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방송3사 주부대상 시사·교양 프로그램 내 선거관련 방송모니터
2006년 5월 1일부터 5월 19일까지 방송3사 주부대상 시사·교양 프로그램 방영횟수에서 선거관련 내용을 포함한 방송분은 11.6%이다. 이 중 KBS가 6회 20.7%이고 MBC가 4회 14.3%였으며, SBS는 관련 내용이 전혀 없었다. 사실 주부대상 프로그램의 선거관련 방송 횟수가 적다는 지적 이전에 평소 주부대상 시사·교양 프로그램 자체가 별로 없다는 지적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교양·정보프로그램이라고 분류되어 있는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과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분류되어 있는 <MBC모닝쇼 이재용의 기분 좋은 날>의 경우 시사와 관련된 내용을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이처럼 주부대상 프로그램들이 인테리어, 육아, 건강, 그리고 연예인 이야기 등에 치중하면서 ‘시사’ 또는 ‘교양’ 프로그램을 자처하는 것은 민망한 일이다.
그나마 방송된 선거 관련 내용도 문제가 많았다. MBC에서는 모니터 기간 중 <MBC 모닝쇼 최윤영과 네남자>만이 선거관련 내용을 4꼭지 다루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흥미위주의 내용이었고 선거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할 우려도 있었다.
‘지방선거 로고송 대격돌’(5/8), ‘서민의 정체를 찾아서’(5/11)는 흥미성 연성보도였다. 또한, ‘5.31 로또 선거사냥꾼이 뜬다’(5/10)는 불법선거에 대한 포상금이 늘어나면서 이를 노린 일명 ‘선파라치’(불법선거 사례를 포착 신고해서 포상금을 받으려는 사람)가 활발히 활동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방송에서는 ‘선파라치’의 추적 장면을 동행 취재했으나 실제 불법선거를 포착하는 장면은 촬영하지도 못한 채, 그들의 활동을 흥미위주로만 전달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자칫 불법이 판치는 것 같은 인상을 주어 정치 혐오와 선거에 대한 불신감만을 낳을 수 있다. 선거와 관련한 다양한 내용을 다루면서 화제가 되는 이야기를 곁들일 수는 있으나, 이처럼 부정적인 면과 흥미위주의 내용만을 다룬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또한 ‘5.31 지방선거 현수막, 명당을 잡아라!’(5/19)는 현수막 명당장소를 선점하기 위해 후보측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현장을 취재하였다. 이 과정에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날 밤 12시에 어둠 속에서 사다리를 위험하게 흔들어가면서 자리싸움을 하는 장면이 보도되었는데, 이는 위험하고 불안한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선거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었다.
KBS <생방송 세상의 중심>에서는 그날의 시사적인 내용을 2분 내외의 화면구성으로 정리해주는 ‘클릭 세상事’라는 코너가 있다. <생방송 세상의 중심>에서 선거와 관련된 방송은 모두 ‘클릭 세상事’ 코너에서 짧게 언급하는 수준이었다. 5월 2일에는 지방선거의 후보자 검증에서 돈 쓰는 공약과 돈 버는 공약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5월 9일에는 서울시장 후보들이 때 아닌 서민공방을 하고 있는데 정작 서민은 소외되고 있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5월 16일에는 ‘선거 후보 등록일, 투표율 높일 묘안은?’이라는 제목으로 투표율 문제를 다뤘다. 지방선거의 가장 큰 고민인 투표율을 위해 국립공원 입장표 할인 등 미미한 유인책만이 확정된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투표율 높이는 방안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모아져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18일에는 ‘선거전에도 우리말 사랑’에서 선거 홍보에 맞춤법 오류가 많아 바로잡아주는 프로그램이 등장하였다는 화제성 내용이었다.
이처럼 <생방송 세상의 중심>에서 다룬 선거관련 내용은 큰 문제가 없으나 모두 2분이 안 되는 짧은 양의 방송이어서, 주부에게 선거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선거캠페인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는 매우 부족했다.
이 밖에 KBS <2006 지방선거 아름다운 선택, 한 표의 힘>이라는 11분짜리 프로그램이 17일에 방송되었고 19일에는 재방송되었다. 이 방송은 지방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과 부정부패, 지방재정 방만, 섣부른 수익사업 등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을 다루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첫걸음은 참된 일꾼을 뽑는 것이라 강조하였다. 또한, 투표권 확대와 투표방법, 불법 선거운동 신고제보를 소개하였고, 메니페스토 운동을 소개하면서 정책선거의 이행을 촉구하며 유권자들의 참공약 선택을 독려하였다. 이는 지방선거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강조하면서 우리의 선거문화가 바르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지향점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총선기간 동안 KBS 2TV <주부 세상을 말하자>와 MBC <아주 특별한 아침>에서는 선거관련 기획코너를 방송한 바 있다. 전자는 90분 생방송을 5회 연속 방송했으며, 후자는 한 달에 걸쳐 24회를 방송하는 등 기존 주부대상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파격적인 편성을 시도하였다. 당시 민언련은 이들 프로그램에 대해서 정치 혐오주의를 조장할 우려가 있고 심도 있는 정보전달이 부족하다는 등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였으나, 딱딱한 선거관련 정보를 흥미 있게 구성하여 주부에게 선거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지방선거와 같이 여러 가지 투표가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선거가 치러질 때, 방송은 국민의 혼란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세심하게 선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선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모니터 기간 중 주부를 대상으로 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는 선거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대로 찾아보기 어려웠다. 방송 3사는 지방선거가 어떤 선거인지, 몇 표를 행사해야 하는지, 바뀐 제도가 무엇이며 지역의 후보에 대한 정보 및 다양한 평가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 등 진정한 시사·교양 정보가 담긴 주부대상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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