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인재 전쟁의 승리 비책’
그러나 이러한 인재 확보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인재 확보 전략을 보유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일각에서는 기업 상황에 맞는 차별화된 인재 확보 전략을 일관되게 전개하기보다는 인재 확보라는 유행에 편승하여 무작정 인재 확보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인재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책을 제시한다.
비책 1. 우수 인재의 입도선매 전략
우선, 인재 확보 시기가 정해져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들은봄, 가을 채용 시즌에 수 많은 경쟁사들과 동일한 대학에서 경쟁적으로 리크루팅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특정 시즌에 동일 대학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재 확보 관행으로는 우수 인재의 확보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짧은 기간 동안 다수의 인력을 확보하는 면에서는 나름대로 성과가 있을 수 있지만 정작 소수의 우수 인재 확보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최고의 우수 인재를 얻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선점하는 입도선매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
● 맞춤형 인재 확보를 위한 인턴십 활용
입도선매 전략의 대표적 수단으로 인턴십 제도를 들 수 있다. 인턴십은 예비 취업자를 대상으로 입사 전에 일정 기간 동안 실제 업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최근 기업 현장 경험에 대한 학생들의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우수 인재를 유인하는 수단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으며 기업 차원에서는 사전에 우수한 인력을스크린하고 선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수 있다. 더불어, 인턴십 참가자들에게 직장 경험과 좋은 기업의 인상을 심어준다면, 대외적으로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3M社의 한 채용 담당자가‘인턴은 우리 회사의 최고의 리크루터이다’라고 말하거나 Lucent Technology社의 인턴십 매니저가‘인턴 학생들은 우리 회사의 홍보 대사이다’라고 말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그 의미를 해석해 볼 수 있다.
이미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철저한 사전검증을 통한 우수 인재의 조기 확보를 목적으로 인턴십 제도를 널리 활용하는 추세이다. 이들은 신입사원 채용 규모의 일정 부분을 인턴십을 통해 충원하고 있는데, Intel社는 약 70%, GE社는 약 60%, 3M社는 약 30%의 신입사원을 인턴십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Deutsche Bank社는 우수 인재 조기 확보의제 1 수단으로 인턴십을 활용하고 있다.
심도있는 인터뷰와 선발 전형을 통과한 인턴들은 실제 현장에 투입되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선배사원들의 지도를 받게 된다. 그리고 인턴십이 끝난 이후 우수 인턴은 경영진과 간담회를 하고 동사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 받게 된다. Merrill Lynch社 역시, 약 10주간의 여름 방학을 활용한 하계 분석가 프로그램(Summer Analyst Program)이란 인턴십을 활용하고 있다. 인턴으로 선발된 인력은 대학에서 약 2달간 수업을 받고 10주간 현장에서 근무하게 되는데, 동사는 이를 통해 신입사원의 약 75~80%(약 500명)를 확보하고 있다.
인턴십 제도를 활용할 때에 주의할 점이있다. 인턴십의 목적은 우수 인재의 확보이며,그 과정에서 좋은 기업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수 인재 확보와는 별개로 당장 현장의 일손이 부족하여 시행하거나 인턴을 뽑아만 두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우수 인재의 확보는 커녕 부정적 기업 이미지만 야기할 수 있다. 매년 약 500~700명 규모의 인턴을 운영하면서 졸업과 관계 없이 우수 인턴은 바로 채용하도록 권장하는 EDS社, 현장의 올바른 인턴 관리 차원에서 인턴 종료 후 인턴참가자들에게 현장 관리자의 인턴 관리 실태를 서베이를 통해 조사하는 GE Medical社의 예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 재능 있는 인재를 발굴하는 멤버십 제도 활용
전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우수 인재의 소재를 파악하기란 현실적으로 상당히 힘들다. 특히, 어느 한 분야에 전문성과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는인재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들을 세상밖으로 끌어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멤버십(Membership) 제도이다. 멤버십 제도란경영이나 기술 등 특정 이슈나 주제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여기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우수 인재를 유인하는 방식이다. 멤버십은 인턴십과 마찬가지로 예비 취업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멤버십에 가입할 경우, 전문성 개발 및 기업 체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입사 지원시에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상당한 특권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Royal Deutsche Shell社는 유럽, 러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의 대학을 대상으로 우수 인재를 모집하는 수단으로‘고라미 비즈니스 챌린지(Gourami Business Challenge)’라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참석한 학생들은 가상 국가인 고라미에서 향후 5년간 동사가 생존할 수 있는 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몇개의 팀으로 나뉘어 여러 국가를 이동하면서 전략을 수립하게 되고, 그 결과는 경영진에게 제출하여 평가를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동사의채용 부서는 프로그램 신청자를 중심으로 입사지원서를 받고, 우수 인재를 선별하여 입사시키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P&G社는 주로 MBA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멤버십 프로그램을 인재 확보에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이다. 대학생들은 동사의 청소 기구 제품 중 하나(SwifferWetJet)를 선정하여 최초 아이디어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약 1시간 30분에 걸쳐 온라인 상에서 모의 시뮬레이션을 하게 된다. 동사의 직원들은 챗팅룸을 통해 학생들의 시뮬레이션 게임에 참여하여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우수 학생이 누구인지를 선별하게 된다. 우수학생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P&G社는 주요 대학 학생회에 온라인 멤버십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는가 하면, 교수들에게도 강의 중에 케이스 스터디로 활용하도록 홍보하면서, 이를 우수 인재 리크루팅 전략의 중심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책 2.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낚시형 리크루팅 전략
흔히 리크루팅이라 하면 기업이 대학에 가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회사 설명회를 하는 캠퍼스 리크루팅을 떠올리곤 한다. 이는 폭 넓은 예비 취업자에게 기업 이미지를 홍보하고 대규모 채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하는 면에서 분명 매력적인 리크루팅 수단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확보하고자 하는 우수 인력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캠퍼스 리크루팅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내 임직원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낚시형(型) 리크루팅 전략의 병행이 필요하다. 그 대표적인 방법으로 임직원 추천제를 들수 있다. 이는 사내 임직원들이 자신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외부의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추천하는 리크루팅 방식이다. 임직원 추천제는 이미 글로벌 선진 기업들 사이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확보한 인력의 질적 수준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BoozAllen Hamiltion 컨설팅社의 조사(2006년)에 따르면, 신입사원 확보 수단 중에서 임직원 추천제(19%)가 인터넷 채용(21%)의 뒤를 이어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확보한 인력에 대한 만족도 면에서는 긍정적 인식이88%로서 여타 확보 수단(인터넷 리크루팅:54%, 캠퍼스 리크루팅: 43%)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기 좋은 회사로 잘 알려진 ContainerStore社는 전체 채용 인력의 약 40%를 임직원추천제를 통해 확보하고 있다. 정규직은 약500 달러, 비정규직은 약 300 달러를 임직원추천에 대한 포상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동사는 이러한 임직원 추천제가 외부 채용 전문 업체를 활용하는 것보다 저렴한 비용‘( 02년, 약38,000 달러 소요)으로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GE Medical社 역시, 임직원 추천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통상 캠퍼스 리크루팅을 통한 합격률이 1% 수준에 불과한 반면, 임직원 추천제를 통한 합격률은 10% 수준으로 지원자의 수준이 훨씬 높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추천을 통해 입사한 사람은 입사 후 3개월 내에 또 다른 한 사람을 반드시 추천하도록 하여, 전사적으로 임직원 추천제가 리크루팅의 기본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있는 풍토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비책 3. 인재 확보 시장의 다각화 전략
모든 기업들이 원하는 우수 인재는 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누구나 탐내는 인력보다 아직 미 개척노동 시장의 인력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인재확보의 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의 경우, 주로 국내 노동 시장을 중심으로 인재를 학보하고 있으며, 설령 해외로 눈을 돌리더라도 외국인보다는 한국 유학생이나 교포 중심으로 확보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진정으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인재 확보 시장을 좀 더넓히는 다각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고령자, 퇴직자, 장애인등 인재 확보 시장을 다각화하여 인재 확보의대상을 폭 넓게 가져가고 있는 추세이다.
● 글로벌 노동 시장의 우수 인력 확보
우선,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고 인재 시장을 글로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향후 그 절대적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R&D 인력의 경우, 인재 시장의 확대 필요성은 더욱 크다. 올해 초McKinsey Quarterly誌는 2006년 주목해야 할 10대 경영 트렌드 중 하나로 개발도상국 R&D 인력의 활용을 지적한 바 있다. 향후 지식 산업의 발전에 따른 R&D 인력의 수요 증가로 인재 확보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아직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R&D 인력의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유 회사인 Schlumberger社는 카자흐스탄, 멕시코, 중국 등 개발도상국 대학출신 엔지니어의 채용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회사이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정유 회사들의 수익은 증가하였으나 정작 원유보다 더 중요한 엔지니어 기술자의 확보가 어려운 과제로 등장하면서 개도국 인재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동사의 고위 임원들은 전 세계대학의 44개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에 담당자로 임명되어 있는데, 해당 국가의 주요 대학에 연구 자금을 지원하고 우수 인력을 발굴, 확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컨대, 나이지리아 대학에 기부 및 장비 증여를 통해 수준 높은 엔지니어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러한 개발도상국과의 연계를 통해 러시아나 앙골라 정유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 여성 인력의 집중 공략인재 확보
시장 다각화의 또 다른 대안으로 여성 인력의 집중 공략을 들 수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절반인 여성 인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General Electric 인도 지사의 CEO, 스캇베이만(Scott Bayman)의 말처럼 여성 인력을 효과적으로 채용한다면 기업의 인적 경쟁력을 훨씬 높일 수 있다.
General Electric 인도 지사는 1997년부터 GEWN(GE Women’sNetwork)이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여성들이 동사의 관리자들과 만나거나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세미나, 워크샵, 만찬 등을 개최하면서 우수 여성 인력을 모집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동사는 캠퍼스 리크루팅에서 최소 20% 이상을 여성 인력으로 충원하고 있다.
이러한 여성 인력의 활용 증가는 기술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Google社는 여성 엔지니어의 공격적 확보를 위해 별도의 채용 전담 조직인 지온 그룹(Zion Group)을 운영하고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50여 대학의 물리, 수학, 컴퓨터 전공 여성 인력 확보를 주된 목표로하고 있는데, 작년 1/4분기에 약 100여명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러한 Google社의 여성 인력채용이 주목을 받으면서, 전 세계 우수 여성 인력들로부터 채용 문의 전화가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비책 4. 대학과 전략적 협력 강화 전략
우수한 인력이 많이 모여있는 대학, 소위 인재확보의‘타겟 대학’을 대상으로 전략적 협력 체제를 공고히 다지는 것도 인재 확보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 이른바, 산학 협력 프로그램 등이 그 예인데, 이는 학교와 기업이 공동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거나 교육/강의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것이다. 산학 협력 프로그램은 학교에게는 교육 투자 재원 확보와 취업률 제고를, 학생들에게는 졸업 전 기업 탐방 및현장 체험 기회 제공을, 그리고 기업에게는 비즈니스에 적합한 인재의 맞춤형 육성과 기업홍보 효과를 제공하는 이점이 있다.
Streamline International社는 미국의 달라스州에 있는 리치랜드(Richland) 대학과 산학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연방 정부로부터 받은 750,000 달러를 활용하여 약 100여명의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데, 동사는 인력 양성에 필요한 강의 개설, 강사 및 교제를 제공하고 있다. 60%의 강의와 40%의 현장 실습으로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약 350명의 학생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성적이우수한 학생을 중심으로 입사를 권유하고 있다.
이러한 산학 협력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평상시 타겟 대학이나 교수와의 지속적 네트워크를 유지하여 친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년 2, 3천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EDS社는 중점 채용 대상으로 삼는 미국 내 50개 대학을 타겟으로 지정하여 해당 대학의 취업정보과나 단과 대학 등과 지속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데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타겟 대학의 학생들을 대상으로는‘‘이력서 교실’,‘ 취업 특강’등 취업에 도움이 되는 강좌를 개설하여 학생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General Electric社역시 전담 인력을 두고 미국 내 약 40여 대학을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기업 이미지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주목할 만한 점은 동사의 최고경영자가 직접 캠퍼스 리크루팅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제프리 이멜트(JeffreyImmelt) 회장은 작년에 미국 내 최고 6개 대학에서 특강을 직접 진행하면서 우수 학생들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의 한 관계자는‘최고가 최고를 유치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면서 이멜트 회장이 직접 인재 유치 활동에 나서는 점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지금까지 인재 확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몇 가지 비책에 대해 살펴보았다. 물론 이러한 인재 확보의 전략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에도 적절한 투자가 필요하다. 예컨대, 글로벌 차원에서 상시적으로 우수 인재를 탐색/발굴하는 전담 조직 구축이나 인력 투입이 여기에 해당된다.
인재 확보를 위한 인적, 물적 자원의 뒷받침 없이는 아무리 좋은 인재 확보 전략이라도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가져다 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Microsoft社가 IT 산업 내 최고의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 약 300여명으로 구성된‘전문가 확보 전담팀(Strike Team)’을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LG경제연구원 최병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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