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시사랑 신인문학상 ‘空에 머무르는 편안함의 차가움을 깨우침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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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문학신문사
2006-07-29 11:26
서울--(뉴스와이어)--도서출판 시사랑(대표:박인과)에서 2006년 7월 29일 시사랑 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자와 당선작을 발표했다.

도서출판 시사랑에서는 아무런 조건 없이 오직 작품력으로만 신인들을 문단에 데뷔시키기 위해서 항상 “시사랑 신인문학상” 작품을 공모하고 있으며, 당선작이 있을 경우 수시로 매스컴에 발표하고 있다. 이 “신인문학상 공모”는 “모든 것이 시장경제의 원리로 돌아가는 사회의 척박한 현실 속에서 작품이 있어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한국 문단에 데뷔를 못하고 있는 유능한 인재들을 발굴시켜 이 사회의 문화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시사랑에서는 “창조세계문학상”과 “횃불문학상”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번 시사랑 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자(발표 : http://www.sisarang.co.kr)는 조현길(30세, 충북 충주시) 씨로서 ‘退空心’ 외 2편이 선정되었으며 당선작 ‘退空心’과 심사평은 다음과 같다.참조: www.duineserelegien.com/write.htm



♣ 退空心 ♣


조현길(30세, 충북 충주시)


비로소 내 마음
空에 머무르니
편안하나

여전히
배워 익힘이 서투른데
이제 노구가 되어감에 그만 서글프네

저 높은 산
푸른 폭포수가 옥구슬을 쏟아내고
창공을 노니는 새들마다
이름이 正進이라니

이제 나 흐르는 냇가에
차가운 물 속으로
발을 조심스레 담가두고
정신을 바싹 차려보네.

공(空)에 머물기를
나 얼마나 소원했던가



<심사평>

―空에 머무르는 편안함의 차가움을 깨우침의 노래

많은 응모작들 중에서 좋은 작품을 선정한다는 것은 라면 먹는 것처럼 매우 어렵다. 많이 읽어 내려가다 보면 글이 우리를 읽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장의 숲에서 꽃을 볼 수 있었다.

최종 심의에서 조현길(충북 충주시)의 ‘退空心’외 2편과 김희숙(부산시)의 ‘내 영혼의 바다’ 외 2편, 최정숙(경북 경산시)의 ‘돌지 않는 시계’ 외 2편이 끝까지 남아 경쟁했다. 최정숙은 고장난 시계 등을 바라보며 인류의 희망을 떠올리려 했으나 그 구성과 시어의 남용이 문제가 되었다. 김희숙은 신앙적인 시를 쓰면서 삶의 의미를 추출하려고 시도했으나 식상한 구호에 그친 느낌이다. 이 두 사람의 작품에 비해 조현길은 시어의 절제와 이미지를 알맞게 구사하고 있었다.

인간은 누구나가 공(空)을 쫓아가고 있다. 그래서 항상 인간은 빈 구멍을 찾게 되고 빈 구멍이 보이기만 하면 지체 않고 자신의 몸을 밀어 넣기 위해 사색하며 행동한다. 우리의 존재가 언제 어디서부터 떨어져 나왔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편안한 구멍 하나 찾기 위해 온 삶의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구멍이라 생각 들면 이내 들어가 안주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의 본질의 속성이 바로 그런 것일까. 마치 우렁이처럼 민감한 근육질을 내밀며 밀어넣었다 빼냈다 하는 것이다. 존재의 껍질이 구멍이 되든 본질의 껍질이 구멍이 되든 우주의 블랙홀처럼 생긴 그 구멍은 모든 것을 빨아 삼키고도 튼튼한 공(空)의 상태로 머무르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조현길의 작품을 보면 우리가 추구하는 것들을 얻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것임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현길의 시는 아주 정밀하게 갈아놓은 시간의 알갱이들처럼 빈 마음을 가득 채우기 위해 스스로 공(空)의 뿌리가 되기 위해 ‘정신을 바싹 차려’보는 것이다. 그런데 조현길의 공(空)의 상태는 서글픈 것이다. 공허한 것이 아니고 서글픈 감정이 가득한 것이다. 즉, 조현길이 추구하는 공(空)의 세계는 충만의 세계인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공(空)의 충만이 내면의 존재양태를 바꾸어 놓기 위해 긴장하는 것이다. 그런 현상은 바로 그의 시 “이제 나 흐르는 냇가에 / 차가운 물 속으로 / 발을 조심스레 담가두고 / 정신을 바싹 차려보네.”에서 알아볼 수 있다. 긴장하기 위해 정신을 바싹 차리는 그는 ‘흐르는 냇가’에 앉아있다. 이 ‘흐르는 냇가’는 바로 영속적인 시간의 역사성이다. 이 시간은 영원하기 때문에 無의 경지인 것이다. 그 정적인 무의 차가움으로 가득한 시간의 구멍으로 발을 담가두고 있는 것이다.

이쯤이니 조현길의 시는 구멍 하나 찾는 것은 성공했다고 생각된다. 사람이 자신의 몸을 상대방에게 담그고 있는 만큼 긴장되고 평안한 서로의 감정이 ‘흐르는 냇가’처럼 교류되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존재하는 것들은 그 생명의 혼이 다른 존재에게 깃들기를 항상 추구하는 것이다.

시를 자세히 살펴보면 바로 그 긴장의 중심에 점이 찍혀 있다. “발을 조심스레 담가두고 / 정신을 바싹 차려보네.”의 문장 뒤에 바로 마침표가 하나 붙어있다. 이 시의 전체에 마침표가 없다가 바로 이 부분만 점이 찍혀 있다는 것은 바로 이 부분에서 긴장해야 할 시간의 정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가 인위로 만들어 놓은 ‘발을 담그는 행위’에서 기인된 것이다. 그 발 담금의 행위 자체가 바로 점을 담그는 것, 이 시어에 점을 찍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에 담긴 발, 그것이 바로 시각적으로 형상화 하고 있는 조현길의 시어에 있어서의 점인 것이다.

이런 것이 동양의학적으로 말하면 인체 중에서(시를 사람의 몸으로 비유하면) 혈자리에 속하는 것이다(시사랑, ‘시와 건강’에서도 보도하듯이). 이 혈자리를 통하여 이 시는 끼가 막힘없이 순행하고 있는 것이며 그 물은 끊이지 않고 흐르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시의 샘이 깊은 물이기 때문이다. 즉, 이 시에 있어서 공(空)은 바로 물을 흘려내는 깊은 샘이 되는 것이다. 조현길은 그의 심력의 튼튼한 다스림으로 인하여 대작을 창작할 수 있는 시인이 될 것을 믿는다.

<시사랑 심사위원 : 안재동 평론가, 김헌일 소설가, 이진석 시인, 최우용 시인, 김윤희 시인, 진용 시인, 고용길 시인, 임숙현 시인, 전홍미 시조시인, 우아지 시조시인, 박인과 평론가>


<프로필>

성균관대학교 행정학사, 문학사 취득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학전공 조기수료
고려대학교 대학원 사회정책전공 수료
국방부 모니터요원
국방부 정책우수고객(PCRM) 활동
불교방송(BBS) 모니터요원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조교
동국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 복지부장
동국대학교 사단법인 생활협동조합 이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 기획차장
국학연구소 문화답사 간사
前 한국사회복지신문사 취재기자
現 환경시대신문사 명예기자
대한민국『해병지』제26호, 제27호 詩 등

<당선소감>

당선 연락을 받는 순간 그 어둡고 길었던 습작 시절이 한꺼번에 내 의식 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시인이 되는 길의 문 앞에서 빗장을 더듬거리며 방황했던 나날들을 이제 저 유리창 너머의 기억으로 보낼 준비를 나는 하고 있다.
오늘부터는 내가 詩를 쓰는 것이 아니라 詩가 나를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詩人의 詩作의 고통은 흔히 출산의 고통에 비유된다. 내가 그간 낳아온 자식들이 습작노트를 떠나 이제 또렷한 활자가 되가 날 찾아온다니 이제 상봉의 기쁨을 누릴 부모가 되는 기분에 잠시 취해보려 한다.
좀처럼 열릴 것 같지 않던 문(門)의 열쇠를 쥐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도서출판 시사랑은 역량 있는 문인 배출의 창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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