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투자부진 이유 어디에 있나’

서울--(뉴스와이어)--외환위기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결과로 국내기업들의 재무구조는 개선된 반면, 보수적인 경영행태의 지속으로 투자는 아직까지도 부진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자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의 미래 성장잠재력이 취약해질 수 있고 경기회복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게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왕성한 투자확대를 보이고 있는 일본 등 외국기업과의 비교에서도 국내기업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이처럼 국내기업의 투자부진을 걱정하여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조성 및 기업의 적극적 투자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기업투자도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경제활동의 한부분인 만큼 기업의 입장에서 투자에 대해 경제적인 관점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비용대비 수익이 높아야 투자 가능

단순히 수익성이 개선되었다거나 보유현금이 많아졌다고 해서 기업들이 반드시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자본을 조달하여투자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하여 이익을 창출하게 된다. 따라서 영업활동에따른 수익이 자본조달비용보다 높아야 기업의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후속적인 투자도 지속할 수 있다.

만약 투자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자본조달비용보다도 작다면 투자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기업가치를 손상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의 투자활동의 적정성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는 자본조달비용과 투자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고, 만약 투자수익률이 자본조달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투자를 중단하는 것이 기업을 위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일 것이다.

투하자본수익률 지속적 하락 추세

기업이 투자를 통해 얻는 수익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대비 수익률은투하자본수익률(Return On Invested Capital;ROIC)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투하자본수익률은 기업이 영업활동에 투입된 자본(InvestedCapital)을 사용하여 얼마만큼의 이익(Return)을 창출하였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국내기업의 투하자본수익률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조기업 중 1990년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상장이 되어있고 자본잠식이 없었던 313개 기업을 분석대상기업으로 선정하였다. 투하자본수익률은 세후영업이익을 영업자본으로 나누어 산출하는데, 자본구조와 관계없이 영업활동에 투입된 자본과 세후영업이익을 비교하므로 영업활동의 이익성과를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과거 10년간의 추이를 살펴본 결과 표본기업의 투하자본수익률은1997년 8.2%에서 계속 하락하여 2005에는 5.2%까지 낮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하자본수익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의 크기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같은 단위의 투자를 통해서 얻을 수 있었던 수익의 정도가 과거에 비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투자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투자여력이 풍부해도 기업의 투자가 크게 늘기 어려운최근의분위기를 설명해주는 부분이기도하다.

자본조달비용도 하락

기업의 투하자본수익률이 하락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자본조달비용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기업이 투자를 실행하고자 할 때의 판단기준은 자본조달비용이다. 투자를 통해 자본조달비용이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어야 부가가치가 창출되어 투자효과가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게되는 것이다. 자본조달비용은 통상적으로 가중평균자본비용(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WACC)을 사용하는데, 가중평균자본비용은 타인자본비용과 자기자본비용을 동시에 고려하여 산출한다.

타인자본비용은 부채사용에 대한 대가로 이자비용에 따른 세금절감효과까지 고려하여야한다. 자기자본비용은 주주들이 제공한 자기자본에 대한 대가로써, 주주는 채권자에 비해 더 높은위험을 감수하므로 자기자본비용은 타인자본비용을 상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분석결과 타인자본비용은 외환위기 이후 금리하락의 영향으로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표본기업들의 이자비용을 연평균 차입금잔액으로 나눈 차입금이자율은 1998년 14.5%에서 2005년5.9%까지 낮아졌고, 각 연도의 법인세효과를 감안한 세후타인자본비용은 1998년 10.0%에서 2005년 4.2%로 절반이하로 감소하였다.

자기자본비용도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크게 낮아졌다. 무위험이자율의 대용치(Proxy)로사용한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1998년 16.7%에서 2005년 3.4%로 거의 3분의1 수준으로 낮아졌고, 이에 따라 자기자본비용은 23.4%에서7.7%로 감소하였다.

타인자본비용과 자기자본비용을 동시에 고려한 가중평균자본비용은 1998년 12.9%에서2005년 6.1%로 절반 가까이 감소하였다. 가중평균자본비용의 하락은기업들이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부담해야하는 대가가 작아졌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의 자금조달여건은 과거에 비해 기업에게 매우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었음을 알 수있다.

마이너스인 초과수익의 크기는 점차 축소

투하자본수익률을 기준으로 보면 기업의 투자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가중평균자본비용을 기준으로 보면 자금조달여건이 나아져 오히려 기업의 투자여건이 점점 좋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같이 기업의 투자여건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투하자본수익률과 가중평균자본비용을 동시에 고려하여야 한다.

투하자본수익률이 가중평균자본비용보다 높다면 해당 기업은 자본조달비용을 초과하여 영업활동을 통해 수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므로 추가적인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투하자본수익률에서 가중평균자본비용을차감한 초과수익은 분석기간 동안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으나 그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있다. 즉 1998년에 -5.6%p의 차이를 보이던 초과수익은 이후 꾸준히 그 크기가작아져 2005년에는 -0.8%p로 투하자본수익률과 가중평균자본비용의 차이가 거의 없어지고 있다. 이는 투하자본수익률의 감소 정도보다 가중평균자본비용의 감소 정도가 더 크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며, 전반적인 기업의 투자여건은 과거에 비해서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초과수익이 마이너스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투자가 활발하였는데, 이는 중복 및 과잉투자의 성격으로 이후 부실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구조조정으로 이어진 결과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마이너스 초과수익의 감소에서 예상할 수있듯이 초과수익이 양(+)인 기업의 수도 크게 증가하였다. 분석기간 중 초과수익이 양인 기업의수는 1998년에 65개(전체표본 대비 21%)까지 감소하였다가 2005년에는 141개(45%)로 두 배 이상 늘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상당수 기업들의 투자수익률이자본조달비용보다 작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의 투자수익률이 자본조달비용을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초과수익이 양인 기업군의 실제 투자비율 더 높아

투하자본수익률이 가중평균자본비용보다 높은기업은 투자를 통해 자본비용을 만회하고도 남는 수익을 거둘 수 있으므로 투자를 실행하는 것이 기업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초과수익의 크기에 따라 기업들의실제 투자도 차이가 있는지를 파악해볼 필요가있다.

이를 위해 표본기업의 최근 5년간 평균 초과수익을 기준으로 평균 매출액대비 투자(유형자산, 무형자산 및 리스자산 취득금액)비율을 살펴보았다.

분석결과 초과수익이 양인 기업군의 매출액대비 투자비율이 초과수익이 음인 기업군에 비해높게 나타났다. 전체 표본기업 313개 중 과거 5년간 평균 초과수익이 양인 기업은 모두 121개로 전체의 39%를 차지하고 있고 음인 기업은 192개로61%를 차지하고 있는데, 양의 기업군의 투자비율은 4.6%로 음의 기업군의 투자비율 3.7%보다0.9%p 높게 나타났다. 즉 자본조달비용보다 투자수익률이 높은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실제로도 투자를 더 활발히 하고 있음을 알 수있다.

또한 지난 5년간 전체 투자금액에서 양의 기업군의 투자가 차지하는비중이 71%로, 양의 기업군은 상대적인 기업 수는 적어도 대부분의 투자를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초과수익은 대부분 마이너스

다음은 표본기업의 특징을 기업규모를 통해 살펴보았는데, 중소기업은 대부분 초과수익이 음인 기업군에 속해 중소기업의 투자여건이대기업에 비해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즉 표본기업 313개 중 중소기업은 88개로 전체의 28%를 차지하고 있는데, 중소기업 88개 중 81%에 달하는 71개 기업의 초과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비교하여 대기업은 225개 중 절반 정도인 54%가 마이너스를 기록하여 중소기업에 비해서는 투자여건이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초과수익 평균도 대기업의 경우 -0.7%p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4.2%p로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투자여건이 훨씬 좋지 않은 상황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초과수익 최상위 기업군의 투자실적상대적으로 저조

마지막으로 초과수익의 차이에 따른 실제 투자결과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 위하여 전체 표본기업을 초과수익의 크기 순서대로 균등하게 5개의구간으로 나누어 매출액대비 투자비율을 분석해보았다.

분석결과는 예상대로 초과수익 하위구간의투자비율이 초과수익 상위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즉 구간별 투자비율은하위 1,2구간이 각각 3.7% 및 3.6%로 비슷하다가 3구간 3.9%, 4구간 4.8%로 높아지는 모습을보였다. 그러나 초과수익 최상위구간인 5구간에서는 투자비율이 4.4%로 4구간보다 투자비율이낮게 나타나 투자효율성이 가장 높은 기업들의투자실적이 오히려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5구간에 속해 있는 몇몇 국내 대표기업들의 경우에는 투자비율이 10% 이상으로 월등히 높았으나, 나머지 기업들의 투자비율이 전반적으로 저조하여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최상위구간의 투자실적이 저조하다는 것은 투자효율성이 다른 기업들보다 높은 기업들이 예상과달리 기업규모에 비해 투자를 적게 한다는 것으로, 이러한 기업들은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고려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하자본수익률을 높이는 방안 모색할 필요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의 투하자본수익률과 가중평균자본비용은 모두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투하자본수익률에서 가중평균자본비용을 차감한 초과수익은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으나 그 크기는 0에 가깝게 작아지고 있다. 마이너스 초과수익의 크기가 작아지고 있다는 것은 자본을 조달하여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표본기업 중 중소기업의 초과수익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어중소기업의 투자여건이 대기업에 비해 더 열악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이는 최근 중요한 이슈로부각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은 모습이다.

초과수익에 따른 실제 투자현황을 비교해본 결과에서는 높은 초과수익을 올리고 있는기업군의 투자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하여 이러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초과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본조달비용을 낮추거나 투하자본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자본조달비용의 경우 기업이 통제할수 있는 요소가 제한적이므로 이를 낮추어 투자효율을 높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투자기회를 발굴하여 투하자본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일 것이다.

투하자본수익률이 가중평균자본비용보다 높은 기업들의 경우에는 보수적인 경영행태에 머물기 보다는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체적인 기업의 투자확대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초과수익을 거두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보수적 경영행태에서 벗어나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국가적차원에서의 여건조성이 필요하다.....LG경제연구원 배지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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