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환율, 유가, 원자재 가격의 불안은 아직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더욱이 IT분야에서 중국, 대만 기업들의 맹렬한 추격은 우리 기업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요즘 기업 경영은 곳곳에 묻혀있는 지뢰를 피해나가는 어려움에 비유될 법 하다. 기업을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위기 요소가 도처에 퍼져 있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경영자들의 위기 관리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진퇴양난의 치명적인 위기 상황을 잘 대처한 기업들은 위기를 사전에 인지 하는 상황 감지(Situation Sensing) 역량과 다가올 위기 상황에 대비한 위기 관리 체계의 가동이라는 두 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지녔음을 발견할 수 있다.

상황 감지 역량은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고객, 경쟁사, 규제 등 경영환경 변화 움직임을 미리포착하는 능력과 감지된 변화를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빠르게 활용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지금까지 칭기즈칸이 훌륭한 리더로 인용되는 이유도 그의 탁월한 상황감지역량 때문이다. 그는 상대편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은 상황하에서도 상대편의 기습 공격 징후를 직감적으로 알아채어 병사들에게 행동요령을 신속하게 지시하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얼마 전 파이낸셜 타임즈가 미국의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영자들은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상황 감지 역량을 꼽고 있다. 요즘처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경영자들의 응답결과는 일면당연해 보인다. 경영자는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숲을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항상 고성능의 안테나를 세우고 위기 요소들을 사전에 감지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상시 위기 관리 체계는 다가올 위기 상황을 가상적으로 설정하고 그에 대한 위기극복 대책을 수립해 두는 것이다. 상시 위기 관리체계를 실천하여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한 사례는 쉽게 발견된다. 전 세계인을 공포에 떨게 했던 미국 9·11 테러 당시 모건스탠리가 보여준 위기 대처 능력은 상시 위기관리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해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경영진들이 테러 발생 하루 만에 정상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사전에 위기 관리 체계를 마련해 둔 덕택이었다. 모건스탠리는 테러 등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주요 자산 보호차원에서 데이터백업시스템과 주요기능분산시스템을 도입하였다. 도입 당시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거액의 투자를 감행하는 것에 대해 내부의 반발이 심했다. 하지만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 둔 위기 관리 체계 덕택에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여 기업의 몰락을 막을 수 있었고, 모건스탠리와 거래하면 어떤 상황하에서도 안전하다는 신뢰성을 거래고객에게 인식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통제하기 어려운 글로벌 환경의 영향력 증대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기업의 생사는 위기의 사전 감지 능력과 상시 위기 관리 체계의 가동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위기에 강한 기업은 다가올 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미리 고민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다....LG경제연구원 최병현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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