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기증사진전 독일인 헤르만 산더의 여행’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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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2006-06-07 15:37
서울--(뉴스와이어)--국립민속박물관(관장 金紅男)은 『독일인 헤르만 산더의 여행』기증사진전(2006. 6. 14 - 2006. 8. 28)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재 독일 쾨닉스슈타인에 살고 있는 슈테판 산더(Stefan Sander)가 2004년에 우리 관에 기증한 자료로, 촬영사진·엽서·보고서·수집유물 등 300여점이 전시된다.

이 자료는 기증자의 할아버지인 헤르만 구스타프 테오도르 산더(Hermann Gustav Theodor Sander, 1868 - 1945)가 1906-1907년 한국·만주·사할린 등을 여행하며 남긴 것으로, 100년 전 그 지역에서 격변기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모습과 풍속의 역사적 현장이 설명과 더불어 장소와 시간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사진첩에 수록된 당시 촬영한 네거티브 필름 168매는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귀중한 자료이다.

이번 전시회는 산더 가문의 100년에 걸친 한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통해 귀중한 자료들을 기증한 뜻을 기리고, 당시 헤르만 산더가 보았던 한국문화를 100년의 시간과 공간을 넘어 현재의 우리 관점에서 우리 문화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독일인 헤르만 산더의 여행

헤르만 산더는 보병 중위 신분으로 1905년 12월 6일 주일본 독일대사관 무관으로 임명을 받았다. 1906년 2월에 새로운 근무지인 일본 도쿄에 도착하여, 1907년 4월까지 근무하였다. 그리고 1907년 5월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하여 베를린으로 귀국하였다.

그는 도쿄에서 러일전쟁의 주요 격전지에 대한 조사를 위해 관련 자료와 여행 정보를 수집하였다. 1906년 8월 사할린 여행을 시작으로, 9월에는 한국을, 11월에는 중국 여순·대련·목단 등을 방문하였다. 이 여행 과정에서 그는 남달리 한국문화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어 1907년 3월 한국을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특히 2차례에 걸친 한국 방문은 서울지역과 북한산성, 수원, 원산, 성진, 길주 등을 여행하며 한국에 관한 많은 자료를 남겼다.

그가 남긴 자료들은 크게 촬영사진과 수집사진, 엽서와 편지, 보고서, 수집 유물 등이 있다. 사진은 여행의 동반자로 고용한 일본인 사진가 나카노를 통해 촬영을 하였으며, 그 외 현지에서 수집한 사진 등 335매가 여행 일정 순으로 정리되어 사진첩으로 보관되어 있다. 사진첩에 수록된 촬영 사진은 168매로 네거티프 필름이 함께 남아 있는데, 이번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자료들이다. 특히 그 당시의 우리문화를 고스란히 담아낸 사진은 촬영된 시간과 장소, 그리고 설명까지 담고 있어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버린 우리문화를 새롭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외국인으로서 타문화를 이해하고 소화하기에는 여행 기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인지 그의 사진 설명에는 다소 오류가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 사진 속의 실상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설명 속에는 현지인들과의 만남 속에서 이루어진 타문화에 대한 소통과 수집한 많은 자료에 대한 섭렵을 통해 체득한 것임을 엿볼 수 있다.

그가 남긴 엽서와 편지에는 당시 현지인과의 교류에 대한 모습을 잘 담아 보여주고 있다. 당시 볼얀(J. Bolljahn)이 설립한 덕어학교(德語學校)의 한국인 교관 최태경(崔泰卿)을 통해서 한국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서울 지역 통역을 맡았던 고씨, 함경북도 성진에서 만난 남경세 등과의 인연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같이 100년 전 이방인으로 낯선 땅에서 타문화를 보고 느낀 것을 담아낸 사진과 엽서 등의 자료를 100년 후 작은 전시공간 속에서 현재의 우리의 시각에는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수포로 돌아간 박물관 계획

헤르만 산더는 한국을 여행하면서 갓, 부채, 놋그릇, 화첩 등 92건의 유물을 수집하여 갔다. 독일로 돌아간 후 중부 독일 마이닝겐 지역에 소재한 한 주택을 구입하여, 이곳에 수집유물을 전시하려는 박물관 설립 계획을 세우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제2차 세계대전의 포화로 이 건물의 소실과 함께 수집 유물 대부분도 사라지고 그 일부 유물만이 남아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헤르만 산더는 한국에서 수집한 유물들에 대한 기록화 작업을 하여 1920년에 장부 형태로 남겼는데, 이를 통해 그의 한국 유물에 대한 이해를 엿볼 수 있다. 그는 한국 유물을 크게 생활용품과 회화와 소묘로 나누고, 다시 세분하여 유물의 명칭, 형태와 특징, 크기, 무게, 구입 가격 등 설명 내용을 남겨 놓았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수집 지역의 정보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룻배에 앉은 남자 인물상’을 그린 족자는 조선 황제가 주한 독일 영사 나이(Ney)에게 하사한 것이라는 수집경유도 보이고, 화첩의 경우는 1907년 50엔(독일화폐로 105마르크)를 한국인 화가에게 지불하고 주문해서 그렸다는 내용 등을 전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한국 수집유물에 대한 단상과 실재로 남아 있는 유물을 통해 100년 전 우리 생활문화의 한 단면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 개요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 민족의 전통생활을 느끼고 체험해 볼 수 있는 문화와 교육의 터전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우리 전통의 생활문화를 조사,연구하고 전시, 수집, 보존하고 교육, 민속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nf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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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 김종태 02-3704-3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