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 국보 302호 청곡사 쾌불 첫 전시
미술관Ⅰ 불교회화실에서 마련된 ‘법당 밖으로 나온 큰 불화’ 테마전에는 국보 302호 청곡사 괘불과 경상남도유형문화재 261호 청곡사 괘불함이 특별 공개된다. 괘불은 ‘거는 불화’라는 의미로, 법당에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모인 불교 의식에 사용하는 의식용 불화이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고, 수많은 이들의 소망을 이루어줄 수 있는 신통력을 강조하기 위해 이처럼 크게 그린다. 괘불은 동북아시아의 불교 문화를 공유했던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의 특징적인 불화이다.
청곡사 괘불은 길이 10m, 폭 6.37m에 달하는 야외 의식용 큰 불화로, 조선 후기 가장 대표적인 불화승佛畵僧인 의겸義謙이 열 명의 화승과 함께 제작한 것이다. 의겸은 18세기 중후반 전라도와 경상도 일대 사찰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불화를 제작했으며, 평생 다섯 점의 괘불을 남겼다. 청곡사 괘불은 의겸이 그린 괘불 중 가장 시대가 앞선 예로, 화려하고 다채로운 문양이 특징이다. 의겸이 그린 괘불은 모두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다보불과 아미타불, 관음 · 세지보살과 문수 · 보현보살의 네 보살로 이루어진 공통점을 보인다. 이러한 구성은 조선 후기 불교 의식집이 불화의 도상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괘불과 함께 전시되는 괘불함은 1722년 괘불과 함께 조성되었다. 괘불 화기에는 길이 6m가 넘는 거대한 괘불함을 제작한 장인이 ‘서선발徐先發’이란 사람이며, 당시 나무를 다루는 장인을 ‘목양공木良工’으로 불렀음이 기재되어 있어 흥미롭다. 청곡사 괘불함의 제작자와 제작연도는 기존에 밝혀지지 않았던 것으로, 이번 테마전을 통해 밝혀낸 성과이다. 함에 장식된 경첩, 용머리 모양의 손잡이, 연못에서 연꽃을 따는 동자들을 조각한 앞바탕 장식은 공예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의식이 열리는 사찰 공간을 불국토로 장엄하는 작은 의식용 불화와 의식 법구도 전시된다.
테마 전시와 함께 테마전 도록도 발간한다. 박물관에서 만나는 우리 문화재를 보다 가깝게 이해하기 위해 기획된 이 시리즈는 『법당 밖으로 나온 큰 불화』를 시작으로 『실크로드에서 온 천불도』, 『조선 왕실의 서예』, 『신안 앞바다 출토 용천요 청자』, 『조선시대 청록산수화』 등 테마 전시와 함께 앞으로 순차적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미술관 테마전과 테마전 도록은 박물관 숨은 전시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도울 것으로 기대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개요
한국의 문화유산을 수집·보관하여 일반인에게 전시하고, 유적·유물 등을 조사·연구하기 위하여 정부가 설립된 박물관으로 2005년 10월 용산으로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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