선, 통신 등 기간산업의 토대를 쌓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80년대에는 주요 산업의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하였으며, 90년대 이후에는 첨단산업과 미래원천기술 개발을 선도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2000년 이후 KIST가 화두로 삼은 5대 중점연구영역의 연구는 정부의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 정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KIST Vision21 연구사업으로 미래기술에 대한 선행연구를 담당하는 연구소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쌓아온 KIST의 업적과 역량의 크기만큼 우리를 향한 국민적인 기대가 높은 것도 현실입니다. KIST는 나라의 국력과 경제규모에 걸맞은 탁월한 연구 성과를 창출해야 하고 또 세계 속에서 첨단기술 변화를 선도하는 리더쉽을 갖추어야 한다는 요구가 부단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불모지에서 없는 길을 찾아서 만들고 시행착오도 하면서 열심히 산마루에 올라보니, 저 앞에 새로운 지평선과 고지가 펼쳐진 것과 같은 형국입니다.
앞으로 우리들이 헤쳐가야 하는 길과 목적지는 지금까지 지나온 것과 많이 다릅니다. 과거에 비해서 우리나라에도 세계시장에서 선두 경쟁을 하는 산업이 다수 있고, 이들의 기술개발 수요는 구체적이고 대부분 1등 기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산업체의 생산기술연구와 대학의 기초 및 응용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활동이 크게 신장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KIST는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과거에 산업체와 대학의 연구가 아직 미비할 때 KIST가 하던 연구는 이제부터 이들에게 넘겨주고, 우리는 이들이 못하는 연구와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합니다.
KIST 가족 여러분!
KIST가 국민적인 기대와 정부가 요구하는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하려면, 지금까지의 운영 제도와 방식을 뛰어 넘는 새로운 패턴의 기관운영 혁신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할 때 국외저널과 SCI 저널을 따지고 그 저널의 I.F.를 중시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SCI 저널일수록 본인의 연구결과가 외국의 동료연구자와 같은 수준에 들어가고, I.F.가 높은 저널이면 해당분야에서 더 우수한 그룹에 속한다는 소속감과 자부심 때문입니다. 즉, 우리는 모두 연구결과에 대하여는 이미 Global Standard를 추구하고 있으며, 개인과 기관의 평가에서 이를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연구과제 기획, 연구관리, 성과 확산 및 제도와 규정 등 모든 기관운영 요소도, 연구결과에 대한 것처럼, 세계적인 품질(global standard)로 끌어올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관의 운영방식과 구성원의 인식과 행동도 이에 합당하게 바꾸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2006년을 KIST 전반에 걸친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우리 모두 같이 KIST의 새로운 전성기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나무 한그루가 숲을 이룰 수 없고, 크고 작은 나무가 우거지지 않은 숲에서 대들보로 쓸 만한 큰 재목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 KIST를 숲에 비교하면, 큰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분야별로 인정받는 우수한 연구원이 많으며, 이들의 연구에 대한 집중도도 다른 기관에 비해서 높습니다. 이것이 KIST가 40년 쌓은 저력이며 자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우리가 가진 역량을 잘 결집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KIST 가족 여러분!,
우리의 연구역량과 투입 가능한 자원을 상대적 수월성이 돋보이는 연구분야와 연구팀에 먼저 보태도록 노력합시다. 중국을 개방경제로 이끈 등소평은 그 커다란 중국의 모멘텀을 돌리기 위해서 선부론을 주창했다고 합니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이 먼저 부자가 되게 도와주고, 다른 사람들은 다시 이들 방법을 배워서 모두 부자가 되자는 뜻이라 합니다. 준비된 분야와 그룹에게 먼저 우리의 힘을 합치면, KIST라는 숲에서도 머지않아 전문가 그룹이 세계적 명품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준비가 덜 된 분야와 그룹은 앞선 1등을 보고 배워서 같은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KIST도 국민과 정부가 원하는 정부출연연구소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KIST는 정부의 정책과 재정지원을 받는 국가연구기관입니다. 따라서 국가적 과제(National Agenda)를 과학기술을 통해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KIST는 과거에도 그러했고 현재도 National Agenda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로봇, 연료전지 연구로 정부의 차세대성장동력 육성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대체로 산업적인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에너지, 자원, 환경, 복지, 사회안전망 등 공공부문에서도 선진사회 실현에 필수적인 국가적 과제를 발굴하고 이런 연구과제로 우리의 핵심 역량을 키우고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주변에는 KIST와 같은 종합연구기관이 담당해야 할 공공성이 높은 National Agenda가 많이 있습니다.
KIST가 국가적 과제를 고민하는 것만으로는 정부연구소로서 역할이 충분하지 못합니다.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질적 수준이 국제적으로 경쟁 우위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적 수준의 핵심 역량(Core Competence)을 확보 유지하는 연구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KIST는 기관의 역량과 자원을 융합기술 분야로 집중하되, 핵심역량을 국제 수준을 끌어 올려서 해당분야에서 국내외의 리더쉽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KIST가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과제를 연구하고 그 분야에서 국제적 수준의 기술변화를 선도하는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 핵심 역량을 갖추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연구소로 발전하고, 그러한 업적에 걸맞는 KIST 브랜드를 자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저는 좋은 연구 환경을 만드는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이에는 우수한 연구 인력의 확보와 유지, 합리적인 인력구조, 연구인프라와 지원 제도, 구성원에 대한 처우와 노사화합 등 기관운영 방식이 모두 포함될 것입니다.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에는 장시간 소요될 것입니다. 내부 노력뿐만 아니라 외부의 도움도 적극적으로 요청하여, 우수한 결과를 창출하는 연구원이 합당한 대우를 받도록 기관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KIST 가족 여러분!
저는 재임기간 동안 여러분과 함께 KIST가 과학자들이 일하고 싶고, 국민에게 희망과 믿음을 주는 약동하는 연구소로 발전하는데 지혜와 슬기를 모으고자 합니다. KIST가 지금까지 쌓아온 전통과 저력을 토대로, 세계 정상급 연구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다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주시기를 당부 드리는 것으로 취임인사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축하와 격려를 위해 참석해 주신 박상대 이사장님과 KIST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우리 함께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2006. 4. 10.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금동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개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지난 1966년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연구기관으로 설립되었다.
웹사이트: http://www.kis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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