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랑, ‘오늘 생각나는 이 한 편의 詩’ 에 ‘天池를 바라보며’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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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문학신문사
2006-07-23 10:47
서울--(뉴스와이어)--'한겨레의 숨골이 되어주는 白頭山 天池에 대한 미안스러움의 감회가 담긴 시'

도서출판 시사랑에서 “오늘 생각나는 이 한 편의 시”를 선정 발표했다. 도서출판 시사랑(대표:박인과, www.sisarang.co.kr)에서는 아무런 조건 없이 오직 작품력으로만 신인들을 문단에 데뷔시키기 위한 신인문학상제도를 두고 있고 “창조세계문학상”과 “횃불문학상”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수시로 “오늘 생각나는 이 한 편의 시”를 선정하여 <시감상>을 곁들여 독자들에게 발표하고 있다.

이번 시사랑의 “오늘 생각나는 이 한 편의 시”로 선정된 작품은 도서출판 시사랑(前 도서출판 민락촌)에서 1992년 5월 28일에 발간(발행인:박인과)한 이석(李石) 시인의 제 7시집 <天池를 바라보며>에 실려있는 詩 “天池를 바라보며”로서 다음과 같다.
참조: www.duineserelegien.com/write.htm

天池를 바라보며
이석(李石) 시인(前 부산문인협회 회장, 한국문학상 · 국민훈장 모란장 등 수상)

참으로 의외의 방향에서
백두산으로 오른다
남의 땅을 등지고 오른다 생각하니
꿈 속에서도 바라던 소원이
한참 동안 무색하다
내가 올라야 할 지점은
북녘 땅 함경도 어느 곳
아무리 험한 길도
마다한 일 없었는데
제 멋대로 산등을 깎아
사람을 자동차에 실어서 올리는 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수모를 안겨준다

푸석한 길을 미끄러지며 기어올라
끝내 하늘의 연못 천지를 바라본다
해발 2천 7백 4십 4 m 백두산 정수리에
고인 물 깊이 3백 m
저 맑은 청록빛 물이
동서로 밟아내려 압록강 두만강
그 누구도 범할 수 없는 획을 긋고
이탈할 수 없는 하나의 겨레로 묶어준
그 은혜로움을 생각한다
대륙의 쉴 새 없는 남으로의 북새질에
백두산은 항시 우리를 위해 버티어 서고
두 강물 힘겹게 침범의 무리에 매섭던 날
하늘이 내린 연못 천지
이 땅의 얼을 심은 숨골 이었음을
우리는 지금도 가슴 깊이 새길 것이다

지금 나는 북녘 하늘 아닌 남녘 하늘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우리는 백두산 천지
그 맑게 고인 하늘의 연못을
이고 사는 겨레인데
남과 북 서로 오고가지 못함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조차
하늘의 연못 천지 앞에 미안스럽다

<이석(李石) 시인 프로필>
1927년 2월 13일 경남 성안 출생, 본명 이순섭
1955년 현대문학지 창간의 해에 유치환 추천과
1956년 박두진 추천으로 문단 등단
부산여자전문대학교 교수 역임
부산문인협회 회장 역임
제 18회 한국문학상 수상과
국민훈장 모란장 등 다수 수상(프로필 생략함)

<시감상>
―한겨레의 숨골이 되어주는 白頭山 天池에 대한 미안스러움의 감회가 담긴 시

요즘처럼 남북이 서로 섭섭한 감정과 함께 등을 돌리며 고통스러운 날들이 계속될 땐 이 한 편의 시 “天池를 바라보며”가 생각난다. 이 작품을 창작한 이석(李石) 시인은 이미 우리에게서 떠나 고인(故人)이 되었지만 그의 詩 한 편이 이렇게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이석 시인의 시는 담담히 써내려가는 필력으로 표출되는, 그의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담백하고 순수한 감성이 시적 긴장과 호소력 사이에서, 튼튼하게 이어지는 백두대간(白頭大幹)의 칡뿌리처럼 우리의 이야기를 하나의 싱싱한 정신과 정서적 혈맥으로 맥박치고 있는 압록강(鴨綠江)과 두만강(豆滿江)의 푸르른 물소리처럼 들려주고 있다.

1991년 7월 25일에 이석(李石) 시인은 “天池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참으로 의외의 방향에서 / 백두산으로 오른다”며 시의 첫 구절이 이루어지고 있음은 우리의 북남 관계가 아직도 서로 원만하지 못하고 우리 민족이 외세에 깃들며 눈치를 보고 있는 참담함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의 땅으로 우리가 백두산에 오르지 못하고 머나먼 길을 돌아 “남의 땅을 등지고 오른다 생각하니” 참으로 침통(沈痛)했을 것이다. 이 시에는 그런 그의 심경(心境)이 새록새록 담겨 있다. 아울러 그런 우리가 부끄럽고 白頭山 天池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생긴다는 것이다.

“해발 2천 7백 4십 4 m 백두산 정수리”, “고인 물 깊이 3백 m / 저 맑은 청록빛 물” 등의 표현은 우리의 영산(靈山) 백두산에 대한 경외심과 함께 백두산 정상에 고여 있는 힘차고 깊고 깨끗한 백의민족(白衣民族)의 정기를 받아 마시는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연상케 한다. 그러면서 우리 겨레가 국난(國難)을 당할 때마다 “대륙의 쉴 새 없는 남으로의 북새질에 / 백두산은 항시 우리를 위해 버티어” 섰다며 백두산맥과 하늘의 연못인 天池로 흐르는 민족의 뿌리에 대한 견고한 사랑을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저 맑은 청록빛 물이 / 동서로 밟아내려 압록강 두만강 / 그 누구도 범할 수 없는 획을 긋고 / 이탈할 수 없는 하나의 겨레로 묶어준 / 그 은혜로운” 白頭山, 그 天池, 그 “하늘이 내린 연못”은 “이 땅의 얼을 심은 숨골이었음을 / 우리는 지금도 가슴 깊이 새길 것이다”라며, ‘가슴 깊이 새길 것이다’라며 오늘의 우리들을 깨우쳐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백두산 천지 / 그 맑게 고인 하늘의 연못을 / 이고 사는 겨레인데 / 남과 북 서로 오고가지 못함을 /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조차 / 하늘의 연못 천지 앞에 미안스럽다”며 마지막으로 회고(回顧)한다.

참으로 우리는 북과 남이 서로 오고 가지 못함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조차 부끄러운 시대에 살고 있다. 남과 북이, 북과 남이 서로 부담 없이 겨레의 정을 나눌 수 있는 날들은 언제나 올 것인가. 이석(李石) 시인이 고백하듯 白頭山 天池가 “이 땅의 얼을 심은 숨골 이었음을 / 우리는 지금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우리는 진정 한민족, 한겨레임을 인식하면서 민족의 힘찬 화합의 날이 빨리 올 수 있게 되기를 염원(念願)해 본다. <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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