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로마인 이야기’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평범한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을 보려 하지만, 지도자라면 보고 싶지 않은 것까지도 보아야만 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하나만 알고 둘은 몰라서는 곤란하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평범한 범부도 아닌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노조의 지도자들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보려 하고,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보려 하지 않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시키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근로기준법이 확대 적용되면 편의점, 음식점, 미용실 등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도 상시 근로자를 단 한 명만 고용하고 있으면 종업원을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으며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에 연차유급휴가는 물론 퇴직금까지 줘야만 한다. 영세 사업자들에게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이 방안을 추진하는 노동부와 이 정책에 찬성하는 노조가 내세우는 명분은 당연히 훌륭하다. 미성년자와 아르바이트생 등을 포함해 영세 사업장에 고용된 근로 취약계층을 보호해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영세사업장에 고용되어 있는 근로자들에게 고용안정이 이루어지고 연차유급휴가가 제공되며,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과 퇴직금까지 보장이 되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가 바로 보고 싶은 것만을 보는 사람들의 생각의 끝이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더 진전시켜 보자. 법률 하나를 확대 적용하면 이렇게 좋은 세상을 이다지도 쉽게 만들 수 있는데, 왜 지금까지 정부는 정부 관계자 발언대로 사업자들이 근로자의 노동력을 착취하도록 내버려 두었을까? 그리고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면 영세 사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반응할까?

근로기준법의 확대 적용은 영세 사업자들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이들은 이 부담을 근로자의 감축과 가족경영으로의 전환, 사업장 폐쇄라는 식으로 반응할 것은 자명하다. 결과적으로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은 감소되지 않으면서 실업자는 늘고, 많은 영세 사업자들은 고통을 받을 것이다.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그렇지만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해서 보고 싶지 않은 결과까지 비켜가지는 않는다.

이미 몇 년 전 독일의 사회민주당 정부는 취약 근로계층에게 연금과 의료보험의 혜택을 주는 정책을 추진한 바가 있었다. 결과는 대량해고사태로 이어졌으며, 급기야 당초 정부가 보호하고 싶어 했던 취약 근로계층 근로자들 스스로가 이 정책에 거세게 반발하는 ‘기현상’이 나타났었다. 우리라고 다를까?

의도가 좋다고 결과도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권혁철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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