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포스코 본사를 불법으로 점거하여 농성을 벌이던 민주노총 소속 포항지역 전문건설사 노조가 21일 새벽 자진 해산했다. 이로써 노조의 불법 점거 농성은 지난 13일 이후 9일만에 일단락 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로써 이번 사태가 종료된 것은 아니며, 또 그렇게 유야무야 종료되어서는 안된다.

전문건설사 노조원들은 전문건설협회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용자이면서 협상파트너인 전문건설협회와 임금인상 등을 둘러싼 단체협상을 벌이다 결렬되자 엉뚱하게도 발주업체인 포스코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것이다. 다시 말해 포스코는 애초부터 건설노조의 법적 사용자도 아니며, 따라서 대화의 상대가 아니다. 협상파트너도 아닌 엉뚱한 곳에 몰려가 그곳의 직원들을 감금하기도 하면서 불법으로 점거 농성을 했던 것이니, 포스코로서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이번 노조의 불법행위로 인해 포스코의 잠정 피해액은 모두 2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피해에 대해 책임이 있는 해당자는 불법행위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포스코의 피해가 커진 데에는 무기력한 공권력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발생하기 전 포스코는 점거 가능성을 우려, 공권력 투입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경찰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점거사태를 불렀다. 그 이후에도 경찰의 태도는 너무나 미온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 해 말 농민시위 진압과정에서 농민 2명이 사망한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이 경질된 후 예상할 수 있는 경찰의 당연한 대응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조차 법질서를 수호하고자 했던 경찰의 처사를 비난하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책임을 지고 법질서를 수호하고자 행동에 나서겠는가. 게다가 18일 관계장관 공동담화문에서는 ‘해산하면 정부가 교섭을 주선하겠다’고 하여 불법과 타협을 하는 듯한 인상까지 준 것이 정부다. 정부가 법과 원칙을 경시하고 공(公)권력이 공(空)권력화된 결과 이번 사태가 더욱 악화되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포스코 사태를 주도한 민주노총 산하 건설사 노조원들도 자신들의 행위가 불법이라고 하는 점을 분명히 알면서도 이런 행위를 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고 본다. 이른바 ‘떼법’이 통한다는 것, 그리고 사태 후 법적 책임은 대부분 유야무야 넘어가더라는 ‘경험칙’이 그것이다. 이것이 사라지지 않는 한 포스코와 같은 사태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포스코 사태는 일반적인 불법파업과는 달리 협상파트너도 아닌 엉뚱한 곳에서 벌인 차원이 다른 보다 심각한 불법행위이다.

이번 사태가 소득 없이 상처만 남겼다는 말들을 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교훈을 얻고 옳은 방향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상처만 남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며, 이를 통해 불법 이후의 선처, 그리고 또 다시 불법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불법행위자들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일이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포스코 사태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정부와 포스코의 대응을 지켜볼 일이다.

권혁철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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