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전’, 기자간담회 성황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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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8 10:09
서울--(뉴스와이어)--전세계적으로 최고의 애니메이션 작품을 선보이는 스튜디오 지브리.

스튜디오 지브리의 설립자이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함께 40년 동안 일본 애니메이션계를 이끌어 오고 있는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전>의 홍보를 위해, 지난 5월 25일 CGV 용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여했다.

이 날 진행된 기자 감담회는 시종 열띤 분위기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끊어지지 않았고,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은 진지하고도 성의 있는 답변으로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갔다.

오는 6월 8일, CGV 강변, 용산, 상암에서 진행될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전》을 통해 소개되는 <이웃집 야마다군>, <추억은 방울방울>, <반딧불의 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등의 4편은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끌어내어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는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님의 작품세계관이 잘 표현된 작품으로, 그만의 특유의 연출기법과 평범한 일상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시선을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 _ 기자 간담회

일시 : 2006년 5월 25일 오후 4시 30분 ~
장소 : CGV 용산 2관


진행자 : 이번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전> 행사와 Sicaf 로 내한한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님을 소개하겠습니다.

다카하타 감독 : 여기에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제가 감독한 영화들이 정식으로 한국에 소개됨에 따라 홍보차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이번이 3번째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을 알기 위해서는 다른 곳도 방문해야 하겠지만, 항상 서울에만 오게 되는 것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감독한 작품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이번에 다시 한번 서울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질문 : 요즘 애니메이션이 헐리웃 메이저를 중심으로 3D 애니메이션이 유행하고 있고,세계적으로도 흥행하고 있는데, 애니메이션의 기술적인 발전, 컴퓨터 그래픽 등에 대해 감독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다카하타 감독 : 우선 요즘은 3차원적인 표현이 일반화되고 있는데, 2차원적인 표현이 많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3차원적인 표현과 2차원적인 표현 중 어떤 것이 더 우수하다는 식의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즉 일단 선으로 그린 그림. 선으로 표현한 그림은 보고는 사람들이 그것을 진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뒤에 있는 인물을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3차원적인 그림, 그것이 컴퓨터를 이용해 표현되었건 아니던 간에, 3차원적인 입체로 표현된 것은 그것 자체를 보고, 그 물건이 거기에 있는 것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 더 자세하게 애기한다면 끝이 없겠지만, 평면적인 표현, 입체적인 표현, 이 두 가지는 보는 사람에게 어떠한 느낌을 가지게 하느냐! 그런 부분에서 틀린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지 어떤 것이 더 우수하냐, 어떤 것이 더 뒤떨어져 있다거나, 이제 평면적인 표현은 완전히 없어질 것이다 라는 식의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질문 : 지금 4개의 작품이 상영되게 되는데, 이 4개의 작품이 감독님의 작품 인생 중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간단하게 소개 & 항상 작품을 만드실 때마다 감독님이 담고자 하는 철학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다카하타 감독 : 이번의 4 작품도 각각 틀린 이야기, 틀린 내용입니다. 표현하는 방법도 각각 틀리다. 특히 <이웃집 야마다군> 경우에는 보셔서 아시겠지만 확실히 아실 만큼, 틀리게 작업이 되어 있다. 저는 애니메이션으로 표현에 가능성에 대해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으로서만 표현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보통 실사로만 표현되어질 수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것은 애니메이션으로 작품을 만들 수 없다고 보통 생각하는데, 저는 그런 부분을 애니메이션으로써 표현을 해서, 작업을 하는 것을 제가 하는 일의 테마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각 이야기들이 다 틀린 것 같지만, 테마 자체는 일관되어 있습니다. 보통 사람이 보통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부분. 뭐 철학이라고까지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질문 : <이웃집 야마다군>을 보면, 호흡이 짧은 에피소드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을 TV 애니메이션이 아닌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드신 이유가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다카하타 감독 : 일단 TV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는 흥미가 없습니다. 짧지만 4컷 만화를 TV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은 일본에도 <사자의 상>이라는 작품을 포함해서 여러 작품이 있습니다만. 그런 작품들은 캐릭터 사용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되지만 원작과는 전혀 다른, 틀린 애니메이션으로 되어져 있는 느낌이 듭니다.
4컷 만화는 기,승,전,결이 확실하게 끝나는 것을 4컷 만화라 할 수 있는데, TV 시리즈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기승전결이 확실하다기 보다는 뭔가 좀 애매한.. 일상적인 것으로 끝나는 작품이 되어버립니다.
지금 작품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4컷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TV시리즈를 보면 원작에는 없는 내용을, 막연하게 부풀려서 그리기 마련입니다. 물론 원작보다는 길어지기는 하지만, 그냥 막연하게 늘리지는 않았습니다. 일상에서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그 이후의 부분에 대해서 늘리게 된 것이지 그냥 막연하게 끝나지 않고 확실한 내용으로 끝나게 됩니다.
제 자신이 만든 에피소드들도 이 작품에 나와있기는 하지만, 그것 하나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에피소드들의 나열에서 전체를 보았을 때 무언가를 전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하이쿠’라는 짧은, 일본 전통적인 짧은 시가 있습니다. 이 같은 짧은 시 몇 개를 나열해서 전체적으로 한 가지를 나타내는 문학인데, 그런 것과 비교했을 때 이 작품도 짧은 에피소드를 나열해서 전체를 보았을 때, 서로 호흡이 잘 맞추어 진다는 것, 그런 부분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을 짧다고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무언가를 전하려 한다는 것을 주안점으로 만들었습니다.

질문 : <이웃집 야마다군>에서 막내딸의 학교 선생님이 ‘적당’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참 인상깊었다. ‘적당’이란 단어는 한국에서는 2가지 뜻이 있다고 생각된다. 한가지는 ‘적재적소에 알맞게’에, 다른 한가지는 ‘가늘고 길게, 튀지 않게 그 선에서만’ 이라는 약간 상이한 2가지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는 어떤 뜻으로 사용하신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다카하타 감독 : 우선 작품에서는 ‘가늘고 길게, 튀지않는 선에서’란 의미로 사용되었다. 대충대충이란 표현도 되겠지만, 예를 들어서 기계의 부품들이 너무 딱 맞으면 고장이 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예로 지진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도, 너무 흔들리지 않게 설계해 놓으면, 오히려 무너지게 되는 것과 같이, 너무 딱부러지지 않는 그런 부분들이 인생에 있어 중요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다.
일본에서도 ‘적당’이란 표현을 2가지로 구분해서 사용한다. ‘적당하다’라는 형용사적 의미로 사용하게 되면, 한국어와 같이 적당하다, 적절하다라는 좋은 의미가 되지만, ‘적당히’라는 부사적인 의미로 쓰이게 될 경우에는 약간 미묘하기는 하지만 ‘대충대충해’하는 의미가 포함되어 사용되게 된다.
이런 식의 표현을 한 것은 <이웃집 야마다군>이 처음이 아니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에서도 마지막 씬에서 이러한 애매한 표현 방법으로 사용했다.

질문 : 다른 나라의 작품과는 달리 일본 애니메이션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만드시는 입장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특징, 헐리웃 애니메이션 등에 비해 가지고 있는 강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다카하타 감독 : 일단 첫번째 질문에 대해 말하자면,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점이랄지 특징을 말하자면,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이 바로 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의 바로 옆에 있는 듯한 느낌으로, 직접 그런 모험을 체험하게끔 하는 것이다. 즉 작품 속으로 보는 사람들이 빠져들게 하는 부분인데, 그래서 그것들이 흥행적인 의미에서 성공하게 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도 일본 애니메이션이 직접, 보는 사람들이 작품 속에 녹아 들어 갈 수 있는 부분 때문에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같은 경향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일반적인 경향으로, 저 자신은 그런 경향이 아닌 다른 작품을 만들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같이 보는 사람들이 작품에 빠져들게 해서 주인공과 같은 체험을 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저는 작품을 조금 더 밖에서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웃집 야마다군>에서도 그렇고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에서도 그랬습니다.

질문 : 혹시 한국 애니메이션이나 영상물을 접하신 적이 있는지, 그 작품들에 대한 평가나 느낌을 알고 싶다

다카하타 감독 : 우선 한국의 영상 작품은 일본에 굉장히 유명합니다. 실사 영화도 그렇고 TV 드라마도 그렇고.. 저도 몇 작품을 보았고, 한국 작품에 대해 광팬은 아니지만 한국 작품에 대해 이해할 만큼 보았고 우수한 작품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장편을 끝까지 다 본 것은 <마리 이야기>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일본 개봉 당시에 감독과 대담도 했었고, 홍보에도 협력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국 단편 애니 작품을 봤을 때, 걸작까지는 아니지만 세계의 다른 작품들과 같이 봤을 때 꽤 재미있는 작품이다 라고 평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빅터”라는 회사가 주체하는 “도쿄 비디오 페스티벌”이라는 이벤트에 2년간 심사위원을 맡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인데, 그 페스티벌에 한국 응모작이 많이 있습니다. 30작품에서 우수작을 뽑게 되는데, 그 안에 한국 작품들이 들어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질문 : 감독님의 작품을 어린 시절에 많이 보고 자랐고,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람 냄새 풍기는 작품들이 많은데, 이러한 작품들을 만들어지기까지 감독님께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다카하타 감독 : 제 자신이 연령도 많이 높아서, 제가 어렸을 당시에는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많이 없었습니다. 영상이라고 한다면 극영화라는 것이 그 당시의 주류를 이루었었는데, 극영화는 주로 인간에 대해서 취급을 하고 그 내용이 인간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작품이 많았었기 때문에 그러한 영향이 저에게도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면 디즈니에서 만든 작품이 3편 정도 있었고, 소련에서 만든 영화가 1편 정도 있었었는데 애니메이션에서 그런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는 주로 극영화에서 받은 영향이 작품들에 표현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들을 보고나서 한가지 가능성을 느꼈었던 작품이 있었는데, 그것은 프랑스의 장편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그 작품을 보고 애니메이션이란 직업을 택하게 되었는데, 저는 전혀 실사 영화는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애니메이션을 고집하고 있는데, 인간이라는 것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을 하게 되면 실사 영화와는 전혀 다른 표현이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부분을 생각해서 지금까지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고집하고 있습니다.

질문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의 40년 우정 또는 파트너쉽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또 <이웃집 야마다군> 이후의 근황과 신작에 대한 작품 구상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다카하타 감독 : 미야자키 감독과는 정말 길게 우정을 돈독히 해온 사이입니다. 미야자키 감독은 정말 지금까지 제가 만나온 사람 중에서 최고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은 미야자키 감독을 처음 만났을 당시에도 느꼈었고, 그런 분과 같이 일을 해오게 되서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야자키 감독이 처음 주요 스탭으로 일할 당시와 점점 미야자키 감독 자신이 연출과 감독을 맡게되면서 서로가 협력하면서 일을 해오기는 했지만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표현하고자 하는 경향이 점점 달라져왔습니다. “리얼리티”라는 부분을 표현하고자 하는 점은 두 사람 모두 의견이 일치하기는 했지만 조금씩 경향이 달라지기에 서로의 작품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부분도 있지만 비판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미야자키 감독과는 친구이기도 하지만 서로의 작품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잘 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미야자키 감독님은 정말 재능있으신 분이고 그림부터 시작해서 정말 모든 것을 다 하실 수 있는 인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생각의 차이는 있지만 서로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미야자키 감독님께 하나 감사하는 점은 지브리 미술관을 만드신 겁니다. 지금 이 미술관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시 미술관을 만든다는 얘기가 있었을 때는 그런 것을 만들어서 뭐하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현재 그 미술관이 차지하는 역할 의미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 <이웃집 야마다군> 이후의 근황과 신작에 대한 작품 구상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다카하타 감독 : <이웃집 야마다군> 이후 조그만 작품을 만들기는 했지만, 거의 작품 활동을 안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작품 활동은 어떤 작품을 기획했다가 중단했다가 하는 식이 반복되고 있다고 할 수 있고, 애니메이션 이외의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집필활동과 연구를 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하고 있는 것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일반적인 경향의 작품이 아닌 다른 경향의 작품을 만들고자 하고 있는데, 우연히 제가 원하는 경향의 작품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작품 2편인데, 이것을 번역해서 일본에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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