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학부모 대접받기 위해 사학법 개정 필요”
이사회에 구성원들이 추천하는 인사가 참여하고,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에 예·결산 심의권을 부여하는 일을 지금까지의 학교운영 방식에 익숙한 재단들로서는 편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 그것이 모두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사학은 설립자의 출연재산을 기초로 설립되지만, 이후에는 주로 학생 등록금이나 정부의 재정결함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인이 부담해야 하는 전입금도 거의 내지 않는다.
등록금 의존률은 전문대학이 83.5%, 대학이 69.7%, 재정결함보조금은 중학교가 75.8%, 고등학교가 54.2%에 이르는 반면, 법인전입금은 중학교가 1.8%, 고등학교가 1.9%, 전문대학이 1.8%, 대학이 8.4%에 불과하다. 학생 등 구성원이 ‘돈’을 낸 만큼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이윤추구가 목표인 기업에서도 사외이사제를 도입하고 있다. 상장법인의 경우, 이사정수의 4분의 1을 외부인사로 선임해야 한다.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다. A대학의 경우 2004년 예산은 2,574억원에 이르고 그 절반 이상은 등록금 수입이다. 다른 대학도 이와 비슷하다. 이렇게 큰 돈을 내는 학생·학부모와 교육을 직접 담당하는 교원들은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소액주주 정도의 대접은 받아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학의 문제점 중의 하나는 학교를 마치 개인 기업처럼 운영하고, 교비를 사적 자금처럼 운용하는 것이다. 남편이 이사장, 부인이 학장, 아들이 기획실장인 학교도 있다. 의사결정과 집행이 독점되고 그 과정도 투명하지 못하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이사회를 연간 5번도 안 여는 사학이 전체의 21.1%나 된다고 한다. 많은 사학분규가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제 이사회는 개방되어야 한다.
한편 여당안이 제출되자 사학단체와 종교계에서는 반대 성명서를 내고, 대규모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국회심의가 시작되지도 법이 개정되지도 않았는데 위헌소송을 제기하고 학교를 폐쇄하겠다 한다. 좋은 모습이 아니다. 개정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생각이 다르다면, 국회 심의과정에서 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대의민주주의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하면 되겠는지, 대안을 놓고 토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교육 60년사에 일찍이 이런 일로 학교 문을 닫은 일은 없었다. 학교 문을 닫으면 학생교육은 누가 책임지는가?
사학단체도 종교계도 정치권도 이제는 냉정해져야 한다. 우리 모두 마음 가라앉히고 차분히 다시 생각해 보자. 정말 사학이 자율성을 가지고 회계비리를 척결하고 건학이념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비리도 척결해야 하지만, 건전사학들은 어떻게 지원해야 할까 정부도 고민하고 있다. 지금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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