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김의종 교수, “집단식중독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의 원인이 노로바이러스라고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진단검사의학 분야에서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중합효소연쇄반응이라는 분자생물학적 검사로 바이러스 핵산의 수를 증폭하여 찾아낼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1999년 이래 질병관리본부 간염폴리오바이러스팀에서 노로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면서 매년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집단설사가 보고되어 왔다 (그림 참조).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면 24시간 내지 48시간 후에 구토, 설사, 복통 등을 호소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2일 내지 3일이 지나면 증상이 없어진다. 설사가 심하면 탈수가 될 수 있으므로 전해질 음료를 충분히 마시고, 두통이나 구토가 있으면 진통제 또는 항구토제로 치료한다. 주로 겨울철에 발생하지만, 일년 내내 감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 대변으로 배출된 노로바이러스는 땅속으로 스며 들어가서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오염된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경우 대규모 집단식중독이 일어난다. 오염된 지하수로 식품을 세척하거나 조리하는 경우도 집단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식당이나 식품납품업체는 지하수를 그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집단식중독이 발생했을 경우 식당이나 식품납품업체에서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 지 조사해야 한다. 땅 속 깊이 흐르는 지하수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살고 있는 지역과 연결된 지하수는 노로바이러스가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끓여 마시도록 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과 사람간에 전파된다. 바이러스 수가 100개 이내로 극히 적은 수로도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만졌던 물건을 통하여 감염되거나, 에어로졸에 의한 공기전염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환자의 가족이 이차적으로 감염되기 쉬운 질환이다. 환자를 간호하는 사람은 자신이 감염되지 않도록 반드시 위생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외출하였다가 귀가하였을 때도 제일 먼저 손을 씻어야 한다. 화장실 변기, 싱크대는 물론 문 손잡이도 락스와 같은 염소소독제로 소독한다. 10분 내지 20분 후에 소독이 끝나면 물로 잘 닦아준다. 식당 종사자가 위장관염 증상이 있을 경우 음식을 만들어서도 안되고, 서브하지도 말아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식당 종사자의 경우 증상이 사라지고 난 후 48시간 내지 72시간이 지난 다음 업무에 복귀하는 것이 안전하다.
2002년에는 유럽에서 전파력이 높고 임상증상이 심한 노로바이러스 변이주가 출현하여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의 대유행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4년에 변이주가 검출되었으나 아직까지 대규모의 심한 집단설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단체급식 식중독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는 노로바이러스가 전파력이 강한 변이주인 지 여부도 빨리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의종
웹사이트: http://www.snuh.org
연락처
홍보팀 피지영 02-2072-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